‘주간동아’ 1132호에 게재된 ‘결혼해봐야 돈만 들지’ 기사.
‘주간동아’ 1132호와 동아닷컴에 게재됐던 ‘결혼하면 돈만 들지… 독신이 낫다’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여성에 이어 30대 남성도 결혼을 기피하는 추세라는 내용의 기사에 많은 누리꾼이 댓글을 올렸다.
자신의 상황 성토에서 남녀싸움으로까지 번져
4월 5일 기준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에 오른 댓글 수는 총 2571건. 성별 비율은 남성이 68%였고, 연령대 비율은 30대가 41%로 가장 높았다. 댓글 대다수는 역시 경제력 때문에 결혼이 힘들다는 반응이었다. 한 누리꾼은 “중소기업에 다니며 월 250만 원 이상 벌고 여자친구도 있는 괜찮은 인생이지만 결혼은 어려울 것 같다. 나는 작은 집에서라도 그녀와 함께 시작한다면 행복할 것 같지만 그녀는 아니라고 한다. 조만간 헤어질 것 같다”며 답답해했다. 자신을 기혼남성이라 소개한 누리꾼은 “결혼하면 안정된다는 주위의 말을 굳게 믿고 결혼했지만 안정은커녕 하루하루가 불안의 연속이다. 연봉 4500만 원이 넘지만 외벌이로는 아내와 아이를 부양하기 힘들다”고 말했다.아예 작금의 현실에서는 결혼을 꿈꾸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집값 고공행진에 직장 정년은 점점 짧아지는데 결혼을 어떻게 생각할 수 있겠나. 남녀 불문하고 결혼 기피는 당연한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누리꾼은 “일부 기성세대는 결혼하지 않으면 노년에 외롭게 혼자 늙으면서 후회할 거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하지만 현재 독거노인 대다수가 결혼 이력이 있으며 자식을 둔 경우도 있다. 결국 노년에 가장 절실히 필요한 것은 경제력인데 결혼해 아내와 자녀를 부양하다 보면 노후 준비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기사는 팍팍한 현실에 여성은 물론, 남성까지 결혼을 기피한다는 내용이었지만 일부 누리꾼은 남성의 결혼 기피 현상을 여성 탓으로 몰아가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남자는 돈이 없어 결혼을 못 하겠다고 말하지만 여자는 돈 많은 남자가 없어 결혼을 못 하겠다고 한다. 남녀 결혼비용 분담 비율만 봐도 이는 쉽게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다른 누리꾼은 “남녀 불평등이 심화된 한국 사회에서 남자가 여자보다 취업도 쉽고 임금도 높은데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 아래로 남녀 대결 구도의 댓글이 이어졌고 심한 경우 인신공격까지 오갔다.
그래도 결혼은 해야 한다는 의견도 물론 있었다. 한 누리꾼은 “결혼은 사랑만큼이나 희생이 전제돼야 한다. 기성세대는 이 희생을 기꺼이 감내했지만 젊은 세대는 사회적 책임은 전혀 고려치 않고 일신의 편안함만 생각한다. 싱글세라도 거둬 결혼을 강제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다수 누리꾼은 “기성세대가 뽑은 정부가 지속적으로 경제상황을 악화했고 사회 안전망 구축에도 실패했다. 이와 같은 현실 탓에 젊은 층이 결혼을 포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