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73

2013.01.28

“법적 다툼 해보니 정의 되찾는 인물에 더 애착”

SBS 주말드라마 ‘돈의 화신’ 주인공 강지환

  • 김지영 월간 ‘신동아’ 기자 kjy@donga.com

    입력2013-01-28 11: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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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적 다툼 해보니 정의 되찾는 인물에 더 애착”
    꽃미남 배우 강지환(36)이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SBS TV 드라마 ‘내게 거짓말을 해봐’ 이후 1년 8개월 만에 선택한 드라마 복귀작은 2월 2일부터 방송하는 ‘돈의 화신’. SBS 주말드라마 ‘청담동 앨리스’ 후속 작품이다. ‘돈의 화신’을 위해 ‘자이언트’ ‘샐러리맨 초한지’를 만든 유인식 감독과 장영철, 정경순 부부 작가가 다시 뭉쳤다.

    최근 1인 기획사 차려

    첫 방송을 앞두고 서울 홍대 근처 한 카페에서 강지환을 만났다. 지난해 영화 ‘차형사’ 개봉 당시와 비교하니 살이 쏙 빠진 모습이다. 영화 때문에 일부러 15kg을 찌웠다가 다시 그만큼 감량했는데, 지난해 말 소속사 문제로 과음을 계속한 탓에 살이 쪄 다시 다이어트 중이라고. 강지환은 현재 전 소속사인 에스플러스 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 내용을 두고 법적다툼 중이다. 그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의 오주연 변호사는 “전 소속사와의 전속계약이 지난해 12월 31일 만료됐고, ‘돈의 화신’ 출연은 그 후 배우와 제작사가 직접 접촉해 결정한 일이기에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밝혔다. SBS 관계자도 “강지환 씨 출연에 관한 법률 검토를 이미 마쳤으며 아무 문제없어 캐스팅했다”고 설명했다.

    ▼ 남자주인공 이차돈은 어떤 인물인가.

    “부동산 재벌 아들이었으나, 변호사 등 법조인이 짜고 아버지 재산을 강탈하는 바람에 고아원에서 자란 뒤 검사가 된다. 처음에는 비리를 일삼으며 승승장구하지만 나중에 부모를 죽인 사람이 법조계의 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온갖 고초를 겪으며 정의를 되찾는 인물이다.”



    ▼ 상대역인 황정음 씨와는 연기 호흡이 잘 맞나.

    “3년 전 옴니버스 형식의 드라마 텔레시네마인 ‘내 눈에 콩깍지’에 함께 출연한 적이 있다. 또 정음 씨가 MBC TV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할 때 내 팬이라고 얘기해서 그런지 왠지 모를 유대감이 있었다. 호흡이 잘 맞고 시너지 효과도 날 것 같아 은근히 기대된다.”

    그의 데뷔작은 뮤지컬이다. 2002년 뮤지컬 ‘록키호러쇼’에서 그가 맡은 배역은 주연도, 조연도 아닌 코러스였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가족이나 친구 외에는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비중이 작은 ‘앙상블’이라는 역”이었다. 기자도 그 작품을 봤는데, 당시 단역을 하기엔 아까운 외모와 주연 못지않은 열정이 느껴져 자꾸만 눈길이 갔던 기억이 난다. 그로부터 3년 후 첫 주연을 맡은 MBC TV 일일연속극 ‘굳세어라 금순아’가 시청률 40%에 육박하면서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올랐다.

    ▼ 어쩌다 ‘록키호러쇼’에 출연했나.

    “배우를 꿈꿨지만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해 연극이나 영화 쪽에 아는 사람이 없었다. 강남 유명 미용실에서 스태프로 일하는 군대 동기한테 혹시 연이 닿는 매니저가 있으면 한 명만 소개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처음 만난 분이 뮤지컬 제작자였는데 뮤지컬을 하면 춤과 노래, 연기를 모두 배울 수 있어 연기 초짜에겐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조언해줬다. 그래서 뮤지컬에 입문했다.”

    ▼ 연예활동을 하면서 힘든 점은.

    “이번처럼 큰일(전 소속사와의 문제)이 불거졌을 때 즉각 대응하지 못하는 게 가장 힘들다. 서로 대립하니까 어떤 얘기를 하든 빌미가 될 것 같아 함구할 수밖에 없었다. 썩 외향적이진 않아도 작품할 때마다 감독, 배우들과 잘 지내 인간관계에서는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는데 연예인과 소속사 문제는 또 다른 차원인 것 같다. 다른 기획사와 계약하는 게 내키지 않아 최근 1인 기획사를 차렸다.”

    전력 질주 각오로 연기

    “법적 다툼 해보니 정의 되찾는 인물에 더 애착”

    영화 ‘차형사’ 출연 당시 모습.

    ▼ 드라마 ‘추노’에서 장혁 씨가 한 배역을 원래 강지환 씨가 하기로 돼 있었다고 들었다.

    “그 작품을 위해 방송 2개월 전부터 트레이너와 합숙하며 몸을 만들었다. 감독, 작가와도 미팅을 마치고 두 달 정도 ‘추노’ 준비에 매진했는데, 막판에 일이 틀어졌다. 당시 소속사가 제작사와 판권 및 출연 개런티를 협의하면서 배우보다 회사 이익을 앞세웠던 것 같다. 나중에 제작사로부터 ‘네가 개런티 올려달라고 한 것이 맞느냐’는 얘기를 들었다. 법원에서 이미 판결났지만, 전 소속사에 7년간 몸담으면서 못 받은 개런티가 많고, 작품을 선택할 때 나에겐 결정권이 없었다. 거기에 ‘추노’ 문제가 더해지면서 갈등 골이 더 깊어졌다. 그때만 해도 출연 결정이 번복된 일은 처음이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한창 공을 들이던 배역이 날아가자 충격과 허탈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 취미는 뭔가.

    “자동차를 무척 좋아해 튜닝하는 걸 즐긴다. 가구 배치를 달리해 집 안 분위기를 새롭게 바꾸는 것도 좋아한다. 집에서 뜯고 만지고 뒤지고 청소하고 그런 걸 좋아한다. 지인을 집에 초대해 놀기도 잘한다.”

    ▼ 연예인 친구는 많이 사귀었나.

    “공교롭게도 작품에서 함께 연기한 배우가 대부분 여배우라 그들과 친한 편이었는데, 작품이 끝난 뒤 만나면 괜한 오해를 사 불편해지더라. 한두 명은 이미 시집갔고. 근래에는 프리랜서로 나선 전현무 아나운서와 친하게 지낸다. 남자들과 소주나 와인을 마시고, 시장에서 순댓국도 먹고 그런다.”

    ▼ 여배우 가운데 고현정 씨와 ‘굉장히’ 친하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때 ‘땡큐’였다. 첫 스캔들이 고현정 선배님과 나서…. 당시 현정이 누나랑 이종혁, 최강희 씨와 함께 인정옥 작가의 ‘내가 나빴다’에 캐스팅돼 대본연습을 했는데, 첫 촬영을 며칠 앞두고 드라마가 엎어졌다. 표민수 감독님이 잘 이끌어준 덕에 분위기가 좋았고 배우끼리도 무척 친해져 몇 번 더 자리를 가졌는데 그게 좀 와전된 것 같다(웃음).”

    ▼ 성격이 긍정적인가 보다.

    “지금은 작품에 누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뿐이다. 이런 논란이 생기면 배우는 점점 더 고립되고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이걸 해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연기를 잘해서 좋은 작품으로 다가가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시청자가 강지환이 아니라 이차돈에 집중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거다. 작품이 끝날 때까지 육상 트랙을 전력 질주한다는 각오로 뛸 생각이다.”

    그에겐 지금이 위기요, 기회다. 이 고비에서 주저앉느냐, 정면승부로 극복하고 더 큰 배우가 되느냐는 순전히 그의 몫이다. 그에겐 위기를 기회로 만들 배짱과 진정성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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