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56

2014.09.29

결국 영국으로 남은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에서 ‘경제적 안정’ 선택 이후 트위터에 다양한 반응 쏟아져

  • 케빈 경 ECG에듀케이션 대표 kevinkyung@yahoo.com

    입력2014-09-29 13: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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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영국으로 남은 스코틀랜드
    지구촌 어딜 가나 ‘지역감정’은 존재한다. 같은 국가 안에서 identity(정체성)가 서로 다른 집단끼리 부대끼고 있으면 어떤 형태로든 conflict(갈등)가 있기 마련이다. 때론 한쪽이 independence referendum(독립 국민투표)까지 간다. England와 전통과 역사, 심지어 영어 발음에도 차이가 있는 Scotland도 9월 18일(현지시간) 독립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결국 55 대 45로 부결되면서 영국은 석유와 원자폭탄은 물론, 국기에서 Scotland를 상징하는 청색 바탕의 X자 cross(십자가)가 빠져나갈 위기를 겨우 모면했다.

    영국 내 반응

    사실 300년 넘게 Great Britain(그레이트브리튼) 섬에서 한솥밥을 먹던 Scotland가 United Kingdom(영국)에서 한 방에 분리되기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오랜 시간을 거쳐 여기저기 경제적, 문화적 요소들이 veins(정맥)처럼 엉켜버렸으니 깔끔한 절단은 불가능할 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국민투표까지 몰고 간 independence campaign(독립 캠페인)은 무시하지 못할 ‘움직임’이었다. 독립 시 경제 혼란을 우려하며 올해 초 ‘NO캠프’에 100만 파운드(약 17억 원) donation(후원금)까지 내놓은 ‘Harry Potter(해리 포터)’ 작가 J. K. Rowling(롤링)은 투표 결과가 나오자 만족하는 tweet를 올렸다.

    Been up all night watching Scotland make history. A huge turnout, a peaceful democratic process: we should be proud.

    밤을 지새우며 스코틀랜드가 역사를 만드는 걸 지켜봤습니다. 막대한 투표율로, 평화적인 민주적 절차 : 우린 자랑스러워해야 합니다.



    (been 앞에서 I’ve을 생략했음)

    주요 정치인도 잇따라 social media(소셜미디어)로 입장을 표명했다. 급기야 분리 독립을 painful divorce(고통스러운 이혼)에 비유했던 David Cameron(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tweet는 다소 차분했다.

    We have heard the voice of Scotland-and now the millions of voices of England must not go ignored.

    우린 스코틀랜드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그러니 이젠 잉글랜드 몇백만의 목소리가 무시돼서는 안 됩니다.

    이번 투표를 주도했던 Scotland의 first minister(자치정부 총리) Alex Salmond(앨릭스 샐먼드)도 노련한 정치인답게 애써 긍정적인 면을 찾아 supporters(지지자들)를 격려했다.

    Let’s not dwell on the distance we’ve fallen short-let us dwell on the distance we have travelled

    우리가 미치지 못한 거리를 곱씹지 맙시다-우리가 지나온 거리를 곱씹읍시다

    (미국식으로 traveled, 영국식으로 travelled)

    Gabe란 Twitter user는 ‘지나온 길’마저 뒤로하고, ‘철의 장막’을 예로 내세우며 Scotland의 ‘갈 길’을 밝게 조명하는 글로 격려에 동참했다.

    In 1985 who’d have thought that the Iron Curtain would fall in four years? Don’t give up.

    1985년엔 ‘철의 장막’이 4년 안에 내려갈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어요? 포기하지 마세요.

    하지만 독립 지지자에겐 쉽게 위로가 되지 않았다. John Sellars란 user의 속상한 어조가 깔린 tweet에서도 볼 수 있다.

    Lots of people in England think that Scotland is not a country but a northern region. Today, that has been confirmed to them.

    잉글랜드의 많은 사람이 스코틀랜드를 국가가 아닌 북부지방으로 생각합니다. 오늘, 그들에겐 그점이 확인됐네요.

    지구촌 반응

    실제로 England뿐 아니라 전 세계가 Scotland를 영국 일부로 보는 게 현실이다. 대영제국으로부터 독립했지만 여전히 영어를 모국어로 쓰고 영국 여왕을 ‘군주’로 여기는 Australia(호주)와 New Zealand(뉴질랜드)는 하마터면 Union Jack이 고스란히 새겨 있는 국기 수정까지 할 뻔했다. 애초에 독립 국민투표가 거론될 때부터 국기 수정에 대해 농담 섞인 tweet가 잦았다. 호주에 거주하는 한 user의 tweet다.

    If Scotland leaves UK, it might be a great time for Australia to finally ditch the Union Jack on our flag, yes?

    만약 스코틀랜드가 영국을 떠난다면, 이 일로 호주가 마침내 우리 국기에서 ‘유니언잭’을 떨쳐버리는 아주 멋진 계기가 될 수 있죠, 그렇죠?

    오랜 기간 영국 colony(식민지)였던 India(인도) 역시 이번 국민투표를 눈여겨봤는데,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역시 영어권 국가와는 다를 수밖에 없나 보다. online news 매체 ‘Niti Central’의 tweet에서는 은근히 비꼬는 뉘앙스가 풍겼다.

    Britain is an old hand at partitions but it managed to keep Scotland

    영국은 국가적 분할에 베테랑이지만 스코틀랜드는 간신히 유지하게 됐습니다

    러시아는 Scotland의 사실상 독립을 지지한 반면, 미국은 독립 반대 입장을 취해왔다. 차기 미국 대통령 후보로 간주되는 Hillary Clinton(힐러리 클린턴)은 BBC와의 6월 인터뷰에서 영국 국민에게 아예 대놓고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I would hate to have you lose Scotland.

    (영국이) 스코틀랜드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좀 더 신중한 편이었지만, 투표 바로 전 백악관이 올린 tweet에서 ‘united’(연합된)란 단어가 문장에서 가장 중요한 마지막 부분에 붙은 것은 우연이 아니었을 터다.

    The UK is an extraordinary partner for America and a force for good in an unstable world. I hope it remains strong, robust and united.

    영국은 미국의 비범한 동반자이며 이 불안정한 세계에서 선을 위한 세력입니다. 지속적으로 강하고 탄탄하고, 연합돼 있기를 바랍니다.

    Scotland 인구 절반 가까이가 ‘독립’을 소망하는 현재, 절반으로 갈라진 분단국가로서 오늘도 ‘통일’을 소망하는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는 절실히 느낀다. ‘united’가 참으로 멋지고 의미 깊은 단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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