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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취업 트렌드 이것만은 꼭!

맞춤 직무로 바늘구멍 뚫어라

2014 하반기 채용 트렌드…식음료 분야 늘고 정보통신 분야는 줄어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맞춤 직무로 바늘구멍 뚫어라

주요 대기업을 필두로 바야흐로 하반기 공개 채용(공채) 시즌이 찾아왔다. 하루에도 수차례씩 각기 다른 기업의 인재상에 스스로를 끼워 맞춰가며 자기소개서를 쓰고 있는 취업준비생을 위해 하반기 변화한 채용 트렌드를 알아봤다.

인터넷 취업 포털사이트 ‘사람인’은 9월 구직자들의 하반기 취업 성공을 위한 ‘기업 형태별 트렌드 공략법’을 정리, 발표했다. 주요 그룹사 공채 서류를 살펴보면 스펙 중심 평가에서 벗어나 지원자의 직무 역량을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췄음을 알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자기소개서에 지원자가 직무에 적합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이유와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LG전자는 어학성적, 자격증 등 일부 항목을 없애고 자기소개서에 직무와 관련된 경험과 역량, 관심 사항, 그리고 직무에 관한 계획과 꿈, 비전에 대해 기술하라고 돼 있다. KT도 직무 수행에 필요한 핵심 역량과 그것을 갖추려고 자신이 기울인 노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하라는 항목을 넣었다.

공기업도 이런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

2월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지난해 도입한 무서류전형 채용 시스템을 통해 정규직 전환형 청년인턴 102명을 채용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이력서에 최소한의 정보만 기재하는 대신 ‘학교에서 습득한 전공 또는 기타 지식을 연계·활용하여 최근 한전이 직면하고 있는 현안과 문제를 개선 또는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기술하라’는 항목을 넣었다.

맞춤 직무로 바늘구멍 뚫어라

3월 19일 오전 서울 광진구 워커힐로 쉐라톤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린 스타우드 그룹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현장에서 면접을 보고 있다.

스펙 초월에 상시 채용 확대



공채 외 오디션, 캐스팅 등 다각화된 채용 방식도 확산 추세다. LG유플러스는 현장형 인재를 발굴하고자 강원, 충남, 전남, 경남 등 9개 지역 근무 희망자를 우선적으로 채용하는 ‘캠퍼스 캐스팅’을 진행한다.

KT는 2012년부터 어학성적, 학점 등의 자격 제한을 폐지하고 서류만으로는 자기 능력을 다 보여주기 어려운 지원자를 대상으로 현장면접 채용 ‘KT 스타 오디션’을 운영하고 있다. 영업관리 분야에서 특이한 경험과 역량을 보유했거나, 전문자격증을 보유한 지원자의 경우 스펙에 관계없이 선발하는 ‘달인채용’과 ‘지역 거점대학 출신 우수인재’ 채용우대도 시행한다.

SK는 ‘바이킹 챌린저’를 통해 학벌과 학력을 보지 않는 오디션 방식의 열린 채용을 진행했다. 애경은 유통부문에서 인턴사원 40여 명을 모집하며 특별전형과 일반전형으로 나눠 지원자를 받았다. 특별전형은 학력, 어학점수, 자격증 등을 철저히 배제한 블라인드 방식으로 획일적인 서류전형에서 탈피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으로 지원받아 화제를 모았다. 사진, 동영상 등 형식에 제약 없이 1인당 10회까지 게시가 가능한 방식이었다. 한국남동발전, 중소기업진흥공단도 지난해 SNS 미션 수행 방식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올해도 이공계 강세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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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취업 시즌’이라는 말도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공채 기간을 따로 두지 않고 인재를 상시 채용하는 기업이 늘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상시 공채 제도 활성화를 위해 하반기 채용부터 서류전형 결과를 매달 한 차례씩 발표할 계획이다. 선발 인원은 예년 수준을 유지할 예정이다. 기아자동차는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와 더불어 ‘1년 365일 언제나 기아자동차 입사자격을 충분히 갖췄다고 생각하는 즉시’ 지원서를 낼 수 있는 상시 채용도 병행하고 있다.

인터넷 취업 포털사이트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스펙을 보지 않고 직원을 채용하는 열린 채용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직무 역량 중심의 채용을 기업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무작위 지원보다 본인의 직무 강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기 역량을 어필할 수 있는 기업과 직무 부문에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크루트는 올 하반기와 지난 12년간의 공채 동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발표했다. 1700여 개 상장사 가운데 조사에 응한 825개사의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38.92%가 채용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올해 주목할 만한 특징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의 채용 계획이 고루 상승했다는 점이다.

업종별로는 채용 계획에 큰 차이가 나는 편이다. 총 12개 업종 가운데 채용 계획이 있는 업종은 식음료 분야가 60%로 가장 많았는데, 경기 불황과 장기적인 소비 침체에도 더 새롭거나 이국적이고 고급스러운 먹을거리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채용 계획이 가장 적은 건 정보통신 분야(31.3%)로, 국내 사업의 포화, 통신 규제 등 제약이 심화됐고 신입보다 경력직 채용이 증가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제약(47.7%), 석유화학(43.4%), 전기전자(41.4%), 유통·무역·물류·운수(41%) 업종은 40% 이상이 채용을 계획하고 있었다.

금융권 채용 소식도 잇따른다. 최근 금융권에서 내부 직원의 비리나 횡령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하반기 금융권 취업시장에서는 ‘인성’이 특히 강조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학력과 전공, 연령 제한을 두지 않고 어학성적과 금융자격증 항목을 없앤 대신 자기소개서에 지원자의 가치관과 삶의 경험을 에세이로 작성하되 도전, 성공, 실패, 지혜, 배려, 행복 등의 제시어를 담도록 했다. 은행원으로서의 직업윤리를 쓰는 항목도 있다. 신한은행도 연령, 학력, 전공 제한을 두지 않고 열린 채용을 실시한다. 이번 채용부터 자격증, 어학 등 스펙 항목을 없애는 대신 고객과 공감할 수 있는 인문학적 소양을 보유한 성장형 인재를 선발하는 데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취업시장에서 이공계 강세는 여전했다. 국내 대학의 인문계 전공자와 이공계 전공자 비율은 60 대 40이지만, 산업 수요는 20 대 80으로 이공계 구직자가 취업에 훨씬 유리하다. 전통적으로 인문계 구직자가 강세였던 은행·서비스 업종에서도 이공계 출신을 적극 우대하면서 인문계 구직자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삼성그룹은 상반기 신입사원의 약 85%를 이공계 출신으로 선발했고, 현대자동차도 정기 공채의 80% 이상을 이공계 전공자로 뽑았다. 우리은행은 ‘IT(정보기술) 관련 전공자 및 프로그래밍 언어 사용 능통자 우대’ 조건을 내걸어 화제를 모았다.

취업 공백 1년 넘기지 말아야

맞춤 직무로 바늘구멍 뚫어라

9월 7일 서울 종로구 YBM CBT센터에서 토익 스피킹 응시자들이 시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인문계 구직자의 설 자리가 좁아지는 반면 지원자의 인문학적 소양을 보는 경향은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 SK, LG, CJ 등 주요 그룹사마다 인·적성검사에 역사 관련 문항을 포함하고 있는 것. 신세계그룹은 스펙만 뛰어난 인재가 아닌 인문학적 소양을 두루 갖춘 인재를 뽑고자 면접관에게 지원자의 출신 대학과 학과, 나이 같은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블라인드 면접 ‘드림 스테이지’를 도입했다. KB국민은행은 경제와 금융 상식을 주로 묻던 필기전형에 국어와 한국사 문항을 추가하고, 자기소개서에도 디지털 시대 기업들이 인문학적 소양을 강조하는 이유를 사례와 함께 서술하라는 문항을 넣었다. 우리은행은 한국사 관련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하며, 자기소개서에 인생에 가장 영향을 미친 책 한 권을 골라 그 이유를 쓰게 했다. 포스코도 한국사 관련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한다.

더 복잡하고 어려워진 백수 탈출. 이 시기 구직자들은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 취업 포털사이트 사람인 임민욱 홍보팀장은 “하반기 공채의 특징은 스펙 초월 채용이 늘고 지원자가 기업 인재상에 부합하는지를 많이 본다는 점이다. 전반적으로 인성 평가가 강화됐고, 통찰력 있는 인재를 원한다. 단순히 높은 토익 점수와 학점만으로는 취업이 어려우니 자기소개서에 자신이 얼마나 회사에 적합한 인재인지 중점적으로 어필하고 입사 목표 기업에 맞는 맞춤형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 팀장은 또 “인문학적 소양은 단기간에 쌓을 수 없기 때문에 단순히 책만 읽고 끝내지 말고, 다양한 신문과 잡지를 통해 어떤 사안에 대해 여러 관점을 파악하고 다른 사람과 내용을 공유, 토론하면서 통찰력을 키우는 훈련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업 포털사이트 잡코리아의 좋은일 연구소가 공개한 하반기 공채 전략 팁은 다음과 같다.

첫째, 취업 공백은 1년을 넘기지 말 것. 졸업 후에도 한참을 취업 준비에 매진하는 구직자가 많은데, 이 경우 입사 지원 자격 요건에서 벗어나 지원조차 못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대기업만 공략하기보다 중견·중소기업으로 눈높이를 낮추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둘째, 지원 직무에 대한 명확한 목표 의식과 깊은 이해도를 가질 것. 최근 기업들이 직무에 딱 들어맞는 인재를 뽑으려는 경향이 강한 만큼 토익 900점을 넘기려고 몇 달씩 공부하는 것보다, 목표하는 직무의 인턴 경험을 한 달만이라도 경험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셋째, 계열사별 채용과 상시 채용으로 공채 시기가 길어진 만큼 특정 기간에만 취업을 준비하기보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꾸준히 준비할 것.

넷째, 단순히 기업 이미지만 보고 지원하지 말 것. 기업 브랜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독보적인 성장을 하고 있거나 업계에만 잘 알려진 내실 있는 숨은 기업을 찾아 기업 분석을 한 후 입사 지원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다섯째, 기업 및 직무 특성에 따라 자기소개서와 면접 전략을 달리 할 것. 서비스, 금융업은 면대면 업무가 많아 지원자의 인성을 중시하고, IT 업계는 기술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공지식과 자격증에 대한 평가가 높다. 따라서 자신이 지원하는 기업 및 직무에 맞게 취업 전략을 세워야 한다.



주간동아 2014.09.29 956호 (p24~26)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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