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24

2014.02.10

지휘자 슈텐츠 색깔의 ‘알프스 교향곡’

‘쾰른 필하모닉’ 내한공연

  • 황장원 음악칼럼니스트 tris727@naver.com

    입력2014-02-10 13: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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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으로 가는 길목, 풍성한 내한공연 덕에 클래식 애호가의 마음이 들뜨고 있다. 올해 내한할 악단 면면을 보면 예년과는 사뭇 다른 경향이 눈에 띈다. 대중적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애호가 사이에서 ‘강호 고수’로 통하는 참신한 악단이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독일 ‘쾰른 필하모닉’, 스위스 ‘취리히 톤할레’와 ‘스위스 로망드’, 영국 ‘스코티시 체임버’, 이탈리아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가 대표적이다. 그중 상당수가 첫 내한이라는 점에서 더 큰 관심을 끈다. 그 고무적인 행렬의 첫 테이프는 2월 15일(토) 서울 예술의전당을 찾는 쾰른 필하모닉이 끊는다.

    북유럽 최대 규모 대성당을 보유한 것으로 유명한 서부 독일 최대 도시 쾰른. 그곳에는 세계적 명성을 지닌 교향악단이 2개 있다. 하나는 서독일 방송교향악단(WDR)이고, 다른 하나가 이번에 내한하는 쾰른 필하모닉이다. 둘 중 국제적 인지도는 전자가 낫지만, 독일 내 지명도는 후자가 앞선다.

    독일 시사잡지 ‘포커스(Focus)’가 2008년 말 게재한 독일 내 오케스트라 순위를 보면, 이 악단이 당당히 8위에 올랐다. ‘겨우 8위?’라는 반문도 있겠지만, 130여 개 정규 교향악단이 활동하는 독일 상황을 감안하면 무척 높은 순위라 하겠다. 참고로 7위가 뮌헨 필하모닉, 9위가 함부르크 북독일 방송교향악단(NDR)이다.

    기원이 1827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이 악단의 정식 명칭은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다. 귀르체니히(Guerzenich)는 과거 이 악단이 상주하던 공연장 이름인데, 독일 밖에서는 아무래도 번거로운 면이 있기에 쾰른 필하모닉이라는 더 일반적인 호칭을 사용한다. 또한 쾰른 필하모니는 1986년 개관 이래 악단이 상주하는 공연장 이름이기도 하다.



    쾰른 필하모니는 국내 클래식 애호가에게 ‘브루크너 전문가’로 존경받던 독일 거장 귄터 반트가 젊은 시절 거느렸고, 제임스 콘론 시절에는 ‘쳄린스키 사이클’로 이목을 끌었던 악단으로 기억된다. 또 과거 KBS교향악단을 호령했던 러시아 거장 드미트리 키타옌코가 현재 ‘명예 지휘자’로 있는 악단이기도 하다.

    이번 내한공연에서 쾰른 필하모닉은 총감독 마르쿠스 슈텐츠의 지휘로 올해 탄생 150주년을 맞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대작 ‘알프스 교향곡’을 연주한다. 2003년부터 악단을 이끄는 슈텐츠는 우리에게는 다소 낯설지만 독일에서는 명망 높은 중견 지휘자다. 그는 호쾌하고 스케일 큰 표현력이 돋보이는 지휘자로, 쾰른 오페라에서 바그너 시리즈로 호평받았고, 최근에는 음반(‘Oehms’)으로도 발매된 ‘말러 사이클’로 선풍적인 인기몰이 중이다.

    아울러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독주자로 출연하는 자비네 마이어도 큰 관심 대상이다. 과거 카라얀에게 발탁돼 베를린 필하모닉 최초 여성 단원이 될 뻔했던 일화로 유명할 뿐 아니라, 현존 최고 여류 클라리넷 주자로 칭송받는 그의 진가를 마주할 절호의 기회다.

    지휘자 슈텐츠 색깔의 ‘알프스 교향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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