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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쉼 없는 몸, 한 방에 무너질라

생애전환기 40대 ‘건강 설계’는 인생 후반기 필수 조건

  •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쉼 없는 몸, 한 방에 무너질라

쉼 없는 몸, 한 방에 무너질라

폐암 검진에는 저선량 흉부 CT 검사가 효과적이다.

설 연휴가 지났다. 계사년(癸巳年) 새해가 밝은 지도 어언 두 달째. 새해를 맞아 많은 사람이 금연, 금주, 다이어트 등 건강관리를 위한 여러 가지 결심을 했을 터. 하지만 웬만큼 단단히 마음먹어도 며칠 못 가 결심이 흐트러지기 일쑤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법. 무리한 계획을 세워 거기에 얽매이기보다 자신의 몸 상태에 맞춘 체계적인 건강검진을 활용해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건강관리를 시작해보자. 부모, 자식부터 챙기느라 정작 본인 건강엔 소홀하기 쉬운 40대. 당신이 건강을 챙겨야 가정도 건강해진다.

15년차 직장인 이모(41) 씨는 지난해 말 회사에서 지원하는 종합건강검진을 받고 아쉬움이 컸다. 40세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이라기에 뭔가 추가된 검진 항목이 있으려니 기대했지만, 정작 검진을 받고 보니 평소에 받던 기본검진 항목에 구강검진만 추가됐기 때문이다.

이에 이씨는 최근 불어난 체중과 잦은 피로감, 겨울철 들어 심해진 빈뇨, 간 건강과 전립샘 비대 등을 우려해 복부초음파 검사를 받기로 했다. 또 잦은 야근과 야식으로 심해진 역류성 식도염을 올해에는 꼭 완치하기로 마음먹고 위내시경 검사도 추가했다. 그는 재차 미루면 올해 건강관리에 소홀해질 것 같아 설 명절을 보낸 직후 월차를 내고 바로 추가 검진을 받았다.

이처럼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신체 부위만 잘 챙겨도 합리적 비용으로 중대한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을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가족과 건강 정보를 공유하면서 자신의 성별, 연령대, 가족력 등 여러 요인에 따라 필요한 검진 항목을 함께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가족력을 확인하는 것 외에도 일반적으로 중년 남성은 전립샘 및 갑상샘 초음파, 뇌 컴퓨터단층촬영(CT), 흉부 CT, 수면 대장내시경, 골밀도 검사(Bone Mineral Density·BMD)를, 중년 여성은 자궁 및 갑상샘 초음파, 뇌 CT, 흉부 CT, 수면 대장내시경, 골밀도 검사를 추가하는 게 바람직하다.



40대 남성의 경우

40대 남성은 위암, 대장암, 폐암, 간암 발병률이 특히 높다. 따라서 폐 CT를 추가하고, 대장내시경도 고려하는 것이 좋다. 먼저 위암 검진의 경우, 만성위염 같은 소화기 질환이 있으면 진료와 함께 정기적으로 암 검사를 받아야 한다. 증세가 없어도 40세 이후엔 1~2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 검사나 위조영술 검사를 받는 게 좋다. 특히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적인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대장암 대부분은 50세 이상에서 발병하는데, 우리나라에선 60대 환자가 가장 많다. 40세 이후에는 매년 대변 잠혈 검사를 받아야 하며, 부모나 형제 중 55세 이하에서 대장암이 발병한 사례가 있다면 40세 이후에는 5년에 한 번씩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처럼 대장암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은 증상이 없더라도 대장 X선 검사 또는 내시경 검사 등을 정기적으로 받는 게 좋다.

폐암은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발병 위험이 15~80배 높다. 폐암 환자의 90%가 흡연자이고, 가족력이 있으면 발병 위험이 2~3배나 높아진다. 따라서 40세가 넘는 흡연자는 매년 1회 검진을 받아야 한다. 필요한 검진에는 저선량 흉부 CT 검사, 객담세포진 검사, 흉부 X선 촬영 등이 있다.

간암 발병 확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5배나 높다. 특히 40~60대에 많이 나타나는데, 간암 진단을 받았을 때는 이미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으므로 40~60대 남성은 간암 발병 여부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B형 간염 보균자가 간암 환자의 80%를 차지하므로 B형 간염 및 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나 만성 간 질환자는 4~6개월마다 혈액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함께 받는 것이 좋다.

40대 여성의 경우

쉼 없는 몸, 한 방에 무너질라

유방암 발병률이 높은 40대 여성에게 필수적인 유방 초음파 검사.

40대 여성은 갑상샘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발병률이 특히 높다. 갑상샘암을 비롯해 갑상샘 기능항진증, 갑상샘 결절 같은 갑상샘 질환이 최근 여성 사이에서 급증하는 추세다. 그러나 조기 진단된 갑상샘암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예후도 좋은 편이라서 최근엔 갑상샘 초음파 검사가 정기검진에 포함된 경우가 많다. 특히 가족 가운데 갑상샘 결절 혹은 갑상샘암으로 치료받은 사람이 있다면 갑상샘 초음파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을 것을 권한다.

또한 40대는 유방암 발병률이 가장 높은 시기이므로 매년 유방 촬영과 유방 초음파 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확률상 유방암 10개 중 7~8개는 작은 혹으로 시작되지만 나머지 2~3개는 먼저 석회화가 진행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유방 촬영으로 정확한 감지가 가능하다.

유방 초음파 검사는 절차가 간단해 유방 촬영과 더불어 유방암 검사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검사법이다. 유방 초음파 검사의 가장 큰 장점은 한국 여성 대부분이 가진 치밀 유방을 검사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유방 촬영만으로는 치밀 유방을 진단하기 어려운데, 유방 초음파 검사는 화면상으로 유방 조직 내 의심스러운 부분을 하나하나 살펴가며 암 여부를 판단할 수 있고, 유방에서 잡히는 멍울이 단순한 물혹인지, 단단한 혹인지 구별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자궁경부암은 예후가 좋지 않은 암으로 꼽히지만, 조기에 발견하기 쉽고 일찍 발견할수록 완치율이 높은 암이다. 이에 성경험이 있는 만 20세 이상 여성은 1년에 한 번씩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도록 권한다. 흔히 폐경이 지나면 검진을 소홀히 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오히려 자궁경부암 발병 분포는 40~50대에서 증가하기 때문에 정기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

쉼 없이 달려온 몸이 지쳤다는 신호를 보내기 시작하는 40대. 생애전환기를 맞이한 40대는 신체 기능이 떨어지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도 약해져 암뿐 아니라 고혈압, 골다공증 등 건강을 위협하는 만성질환의 위협에도 점점 크게 노출된다. 따라서 당신 자신과 가족을 위해 아직 새해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 시점에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건강 설계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가정과 직장에서 더욱 커져가는 자신의 위치를 떠올린다면 결코 미룰 수만은 없는 일이다.



주간동아 2013.02.18 875호 (p74~75)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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