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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곤의 ‘망달당달’(망가지느냐 달라지느냐, 당신에게 달려 있다)

운동하면 무조건 좋다?…너 자신을 먼저 알라

  • 김원곤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wongon@plaza.snu.ac.kr

운동하면 무조건 좋다?…너 자신을 먼저 알라

운동하면 무조건 좋다?…너 자신을 먼저 알라
그리스의 위대한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일찍이 “너 자신을 알라”고 설파했고, 동양의 대전략가였던 손자도 불후의 명저 ‘손자병법’에서 “남을 알고 자신을 알면 백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知彼知己 百戰不殆)”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물론 이 심오한 격언이 오늘날의 개인 건강과 운동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니겠지만, 진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만사에 통용될 수 있듯이 이들 현자의 조언은 오늘날 운동과 건강에 대한 이론에도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다. 운동을 통한 건강 향상이라는 지고한 목표를 슬기롭게 달성하려면 먼저 자신을 아는 것, 즉 자기 몸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자기 몸 상태 파악이 급선무

예를 들어, 등산이 아무리 좋은 운동이라 해도 특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일반인이 느닷없이 건강하게 살아보겠다며 히말라야 산맥에 웅장하게 솟은 8000m급 고산 등정을 시도하는 것은 자살 행위나 다름없다. 또 중년을 넘긴 나이에도 어느 정도 근육운동을 하는 것이 건강한 삶을 위해 필수적이란 말을 듣고, 그때까지 제대로 된 무게 운동을 전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이 갑자기 열심히 역기를 들다 근육통이 생겨 몇 주일을 통증과 씨름한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마찬가지로 어느 날 건강을 위한답시고 과도하게 달리기를 한 뒤 발과 무릎에 무리가 와 오랫동안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이 또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일 것이다.

이처럼 굳이 예를 들지 않더라도 어떤 일을 도모할 때 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상태나 처한 환경 등을 미리 고려하는 것은 우리 생활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의 기본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전통적으로 공격은 강한데 수비가 약하다는 고질적인 문제 때문에 성적이 좋지 않은 축구팀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부진한 성적에 책임을 지고 감독이 물러나고 새 감독이 부임하면, 이 새 감독은 팀을 훌륭하게 만들려고 1차적으로 문제가 되는 수비 부문을 보강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당연한 논리다. 그런데 만일 새 감독이 ‘닥공’(‘닥치고 공격’을 의미하는 말로 2011년 국내 K리그 우승팀 전북 현대의 모토로 유명) 신념을 고수하며 공격 진영만 보완해나간다면 그 결과는 자명할 것이다.



자기 몸에 대한 이해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누가 봐도 민망할 정도로 깡마른 체격을 가진 사람이 운동이라고는 오로지 달리기만 한다고 치자. 자신의 신체적 장점을 최대화하는 효과는 있을지 모르나 진정한 건강 균형을 위해서는 무척 비효율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는 정반대로 체격이 크고 비만형인 사람이 오로지 근육운동에만 집중한다면 그 나름대로 덩치를 더욱 키울 수 있을지는 몰라도 건강 효율성 면에서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운동하면 무조건 좋다?…너 자신을 먼저 알라

평소 무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역기를 들면 근육통에 시달릴 수 있다.

물론 자신의 신체적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그 방면으로 운동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을 권장하는 경우도 있다. 전문 운동선수의 경우가 그렇다. 하지만 일반 사람에게는 어떤 특출한 운동 능력 향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유산소운동과 근육운동, 그리고 유연성운동 등을 적절히 조화한 균형 잡힌 운동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반인의 운동 목표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 같은 단기적이고 획기적인 성과가 아니라, 평생을 함께해야 할 진정한 의미에서의 건강한 삶 추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기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여기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일반적 관점에서 보면 크게 세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자신의 정량적 신체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 정량적 신체 상태란 현재 자기 몸의 외형적 모습을 의미한다. 몸의 외형적 모습은 다시 몸 짜임새와 체형 두 가지로 나뉜다. 그중 몸 짜임새를 알려면 요즘 다양한 방법으로 측정이 가능한 체지방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그리고 체형을 파악하려면 전에 설명한 바와 같이 자신의 신체 배엽형(내배엽형, 외배엽형, 중배엽형)이 어디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둘째, 자신의 정성적 신체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 정성적 신체 상태란 정량적 신체 상태와 달리 외형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자기 몸의 운동 능력 상태를 의미한다. 즉, 어떤 운동을 시행할 때 바탕이 되는 힘과 유연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아는 것이다. 여기서 힘은 유산소운동에 필요한 지구력과 근육운동에 필요한 근력을 모두 의미한다.

자칫 운동으로 역효과 부를 수도

마지막으로 자신의 의학적 신체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 아무런 질병 없이 건강한 상태에서 운동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현실은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 만일 어떤 특정 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 이에 대한 적절한 의학적 평가가 선행돼야 부작용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운동을 통해 바람직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고자 할 때는 자신에 대한 이러한 세 가지 기본 정보를 충분히 파악하고 관련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가며 알맞게 운동해야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건강 증진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역설적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여기에는 가벼운 부상에서부터 매스컴에 가끔 보도되는 바와 같이 건강을 위해 장거리 달리기를 하다 사망하는 비극적인 경우까지 다양한 변수가 있다.

“너 자신을 알라!”는 운동을 조심하고 삼가게 하는 소극적 방어 논리로서가 아니라, 진정한 자신감으로서 건강을 다져나가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명제다.



주간동아 870호 (p78~79)

김원곤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wongon@plaza.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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