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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으로 들어온 한권

불황에도 지갑 여는 특별한 비법

팔리지 않으면 크리에이티브가 아니다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불황에도 지갑 여는 특별한 비법

불황에도 지갑 여는 특별한 비법

IGM세계경영연구원 지음/ IGMbooks/ 248쪽/ 1만4000원

변화를 제때 정확히 감지하고 혁신을 하는 기업은 존속하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하루아침에 간판을 내린다. 그래서 기업은 자나 깨나 혁신을 외친다. 하지만 혁신이란 놈은 쉽게 잡힐 듯하면서도 신기루처럼 잡히지 않는다.

전 세계가 불황의 늪에 빠진 2008년 겨울, 독특한 발상의 청소용품 마케팅과 염색약 개발로 대박을 낸 기업이 있다. 일본 생활용품 업체 ‘카오(花王)’가 그 주인공. 카오는 남들이 방어경영을 할 때 대대적인 청소용품 마케팅을 벌였다. 이유는 하나. 불황 탓에 실직이나 근무시간 단축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남편이 청소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예측했기 때문이다. 청소용품 수요를 혁신의 눈으로 알아챘던 것이다.

카오는 불황에는 무조건 저가로 승부를 내야 한다는 가격에 관한 편견도 깼다. 종전의 크림 타입 염색약을 샴푸처럼 머리를 감는 방식의 염색약으로 개발해 시장에 내놓았다. 혼자 편하게 염색할 수 있는 이 제품은 기존 제품보다 4배나 비쌌지만 소비자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블랙삭스닷컴은 ‘검정 양말’을 배달해 넥타이부대 마음을 한 방에 사로잡았다. 직장인 대부분이 검정 양말을 매일 신다 보니 발가락 끝이나 뒤꿈치 부분이 해지기 쉽다. 한쪽 양말에 구멍이라도 나면 나머지 한쪽을 버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빨고 나서 짝을 맞추는 것도 귀찮다. 블랙삭스닷컴은 이 ‘귀차니즘’을 공략했다. 소비자는 인터넷으로 4개월마다 3켤레나 6개월마다 3켤레, 혹은 한 번에 10켤레를 선택해 주문한다. 양말 색깔은 검정뿐이고 소재와 디자인은 모두 같다. 크기 3종류, 사이즈 7가지로만 나눠놓았을 뿐이다.

영국인은 문화생활비의 3분의 1을 주류비로 쓸 정도로 술을 좋아한다. 튤림은 ‘왜 와인은 맥주처럼 가볍게 마실 수 없을까’를 고민하다 신개념 와인을 선보였다. 와인을 플라스틱 잔에 담아 은박지를 벗기면 어디에서나 편리하게 마실 수 있게 한 것.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의 생각을 철저히 읽은 결과다.



전 세계적으로 100곳이 넘는 기업의 성공 비결을 오랫동안 꼼꼼히 분석한 이 책의 연구원들은 혁신을 이끈 크리에이티브에 일정한 패턴이 있음을 발견했다. 크리에이티브 패턴은 크게 8가지로 나눌 수 있다. △영원할 것 같던 모순을 해결하는 자, 시장을 지배한다 △하기 싫은 것을 대신하라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자,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을 창출한다 △당연한 것에 반기를 들어라 △한물간 것을 한발 앞선 것으로 재정의하라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세계와 소개팅하라 △딱 하나만 꼭 집어내라 △필요 없는 건 싹둑, 방해요인을 걷어내라 등이다.

남과 다른 생각, 기발한 발상이 기업을 살리는 중요한 구실을 한다고 해서 ‘크리에이티브’가 무조건 새롭고 파격적이기만 해서는 소용없다. 소비자 마음을 열 수 있는 제품을 기본으로 새로움과 기능을 추가해야 한다.

요즘 같은 불황기엔 대부분 마른 수건을 짜내면서 눈에 보이는 역량에만 집중한다. 그러나 구석구석 찾아보면 여태 몰랐던 그 기업 고유의 강점이 숨어 있다. 어렵다고 한숨을 쉬기보다 기존 제품에 덧셈을 하거나 뺄셈을 하는 발상이 필요하다. 성공의 다음 차례는 바로 당신 회사다.



주간동아 850호 (p64~64)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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