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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으로 들어온 한 권

찰나의 순간 작가를 거쳐 예술이 되다

‘사진을 인터뷰하다’ ‘사진미술에 중독되다’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찰나의 순간 작가를 거쳐 예술이 되다

찰나의 순간 작가를 거쳐 예술이 되다

사진을 인터뷰하다
서영수 지음/ 예조원/ 320쪽/ 1만7000원
사진미술에 중독되다
이소영 지음/ 멘토르/ 280쪽/ 2만 원

누구나 카메라를 지니고 다니는 세상이다. 현대인에게 디지털카메라는 사진혁명을 불러온 위대한 기기이자 장난감이다. 한때 사진이 삶과 역사의 위대한 기록물이었다면, 이제는 사진을 찍고, 보고, 지우는 것이 일상이 됐다. 하지만 아무리 사진이 홍수라 해도 한 컷에 감동과 사연을 담은 사진은 있다. 평범하지 않은 사진은 도대체 무엇이며, 누가 그런 사진을 찍을까.

“세상에는 사람들의 발길만큼이나 다양한 사진의 길이 존재한다. 굳이 같은 길을 가려면 초기 습작 때 남들처럼 해보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사진의 전체인 양 인식해서는 안 된다.”

사회 각계각층 명사 25명을 만난 ‘사진을 인터뷰하다’의 저자는 많은 사람이 모두가 비슷한 주제나 시각으로 사진을 찍는 것에 대해 쓴소리를 한다.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듯 사물을 보는 시각과 사진을 찍기 위해 대상에 접근하는 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다. 명사들의 사진과 사물을 보는 눈은 역시 달랐다.

소설가 김주영은 사진의 리얼리티를 통해 소설 내용의 밑바탕을 마련했다. ‘객주’를 시작한 1979년 전후에 엄청나게 많은 사진을 찍은 그는 전국을 누비며 장터 풍경, 당산나무, 빨래하는 모습, 시장사람들을 담았다. 그리고 장터에서 찾아낸 시장사람들의 행동 습성이나 장돌뱅이의 모습을 작가로서 소설에 오롯이 담았다.

사진 솜씨가 좋기로 소문난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은 예술성을 찾기보다 그냥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려 한다. 사진에 대한 그의 일화는 하나둘이 아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서 우리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촬영하는 데 골몰하고, 골프를 치러 가서는 주변 야생화를 찍는 데 더 열중한 일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몸이 서너 개라도 모자랄 만큼 바쁘지만 그는 우리나라 ‘리’ 단위 마을을 모두 찍어 기록으로 남기겠다는 꿈을 간직하고 있다.



범어사 총도감 석공 스님에게 사진은 ‘구도(求道)의 수단’이다. 스님은 사진을 찍기 전에 찍는 대상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많이 생각한 뒤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심상(心象)을 먼저 바라보기에 스님의 사진은 많은 이에게 감동을 준다. 스님은 사진예찬도 잊지 않는다. “사진은 찍는 사람의 마음을 보여주기 때문에 사진을 하면 천성이 바뀐다”면서 “좋지 않은 것보다 좋은 것을 찍기 때문에 나쁜 생각이 끼어들 겨를이 없다”고 말한다.

‘사진미술에 중독되다’는 국내외 미술계에서 인정받은 30, 40대 젊은 작가 10명의 작품세계를 탐구한다. 저자는 작가의 모든 것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한 가지 대표 연작에 초점을 맞춘다. 한 장의 작품을 완성하려고 수백 장의 사진을 골라 퀄트처럼 이어붙이는 원성연의 사진은 동화 속을 날아다니는 느낌이 든다. 그는 ‘1978년 일곱 살’ 시리즈를 통해 엄마와의 분리불안장애를 극복하는 소녀의 모습을 다뤘다.

김인숙은 독일 뒤셀도르프에 있는 한 호텔을 무대 삼아 현대인의 얘기를 대서사시로 표현했다. 작가가 직접 수집한 신문 스크랩을 중심으로 매춘과 도박, 폭식과 자살 같은 에피소드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사람들은 투명한 방 66개를 들여다보면서 현대인이 감추고 싶어 하는 66개의 외로움을 만날 수 있다.

직접 조각도 하고 건축도 하며 때로는 영상 촬영도 하는 유현미의 작업은 특이하다. 먼저 사물을 세팅하면 그것이 조각이 된다. 거기에 채색을 하면 조각은 그림이 된다. 이것을 촬영함으로써 결국 사진이 된다. 관객에게 작품이 현실인지 꿈인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사진은 순간을 영원으로 남기는 일이다. 그러나 찍는다고 모든 순간이 추억되고 기록되는 것은 아니다. 두 책은 사진작품뿐 아니라 유명인과 사진작가를 각각 인터뷰해 사진작품을 보는 재미에 읽는 재미를 더한다.



주간동아 2012.07.02 844호 (p76~76)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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