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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몰레드’냐 ‘올레드’냐

삼성 vs LG, 55인치 AM OLED TV 출시 놓고 신경전

  • 문보경 전자신문 부품산업부 기자 okmun@etnews.co.kr

‘아몰레드’냐 ‘올레드’냐

‘아몰레드’냐 ‘올레드’냐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가전쇼(CES).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각사 자부심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TV를 들고 나타났다. 이들의 신경전은 전면전을 방불케 했다. TV 담당 임원을 비롯해 주요 경영진과 그룹 회장까지 직접 챙길 만큼 AM OLED TV는 두 회사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한술 더 떠 구본무 LG 회장은 공식석상에서 “AM OLED TV 출시를 서두르라”고 주문했다. 두 회사는 누가 먼저 시장에 제품을 내놓을지에 사활을 건 듯한 분위기다. 신경전 수준을 넘어서 ‘뒤처지면 끝장’이라는 절박감마저 감지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AM OLED TV 출시 경쟁은 침체를 겪는 TV 시장에서 새 활로를 모색하려는 몸부림이자 차세대 시장 주도권을 건 싸움이기도 하다. 누가 선점하는지가 향후 디스플레이 시장의 향배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내놓을 AM OLED TV는 AM OLED 시장의 97%를 장악한 삼성전자의 자존심이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AM OLED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할 때 과감하게 투자해 시장을 선점했다. 삼성전자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AM OLED를 채택한 휴대전화를 출시하면서 AM OLED를 연음한 ‘아몰레드(AMOLED)’를 아예 하나의 브랜드로 내세웠을 정도다. ‘AM OLED는 삼성 것’이라는 공식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마침 3차원(3D) 입체 TV에서 LG전자의 편광필름패턴(FPR) 방식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위기감이 더해진 때였다. AM OLED에 대한 주도권을 쥔 이상 삼성전자는 TV 시장에서도 LG전자를 비롯한 경쟁사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게 목표다.

반면 LG전자는 중소형 AM OLED 부문에서 삼성전자에 뒤진 것을 TV에서 만회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AM OLED에 대해서만큼은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삼성전자와 AM OLED TV를 개발해 전세를 뒤집겠다는 LG전자의 의지가 부딪친 것이다. 다시 말해 두 회사는 TV 시장의 미래와 기술, 자존심 등 그야말로 모든 것을 AM OLED TV에 걸었다고 볼 수 있다.

시기와 ‘명칭’까지 자존심 싸움



이들은 제품 발표 시기와 명칭을 선점하려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CES 이후 누가 먼저 양산품을 내놓을지를 두고 무리한 경쟁을 벌이다 결국 샘플을 공개하고 하반기에 양산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명칭 선점을 위해서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시장을 주도하려면 AM OLED TV 양산 기술이 관건이지만, 제품을 지칭하는 브랜드나 제품명이 AM OLED TV 자체를 대표하는 명칭으로 자리잡으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삼성전자는 2009년부터 스마트폰에 탑재한 AM OLED를 ‘아몰레드’라고 명명했다. 당연히 차세대 TV로 꼽히는 AM OLED TV도 ‘삼성 아몰레드TV’로 부르길 희망한다. 삼성전자는 2009년 ‘아몰레드’로 상표등록을 시도한 바 있지만 특허청이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LG전자는 ‘올레드(OLED)’의 상표등록을 추진 중이다. 업계의 이의 신청 절차가 남아 있어 공식 등록 여부는 확실치 않지만, ‘LG=올레드’로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LG전자의 의지는 뚜렷해 보인다.

AM OLED는 자체발광 디스플레이로 분류된다. 자체적으로 빛을 내지 못하는 액정(Liquid Crystal)을 활용한 LCD와 달리,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을 기본 소재로 활용한 디스플레이다. 유기물에 전류를 흘리면 전자와 정공이 결합하면서 빛이 발생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이때 발광층을 구성하는 유기물질에 따라 빛 색깔이 달라지고 빛의 삼원색인 적·녹·청색(RGB)이 구현되는 것이다. 능동형(Active Matrix·AM)이라는 것은 발광소자가 각각 개별 구동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의 라인 전체가 한꺼번에 발광해 구동하는 수동형(Passive Matrix·PM)과 구별된다.

AM OLED는 기존 디스플레이와 비교해 여러 장점을 지닌다. 자체 발광이라 LCD처럼 빛을 제공하는 백라이트유닛(BLU)이 필요 없다. 그래서 제품을 얇게 만들 수 있다. 최근 발표한 AM OLED TV를 옆에서 보면 디스플레이 자체가 잘 보이지도 않을 만큼 얇다. 넓은 시야각도 장점이다. LCD는 액정 고유의 특성 때문에 상하좌우 특정 각도 이상에서는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AM OLED는 어떤 각도에서든 선명한 이미지를 즐길 수 있다.

‘아몰레드’냐 ‘올레드’냐
AM OLED는 현존하는 디스플레이 가운데 최고의 색 재현율을 자랑한다. 색 재현율이란 얼마만큼 자연색을 표현할 수 있느냐를 뜻한다. 스스로 빛을 낼 수 있으니 색 표현이 LCD TV보다 좋다. 특히 검은색을 진하고 깊게 표현해 “궁극의 블랙을 구현했다”는 말을 듣는다. AM OLED의 응답속도는 0.01ms에 불과해 10ms 수준인 LCD보다 훨씬 빠르다. 스포츠 경기를 볼 때 잔상이 없어 눈이 편하다. 저온(-10℃)과 고온(40℃)에서도 응답속도가 동일하다. 백라이트가 없으니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구현도 가능하다. 연말쯤엔 소형 플렉시블 AM OLED가 나올 전망이다.

사실 AM OLED 기술은 초기엔 일본 기업이 앞섰다. 하지만 2007년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AM OLED 디스플레이 생산에 도전한 이후 한국이 AM OLED 종주국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기술을 주도한다. 문제는 아직까지 55인치 정도의 대면적 AM OLED를 대량 생산한 경험이 누구에게도 없다는 것. 유기발광 소재를 유리 기판 위에 증착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인데, 유리 면적이 클수록 균일한 증착이 어렵다.

일본, 대만, 중국도 경쟁에 가세

삼성전자는 빛의 삼원색을 일일이 증착하는 방식을, LG전자는 화이트 유기 소재를 증착한 후 컬러필터를 이용해 색을 구현하는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원래 자체 발광하는 AM OLED는 컬러필터가 필요 없지만 생산성을 높이려고 다소 편한 방식을 접목한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연말께 AM OLED TV를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55인치 크기의 대면적 패널로 경쟁하지만 일본, 중국, 대만에서는 소형에서조차 제대로 성공한 기업이 없다. 하지만 AM OLE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손꼽히는 만큼 일본, 중국, 대만 기업도 시장 진출을 위해 안간힘을 쓴다. 일본과 대만 기업은 연합작전도 불사할 정도다. 소니는 대만 에이유옵트로닉스(AUO)에 연구진을 파견해 대면적 AM OLED 공동 개발에 나섰다. 소니는 AM OLED 디스플레이를 처음으로 내놓은 기업이다. 대만 AUO는 생산성을 확보하는 데 강점이 있다.

일본 기업 간 협력도 활발하다. 소니와 파나소닉이 손을 잡은 것이 대표적이다. 샤프는 최근 대주주가 된 대만 혼하이의 자회사 치메이이노룩스(CMI)와 협력하고 있다. 6월 초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학회인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에서는 각 기업이 그동안 AM OLED 분야에서 갈고닦은 기술을 선보였다. AUO는 32인치 AM OLED 샘플을 선보였고, CMI는 소형 AM OLED를 공개했다. 중국 티안마도 12인치 AM OLED를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장진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장은 “처음 AM OLED 기술을 개발한 일본의 기술력이 중국과 대만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AM OLED 시장에 진출하려고 패널 제조사들이 경쟁을 벌인다”고 설명했다.



주간동아 843호 (p50~51)

문보경 전자신문 부품산업부 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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