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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완전국민참여경선? 당헌당규대로 치르면 된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완전국민참여경선? 당헌당규대로 치르면 된다”

“완전국민참여경선? 당헌당규대로 치르면 된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대선 승리’를 강조했다. 국민에게 지지받는 경제정책을 펴 대통령선거(이하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가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19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된 지 20일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 개원조차 못 한 데 대한 따가운 비난이 집권여당 원내대표인 그에게 쏟아지고 있다. 6월 18일 오후, 예산을 과도하게 들여 신축했다는 눈총을 받는 새 국회 의원회관에서 그를 만났다. 마침 그의 방 번호가 인터뷰가 있었던 날짜와 같은 618호였다.

▼ 19대 국회 원구성은 언제쯤 가능하겠나.

“하루빨리 하긴 해야겠는데, 아직 (여야 간) 조율할 문제가 남았다. 민주통합당에서는 (MBC 등) 방송사 파업 문제를 국회에서 다루자고 하는데, 우리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조의) 불법 정치파업에 국회가 지나치게 개입하면 오히려 공정방송을 해칠 수 있다.”

국민 의혹 해소 특검 서둘러야

▼ 방송사 파업 외에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여야 간 쟁점은 뭔가.



“국민이 의혹을 제기하는 사건들(민간인 불법사찰, 내곡동 사저 논란 등)을 국회에서 다루자는 데는 합의했다. 하지만 방법론에서 차이를 보인다. 우리는 검찰 수사 발표에 미진한 점이 있으니까, 사실 확인을 위해 특별검사제도(이하 특검) 도입을 얘기하고, 민주통합당은 국정조사를 주장한다. 의혹이 다 풀리지 않았다면 (특검으로) 사실 확인이 더 중요한 것 아닌가. 그래서 우리는 특검을 하자고 얘기한다. 국정조사는 (검찰 수사에서) 다 나온 얘기를 국회에서 또 따지자는 것밖에 안 된다.”

▼ 국정조사는 여야가 합의하면 바로 실시할 수 있지만, 특검은 특검법을 발의해야 하는 등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 때문에 시간 벌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특검도 서두르면 빨리 할 수 있다.”

▼ 원구성 협상에서 17대 국회 이래 야당 몫이던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을 여당 몫으로 바꾸자고 주장하는 이유가 뭔가.

“법사위는 원래 법안의 자구 수정이나 안건이 기존 법체계에 맞는지 확인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 그런데 (18대 국회에서) 그 권한을 넘어서서 별짓을 다했다.”

▼ 구체적으로 어떤 ‘짓’이 있었나.

“본회의로 올라가야 하는 안건의 내용을 고치려 들고, 회의 진행을 못 하게 막기도 했다. 18대 국회의 업적이 없는 이유가 법사위를 엉터리로 운영했기 때문이다. 국회 정상화 차원에서라도 야당에 법사위원장을 줄 수 없다. 과거에는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자주 하니까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으면 낫지 않겠느냐고 해서 야당 몫으로 했다. 그런데 이제는 국회선진화법이 통과해 의장이 직권상정을 할 개연성은 거의 없어졌다. 야당이 국회를 정상 운영하려 한다면 법사위가 무슨 필요가 있나. 국회도 이제 책임정치를 해야 한다.”

▼ 국회에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국회 문도 안 열고 (의원들이) 세비를 받는 것에 국민이 공분을 느낀다. 본회의나 상임위원회를 여는 것만이 국회 활동의 전부는 아니지만 국민은 국회에서 회의를 열어야 활동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국민 눈높이에 맞춰 최소한 국민 뜻을 받드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일을 안 하면 세비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 그래도 20일이면 세비가 나오지 않나.

“법률적으로 (세비가) 나오게 돼 있다. 이번에 의원들이 받는 세비를 국가에 도움이 되는 일에 쓰겠다. 여러 방법을 연구 중이다. 그리고 국회가 열리지 못한 데는 야당 책임도 크다. 야당도 (세비 반납에) 동참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노는 야당 의원이 세비를 받아가는 것이 말이 되나.”

새누리당은 첫 세비 지급일을 하루 앞둔 6월 19일, 19대 국회 개원 지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소속 의원의 6월분 세비 전액을 반납하기로 의결했다. 새누리당은 6월 세비를 의원들의 세비 통장이 아닌 당 계좌로 입금하도록 했다.

▼ 국회의원연금 폐지 문제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약속했으니 확실히 할 것이다. 법률을 고쳐야 해서 어떻게 바꿀지 논의 중이다. 국회의원을 지낸 분 가운데는 생활고에 시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분들을 어떻게 배려할지도 따져봐야 한다. 6월 말까지는 구체적 방안을 확정지을 것이다.”

▼ 19대 국회의원 가운데 ‘문제 있다’고 지적받은 의원에 대해 ‘자격심사’를 하겠다고 했는데.

“의원 자격심사는 헌법에 나와 있다. 그런데 어떻게 자격을 심사할 것인지를 규정한 법률이 없다. 법률 전문가 사이에도 이견이 있다. 준법국회를 만들려면 (의원 자격심사는) 필요하다. 국회는 법을 만드는 기관 아닌가. 그런데 법을 지키지 않으려는 사람이 의원을 한다는 게 말이 되나.”

▼ 구체적으로 어느 의원의 자격심사를 한다는 말인가.

“불법과 부정으로 국회의원이 됐거나 헌법을 부정하는 사람, 북한을 찬양하고 추종하는 사람이 대상이 될 것이다.”

▼ 의원 자격심사를 하려면 야당이 협조해야 하는데.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부정경선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있다는 태도인데, 후자는 반대한다.”

이한구 원내대표 홈페이지는 ‘화재신고는 119, 경제정책은 219(이한구)’로 시작한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통이다. 그의 주특기인 경제 분야로 화제를 바꿨다.

북한 찬양 의원 ‘자격심사’ 필요

“완전국민참여경선? 당헌당규대로 치르면 된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대대표가 6월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종북 백과사전’이란 책을 소개하며 19대 국회에 입성한 종북 국회의원을 비판하고 있다.

▼ 올 하반기 세계경제를 어떻게 전망하나.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공급 확대 같은 대책이 나와 잠시 숨을 돌릴 수는 있겠지만, 지금은 대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그리스 국민은 스포일(spoil)됐다. 정치인들이 (그리스 국민의) 포퓰리즘 요구에 따라 정책을 운용한 결과가 지금의 그리스 사태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반(反)긴축 시위를 벌이는 모습을 보면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다. 스페인, 이탈리아도 문제다, 두 나라 역시 대책이 별로 없다. 결국 시간이 필요하다. (남유럽국가 국민의) 피나는 노력이 전제돼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일을 더하고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데, 공부 안 하고 점수 좋아지기를 바라서야 되겠나. 국민과 생각이 다른 정치인은 매장되는 분위기에서 (남유럽) 정치인이 먼저 달라질 리도 없다.”

▼ 우리 경제는 대외 위기에 대응할 만한 준비가 잘돼 있다고 보나.

“우리나라나 중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인데, 유럽 등 선진국이 어려워지면 우리도 함께 어려워질 수 있다. 외환관리는 1997년 말 외환위기나 2008년 미국발(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보다 좋아졌다. 그렇지만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많이 하지 못했다. 부실대출이 많다. 특히 서민금융기관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걱정이다. 재정도 악화될 우려가 있다. 복지에 대한 요청이 많고 고령화도 부담이다. 이런 상황에서 통일 문제가 갑자기 불거지면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 위기에 대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저축하는 수밖에 없다. 공짜 심리를 없애야 한다. 지식과 기술을 축적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정치권부터 빨리 쇄신해야 한다. 국민이 변하도록 설득하려면 정치권이 먼저 솔선수범해야 한다. 자기 앞가림도 못하면서 국민을 설득하는 게 말이 되나. 정치권 쇄신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국회 쇄신이다.”

▼ 양극화 해소를 위해 복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같이 살려면 잘나가는 사람은 북돋워주고, 어려움에 빠진 사람은 희망을 갖도록 도와줘야 한다. 외환위기 이후 양극화가 심화됐다. 그러다 보니 복지를 강조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복지 확대만으론 양극화 문제를 풀 수 없다. 오히려 재정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그 부담은 미래 세대에게 전가된다. (어려운 사람을) 돕더라도 뒷일을 생각하며 책임감 있게 도와야 한다. 지원을 받는 사람도 ‘오래 도움 받지 않겠다. 능력을 키워 내 힘으로 잘살겠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국민 사이에서 ‘으레 받는 것, 또는 공짜가 많다’는 의식이 팽배하면 스페인, 그리스 사태가 난다.”

▼ 양극화 해소 못지않게 중요한 이슈로 떠오른 것이 경제민주화에 대한 요구다.

“재벌이 덩치는 커졌는데, 행태는 몇십 년 전과 비슷하기 때문에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재벌이 위험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 세계 속에서 경쟁하려면 대기업집단(재벌)은 필요하다. 그렇지만 어떤 지배체제가 필요한지는 스스로 판단해봐야 한다. 불공정경쟁이나 소비자 이익 착취, 노동력 착취, 불법 상속 같은 나쁜 행동은 정부가 나서서 규제할 필요가 있다. (재벌) 3, 4세가 자본력을 앞세워 골목상권을 유린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능력 있는 중소기업이 더 잘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돕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경제민주화다. 공공 부문이 먼저 중소기업에 기회를 주어야 한다. 재벌만 때려잡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잘살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는 당연직으로 당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에 참석한다. 현재 새누리당은 대선후보 선출 방식을 둘러싼 이른바 ‘경선 룰’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다. 그는 “특별한 결정이 없으면 당헌당규에 나온 일정과 방식으로 선출하면 된다”고 말했다.

개원까지 몇 고비 더 남아

▼ 새누리당 대선 예비후보 가운데 ‘완전국민참여경선제’ 도입을 주장하는 후보가 여럿 있다.

“그건 나쁜 제도다. 절대 채택해서는 안 된다. 먼저 정치시스템을 후퇴시킨다. 민주주의가 잘되려면 정당정치가 발전해야 하고, 당비를 내온 당원이 후보 선출권을 가져야 한다. 당원에게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또 뭐가 있나. 또 완전국민참여경선을 하면 선거인단 구성에 특정 지역과 계층 쏠림이 나타나 실제 유권자 분포와 달라질 우려가 있다. 그럼 대의정치가 왜곡된다. 그리고 나쁜 마음으로 상대 당 후보를 선출할 역선택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모바일투표 방식도 얘기하는데 그것은 도깨비 같은 것이다. 비밀투표도 보장되지 않고, 동원투표 가능성도 크다. 집단적인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의 주장은 단호했다. 이미 국민 참여 비율을 50%까지 확대해놓은 만큼 현행 방식으로 대선후보를 선출하면 된다는 것이다.

▼ 결국 경선 룰을 합의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

“특별한 결정이 없으면 (당헌당규에 명시된 대로) 그대로 하면 되는 것 아닌가.”

▼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경제교사’로 알려졌는데, 요즘도 경제수업을 계속하나.

“경제교사라는 호칭은 남들이 붙인 것이다. 그리고 (박 전 비대위원장이 무슨 공부를 하는지) 그것은 내가 얘기할 수 없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주간동아’를 발매하는) 6월 22일 이전에 원구성 협상 타결 가능성이 어느 정도 되느냐”는 물음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19대 국회는 앞으로도 서너 번의 고비를 더 넘겨야 개원이 가능할 듯했다.



주간동아 843호 (p20~22)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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