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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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읽어라, 답은 지면에 있다

난세를 건너는 법

  • 김용길 동아일보 편집부 기자 harrison@donga.com

    입력2012-04-09 10: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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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을 읽어라, 답은 지면에 있다
    많은 사람이 미니컴퓨터를 들고 다닌다. 자고 나면 첨단 기능을 장착한 디지털 미디어가 우리 손끝에서 변신을 거듭한다. 지식과 정보는 대량생산, 대량복제 시대를 맞아 대학과 연구소 울타리를 뛰어넘는다. 이제 사람들은 최고의 지적 공간 도서관이 보유한 수십만 권의 책을 쳐다보지 않는다. 디지털 정보 소비자들은 고답적인 지식 보고서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그러나 당신이 리더십을 갖춘 지식인으로서 편집력을 발휘하고 싶다면 종이신문을 읽어야 한다. 뉴스 가치에 따라 분류, 편집한 신문을 왜 읽어야 할까. 신문은 우리 사회의 핵심 이슈를 알게 해주고 논쟁의 귀결점을 암시해주며 시민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비전을 담는다. 1990년대엔 가구당 신문구독률이 70%를 상회했지만 2011년엔 26%까지 급락했다. 냉소주의자들은 ‘신문산업 종말론’까지 들먹인다. 하지만 종이신문이 사라질까. 한국의 유력한 종이신문은 이제 대중지의 전략을 벗고 고급지로 변신할 것으로 보인다. 그와 동시에 질 높은 모바일 미디어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다.

    인터넷을 통한 뉴스 소비가 대세지만 인터넷은 정보 분별 능력을 키워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정보의 바다에 휩쓸려 자칫하면 선동 쓰나미의 피해자가 되기 일쑤다. 인터넷 정보더미 속에선 예민한 변별력과 정교한 편집 분류 체계가 작동되지 않는다. 사건사고 1차 뉴스는 스마트기기에 차고 넘친다. 분석과 전망을 다룬 긴 호흡의 심층 뉴스는 종이신문의 몫이다. 신문이 우리에게 주는 미덕을 3가지로 압축해본다.

    첫째, 세상을 바라보는 품격 높은 창(窓)이다. 신문은 심층적이고 진지하다. 뉴스를 동영상 화면과 음성이 아닌, 종이에 인쇄한 문자와 이미지 정보로 전달하므로 설득력 있는 맥락과 논리적 편집이 중요하다. 신문은 심층기획, 집중취재, 입체편집을 통해 가장 설득적인 지식브리핑 기능을 수행한다. 인터넷에 흘러 다니는 양질의 뉴스는 대부분 신문 뉴스 출신이다. 신문은 비주얼 동영상시대에도 흔들리지 않는 논평가다. 차분한 분석과 엄정한 문제의식을 발휘하는 사회 환경 감시자이자 저널리즘 수호자다.

    둘째, 신문은 읽기의 즐거움을 선물한다. 읽지 않으면 무식해지고 무지하면 힘을 얻지 못한다. 힘이 없으면 타인의 통제를 받게 되고 자기표현의 기회는 축소된다. 읽기야말로 적극적 정보 취득의 기본이다. 보는 것은 수동적이고 느낌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TV나 인터넷 영상은 감각적인 인지 속도에 힘입어 빠르게 다가오지만 정보적 가치는 미약하다. 문자 텍스트와 이미지 정보가 맞물릴 때 인간의 표현력과 상상력은 최고조에 달한다. 보는 것, 듣는 것, 느끼는 것은 읽기를 그 바탕으로 삼을 때 빛난다. 읽기는 사색과 분석을 가능케 하는 에너지다. 읽기의 즐거움을 가장 간편하게 향유할 수 있는 미디어가 바로 신문이다.



    셋째, 신문은 글쓰기의 출발점이다. 텍스트 읽기를 통해 기른 상상력, 응용력, 창의력은 논술 과정의 핵심이다. 논술 능력은 어느덧 사회생활의 기본 도구이자 개인별 능력을 견주는 최고의 변별력 잣대가 됐다. 휴대가 간편하고 열람성이 탁월한 신문은 청소년의 작문 능력을 키워주는 최고의 교재다. 영상만 소비하며 사변 능력이 떨어진 젊은이는 논술 능력을 갖춘 동년배에 지적으로 견줄 수 없다.

    세계는 항상 불안정하다. 곤경을 헤쳐나가는 지혜와 번득이는 아이디어. 어디서 도움을 얻을 것인가. 엄혹한 난세를 잘 건너려면 신문 읽기가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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