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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민간인 사찰 태풍 01

아침 일찍부터 한밤중까지 3일간 숨 가쁜 통화

검찰 통화추적 수사기록으로 본 조직적 증거 인멸 행위

  • 조성식 기자 mairso2@donga.com

아침 일찍부터 한밤중까지 3일간 숨 가쁜 통화

아침 일찍부터 한밤중까지 3일간 숨 가쁜 통화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축소·은폐 및 부실수사 의혹을 받아온 검찰은 재수사에 나섰고 정치권에서는 특검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언론의 보도 경쟁과 여야의 공방 속에서 이 사건은 총선 최대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현 공직복무관리관실) 주무관의 폭로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을 받았던 이영호 전 대통령 고용노사비서관을 주축으로 한 이른바 ‘영포라인’(경북 영일·포항) 인사들이 공직윤리지원관실을 지휘하며 사실상 민간인 사찰을 주도했다. 검찰은 2010년 수사 당시 이들 비선라인이 증거 인멸에 개입한 정황을 파악하고도 수사를 하지 않았다.

용산전자상가 배회

이 사건의 출발점은 2010년 6월 29일 MBC ‘PD수첩’이 총리실로부터 불법사찰을 당했다는 김종익 씨(당시 KB한마음 대표)의 인터뷰를 내보낸 것이었다. 야권의 대대적 공세 속에 총리실은 자체 조사에 나섰고, 수사에 나선 검찰은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을 비롯한 관계자 4명을 사법처리했다. 하지만 윗선 개입 의혹을 밝혀내지 못해 ‘꼬리 자르기 수사’라는 비난을 받았다.

‘주간동아’는 검찰 수사기록을 통해 공직윤리지원관실 관계자들의 조직적인 증거 인멸 과정을 엿볼 수 있는 문서를 확인했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은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직전인 2010년 7월 4일 사찰 관련 문서를 파기했다. 다음 날엔 컴퓨터 파일을 삭제했다. 검찰은 관련자들의 통화기록을 조사한 후 2010년 8월 11일 수사보고서를 작성했다. 공직윤리지원관실 8개 팀 가운데 증거 인멸에 직접 개입한 팀은 기획총괄팀과 1팀이다. 기획총괄팀 팀장은 총리실 공무원 진경락 씨, 1팀장은 전직 경찰 간부인 김충곤 씨였다. 기획총괄팀에는 전용진, 장진수, 정영운 씨 등이, 1팀에는 원충연, 권중기, 김기현, 이기영 씨 등이 소속됐다.

수사보고서에는 검찰 수사를 앞둔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들의 긴박한 움직임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 사건을 은폐하려는 필사적인 몸부림이었다. 문서에 따르면 검찰은 통화 추적을 통해 최종석 대통령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이 관련된 사실을 파악했으면서도 그 부분에 대해 수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최 전 행정관은 4월 4일 이영호 전 비서관과 더불어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됐다. 다음은 문서의 주요 내용이다.



분석결과

○2010. 7. 5 07:52 김충곤의 내부망 컴퓨터 파일 완전삭제(Eraser 설치, 실행)

08:16 권중기의 외부망 컴퓨터 파일 완전삭제(Eraser 설치, 실행)

09:19 김기현의 내부망 컴퓨터 파일 완전삭제(Eraser 설치, 실행)


○기획총괄팀장 진경락은 문서 파기 및 컴퓨터 프로그램 삭제 등 증거 인멸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나,

아침 일찍부터 한밤중까지 3일간 숨 가쁜 통화

2010년 7월 24일 구속돼 서울구치소로 향하는 이인규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

-이인규 등이 국무총리실 자체 조사를 마치고 난 후에도 김충곤, 원충연과 계속 통화하면서 휴일임에도 공직윤리지원관실에 출근한 후 김충곤, 이기영과 통화를 했던 점 등에 비춰 보면, 김충곤과 함께 문서 파기를 직접 지휘했거나 관여했음이 명백해 보이고,

-특히 컴퓨터 프로그램이 삭제된 당일 아침 이른 시각인 08시 05분 자택에서 김충곤과 통화하고, 공직윤리지원관실에 출근해 09시 11분 ‘위즈○○’(대표 손○○)와 통화한 직후 다시 김충곤에게 전화한 다음, 혼자서 11시 13분부터 용산전자상가 일대를 배회하며, 정부청사관리소장에게 전화한 점(진경락은 이 건으로 이인규 등에 대한 조사 진행 중 몇 시간씩 대기하거나 휴일에도 출근하는 등 항상 피의자들과 동선을 같이 해왔고, 이인규 등은 문답서 수정을 하러 간 상태였음) 등에 비춰 보면 컴퓨터 파일 삭제 행위를 주관한 것으로 보임.

※따라서 2010년 6월 29일 진경락이 평소의 퇴근경로를 크게 벗어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들러 전화했던 제타○○(2010년 7월 5일 14시 34분 원충연으로부터도 전화를 받음) 및 조○○, 용산전자상가 일대에서 전화했던 불상자에 대한 수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임.

○제1팀장 김충곤은,

-문서 파기 당일인 2010년 7월 4일(일) 심야시간대인 00시 42분 진경락과 통화를, 01시 56분까지 원충연과 4회나 통화 후 02시 05분 이인규와 통화를 했음에도 11시 9분~11시20분 사이에 이인규와 5회나 통화를 한 다음, 휴일임에도 14시 08분 공직윤리지원관실로 출근해 진경락이 출근하기 전이기는 하나 수시로 통화했던 점 등에 비춰 이인규, 진경락과 유기적 연락을 취하면서 직접 문서 파기에 관여했던 것으로 보이고,

-컴퓨터 프로그램 삭제 당일인 2010년 7월 5일 00시 21분 자택에서 원충연에게 17분 이상 전화를 하고, 07시 54분 진경락에게도 전화를 한 다음 08시 16분~08시 30분 서울 성북구 길음동으로 이동하면서 김기현과 장진수에게 전화를, 11시 23분~11시 30분 서울 종로구 신문동에서 2회에 걸쳐 진경락에게, 11시 44분 공직윤리지원관실에 도착해서도 원충연에게, 19시 자택에 와서도 진경락에게 전화하는 등 수시로 상호 유기적으로 연락을 취하면서 진경락과 함께 원충연, 김기현, 장진수 등으로 하여금 컴퓨터 프로그램 삭제 등을 지시했을 것으로 보임.

※따라서 09시 14분~10시 25분께 김충곤에게 2회에 걸쳐 전화한 김○○ 및 18시 54분 김충곤에게 전화했던 ‘삼부○○’에 대한 확인도 필요할 것으로 보임.

휴일에도 출근해 여기저기 전화

아침 일찍부터 한밤중까지 3일간 숨 가쁜 통화
○제1팀원 권중기는,

-휴일임에도 2010년 7월 4일 13시 59분 공직윤리지원관실에 출근해 최종석에게 전화를 한 사실이 확인되는 점 등으로 보아 문서 파기에 직접 관여했을 것으로 보이고, 18시에는 이기영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직후 김충곤에게 전화를 하고, 20시 33분께는 이기영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심야시간대인 23시 24분~23시 40분 각 김충곤과 원충연에게 전화를 하는 등 상호 유기적 연락이 확인되는 가운데,

-컴퓨터 프로그램 삭제 당일인 2010년 7월 5일(월) 08시 09분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이기영에게 전화를, 12시 35분 3회에 걸쳐 문경식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12시 44분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에 다녀온 후, 14시 20분 다시 창성동 별관으로 돌아와서 김충곤에게 전화를 한 다음, 17시 22분 서울 종로구 충신동 60 예일빌딩 근처에서 ‘주식회사 엠’으로 전화를 한 직후 김충곤에게 전화를 하는 등 이기영과 김충곤의 지시에 따라 이른 시간에 출근한 다음 컴퓨터 프로그램 삭제 등과 관련해 주변에 알아본 정황이 의심되는 등 컴퓨터 프로그램 삭제에 관여했을 것으로 보임.

※따라서 ‘주식회사 엠’에 대한 수사 필요성이 있음.

○제1팀원 김기현은,

-문자메시지를 주로 사용하는 관계로 특이사항 발견하기 어려움.

○기획총괄팀원 전용진은,

-2010년 7월 3일(토) 심야시간대인 22시 40분 상관인 이인규의 자택 근처에서 정영운에게 전화하고 난 후, 휴일임에도 문서 파기 당일인 7월 4일 공직윤리지원관실에 출근해 07시 32분 진경락에게 전화해 14분이나 통화하는 등 발신위치상 적어도 19시까지 사무실에 남아 있었으며, 21시 47분에는 상관인 이인규에게 직접 2회에 걸쳐 전화한 점으로 봐 문서 파기 결과 등을 보고하는 등 문서 파기와 컴퓨터 프로그램 삭제 등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보임.

○기획총괄팀원 장진수는,

-국무총리실 자체 조사일인 2010년 7월 3일 16시 40분 상관인 이인규의 자택 근처에서 3회에 걸쳐 짧게 전화를 한 것으로 보아 이인규를 직접 찾아간 다음

-휴일임에도 문서 파기일인 2010년 7월 4일 07시 04분 이기영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공직윤리지원관실에 08시 07분 조기 출근해 권중기에게, 08시 10분에는 이기영에게, 08시 36분에는 김충곤에게, 09시 10분에는 전용진에게, 17시 37분에는 김충곤에게 전화하는 등 전체적인 연락과정에 있었던 점으로 봐 문서 파기에 직접 관여한 사실이 확인됨.

-컴퓨터 프로그램 파기일인 2010년 7월 5일에도 조기 출근해 08시 36분 김충곤에게, 08시 50분에는 상관인 이인규에게 직접 전화한 점에 비춰 컴퓨터 프로그램 삭제 결과 등을 보고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등 컴퓨터 프로그램 삭제에 깊이 관여했을 것으로 보임(2010년 7월 7일 14시에도 이인규에게 전화함).

○기획총괄팀원 정영운은,

-국무총리실 자체 조사일인 2010년 7월 3일 17시 06분 이기영과 통화한 이후

-휴일임에도 2010년 7월 4일 공직윤리지원관실에 출근해 전용진, 장진수 등과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문서 파기 작업을 한 것으로 보이며,

-컴퓨터 프로그램 삭제일인 2010년 7월 5일 이른 시간인 07시 25분 및 07시 59분 상관인 이인규의 자택 근처에서 이인규에게 짧은 전화를 한 것으로 보아 이인규를 직접 만나 컴퓨터 프로그램 삭제 등에 대한 지시를 받았을 것으로 보이고, 11시 14분에는 이기영에게도 전화를 하는 등 컴퓨터 프로그램 삭제에 깊이 관여했을 것으로 보임.



주간동아 2012.04.09 832호 (p12~14)

조성식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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