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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빼돌린 자산만 최소 300억 자원개발업체 ‘포넷’ 커가는 의혹

2010년 청와대서 8개월 내사 후 검찰에 이첩 야당 자치단체장에게 양도성예금증서 22억 원 흘러가

  •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빼돌린 자산만 최소 300억 자원개발업체 ‘포넷’ 커가는 의혹

빼돌린 자산만 최소 300억 자원개발업체 ‘포넷’ 커가는 의혹

2009년 1월 16일 공군회관에서 열린 한국광물자원공사 CI 선포식. 오른쪽이 한국광물자원공사 김신종 사장.

2009년 상장폐지된 해외자원개발업체 포넷(대표 김진도)을 둘러싸고 최근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우회상장→공시→상장폐지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대주주의 횡령과 배임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은 횡령 자금 중 일부가 정치권으로 흘러갔다는 의혹까지 제기한다. 일부 의혹은 피해보상을 위해 진행 중인 재판 과정에서 확인돼 관심을 모은다.

‘주간동아’는 포넷과 관련한 취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 민정2비서관실이 2010년경부터 약 8개월간 이 사건을 강도 높게 내사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며, 지난해 4월경부터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이 사건의 수사에 착수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내사에 참여했던 대통령실 관계자는 최근 “민정2비서관실 직원 2명이 이 사건의 조사를 맡았다. 내사에서 이미 의혹을 상당 부분 확인했다. 검찰 수사 결과는 아직 전해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우회상장→공시→상장폐지

포넷을 둘러싼 의혹은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상자기사 참조). 먼저 김진도 대표 등 경영진의 횡령 의혹과 정치권 관련설, 특혜성 유상증자와 주가조작 의혹, 내부 정보를 이용한 정관계 인사들의 주식매매 의혹이다.

2009년 4월 상장폐지된 이후 피해자들이 각종 민형사 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김진도 대표 등 포넷 경영진은 최소 300억 원에서 최대 1000억 원에 달하는 회사자금과 정부정책자금을 빼돌렸다. 한국광물자원공사(약 25억 원, 이하 광물공사), 한국수출입은행(약 50억 원), 외환은행(45억 원) 등 정부와 금융기관에서 차입한 자금만 4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명의 정관계 인사는 포넷 주식을 사고팔아 시세차익을 남겼다. 이들은 포넷이 상장되기 6개월 전인 2007년 4월 실시된 유상증자에 참여하거나 상장 이후 주식을 사고파는 방식으로 이익을 챙겼다. 특히 포넷에 두 차례에 걸쳐 25억 원의 정책자금을 지원한 광물공사 관계자가 많았다. 이러한 의혹은 지난해 ‘신동아’(8월호) 보도를 통해 처음 확인됐다.

포넷과 관련 있는 정치권 인사로는 국민연금 감사를 지낸 회계사 노금선(49) 씨가 꼽힌다. 서울대 간호학과를 졸업한 386 운동권 출신인 노씨는 열린우리당 강원도지부 자문위원을 지냈다. 노씨는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참여했다가 참여정부 들어 정부 산하기관 임원으로 진출한 인사들의 모임인 청맥회 회원이다. 2000년경부터 포넷 주주이자 감사였던 노씨는 2007년 포넷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포넷이 상장할 당시 3만 주가 넘는 주식을 보유했다. 노씨의 모친 김·#51931;·#51931; 씨도 상장 직후 13만 주가량을 소유했다. 노씨는 현재 포넷을 실질적으로 운영한 당사자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노씨는 최근 전화통화에서 “포넷에서 큰돈을 벌지 못했다. 모친 명의의 주식은 포넷의 기존 주주에게서 사들인 것이다. 포넷 감사를 맡았지만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민원제안비서관을 지냈고 광업진흥공사(현 광물공사) 감사를 지낸 양민호 씨도 포넷 주식 1만 여주가량을 사고팔았다. 김대중 정부에서 산업연구원장을 지낸 이선 경희대 교수도 1만2000주가량을 보유한 사실이 확인된다. 이 교수는 양 비서관의 광주제일고 선배다. 최근 기획재정부 기금운용평가단장에 위촉된 한완선 명지대 교수는 36만 주 이상을 사고팔았다. 포넷 대표를 지내기도 했던 한 교수는 지난 정부에서 기획예산처 기금제도기획관을 맡았다.

광물公 임직원 특혜 증자에 참여

빼돌린 자산만 최소 300억 자원개발업체 ‘포넷’ 커가는 의혹

광물자원공사가 참여하고 있는 볼리비아 동광산 현장.

포넷의 주식거래 과정에서 가장 문제되는 부분은 포넷이 상장하기 전인 2007년 4월 실시한 유상증자다. 당시 포넷은 605만 주를 유상증자하면서 기존 주주에게 495만여 주, 제3자에게 109만여 주의 실권주를 배당했다. 당시 실권주를 받아간 사람 중에는 광물공사 임직원 3명과 세무공무원(임·#51931;·#51931;)이 포함됐다. 특히 당시 광물공사 자원개발본부장이던 김안곤(3만 주), 광물공사 자원사업부 간부를 지낸 엄수종(2만 주), 권태호(1만 주) 씨는 광물공사에 재직하면서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는 공직자윤리법에 저촉되는 행위다. 당시 포넷이 발행한 유상증자 주식의 주당 가격은 500원이었다. 그러나 당시 포넷 주식은 프리보드(비상장 증권시장)에서 주당 1500~3000원 선에 거래됐다. 따라서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식을 배당받은 것 자체가 특혜였다. 게다가 통상적으로 유상증자로 발행한 주식의 경우 주가 보호를 위해 1년가량의 보호예수 기간을 설정하는 데 포넷은 유상증자 과정에서 그런 규정을 두지 않았다. 다시 말해 유상증자를 받는 즉시 프리보드 시장에 내다팔아도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6배까지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었다는 얘기다.

포넷이 그해 8월에 진행한 2차 유상증자와 비교해도 2007년 4월 진행된 유상증자가 얼마나 큰 특혜였는지 알 수 있다. 포넷은 8월 2차 유상증자(99만9999주)를 실시하면서 주당 발행가액을 2000원으로 정했다. 게다가 1년간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보호예수조건을 걸었다. 1차 때와 달리 조건이 나빠서인지 2차 유상증자에는 광물공사 등 정관계 인사가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

포넷은 2007년 11월 교육전문업체였던 ㈜케이스를 통해 코스닥시장에 우회상장했다. 당시 포넷 측은 두 회사의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는데, 행사 가격은 5618원이었다. 액면가 500원의 11배가 넘는 금액이었다. 합병 6개월 전에 실시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받았다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당장 11배가 넘는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합병한 다음 재상장한 이후 포넷 주가는 한동안 6000~7000원대를 오르내렸다. 피해자대책위 한 관계자는 “한마디로 유상증자를 통해 관련 기관 공직자에게 뇌물을 준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주장했다.

더 이상한 점은 포넷이 유상증자를 한 지 3개월 후인 2007년 7월 광물공사가 25억 원에 달하는 정책자금지원 결정을 내렸다는 점이다. 이때는 이미 앞서 언급한 김안곤 전 광물공사 본부장 등 광물공사 관계자 여러 명이 이 회사의 주식을 주당 500원에 수만 주씩을 보유하던 때다. 포넷이 상장한 직후인 그해 12월,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광물공사 직원 3명은 나란히 포넷의 회장과 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피해자대책위에서 확인한 포넷의 주주명부에 따르면, 이들 외에도 광진공 직원 H, I씨 등이 각각 자신과 가족의 명의로 10만 주, 8만 주가 넘는 주식을 보유했다가 팔아 상당한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전·현직 직원과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 광물공사 홍보실 관계자는 “김안곤 전 본부장 등 포넷 유상증자에 참여한 전 직원을 포함해 광물공사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 문제가 있었는지를 내부적으로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피해자대책위 측에 따르면, 김 대표 등 경영진은 2007년 11월 포넷이 상장하기 전부터 자신들이 깊이 관여하던 국내외 법인에 단기 대여금, 투자금 명목으로 수백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보냈다. 그중 상당 금액은 아직까지 회수되지 않았다.

1년 만에 사라진 회사 자산 449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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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넷으로부터 단기 대여금 등의 명목으로 돈을 받아간 법인은 포넷에셋(대표 이두인, 이사 김진도), 에라포넷(대표 김진도), 제이나르샤(대표 장순화), 서평에너지, 이투어카드(대표 조형수, 이사 김진도), 미래코스팜(대표 김우진), FONET AK MINE CO(대표 김진도), 심천 유한공사(대표 이두인) 등이다. 이들 회사는 대부분 김진도 대표 등 포넷 관계자가 대표와 이사진을 구성한 관계회사다.

포넷이 유상증자를 한 직후인 2007년 6월 설립한 제이나르샤는 법인 설립 전부터 포넷 주가가 폭락(2008년 7월 28일)하기 직전인 2008년 7월 23일까지 총 31번에 걸쳐 58억 원이 넘는 돈을 단기 대여금 등 명목으로 포넷에서 받아갔다. 그중 6건은 금전소비대차계약서(어떤 사람이 자기 돈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줄 것을 약속하고 그 상대방은 빌린 돈을 일정 기일에 반환할 것을 약속함으로써 체결되는 채권계약으로, 일종의 기간이 명시된 차용증)도 없었다. 포넷에셋도 2007년 10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총 65회에 걸쳐 37억7000여만 원을 빌려갔다. 제주에 주소지를 둔 이투어카드는 포넷으로부터 2007년 12월 4일부터 2008년 8월까지 총 7억2000여만 원을 빌렸다. 김진도 대표가 해외에 가지고 있던 SPC(특수목적법인)로 보낸 자금도 상당한 규모였다. 이와 관련해 피해자대책위 측 한 관계자는 “포넷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법인에 수백억 원을 단기 대여금, 투자금 명목으로 보냈다. 그중 일부 기업은 돈을 빌려간 뒤 상환하지 않고 폐업한 것으로 확인했으며, 존속 법인도 상당 금액을 상환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차용증은 있는데 실제 돈거래 흔적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 차용증을 위조했을 개연성이 있다. 이들 법인은 대부분 김진도 대표 등이 관여해왔다. 이들 법인으로 흘러나간 자금만 300억 원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실제 포넷은 2008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584억 원의 자산을 가진 회사였다. 그러나 2008년 결산감사보고서에는 회사자산이 135억 원으로 나와 있다. 6개월 사이에 449억 원의 자산이 어디론가 사라진 것이다. 상장폐지 직전인 2009년 3월 말에는 자본잠식률이 296.5%에 이른다. 회사가 보유한 유무형의 자산을 빼도, 최소 300억 원 이상의 현금자산이 어디론가 사라진 것이다.

포넷의 법인 자금 흐름 중 눈길을 끄는 대목은 2008년 7월경 포넷 명의로 발행한 2장의 양도성예금증서(CD) 22억 원가량이 임성훈 전남 나주시장(민주통합당 소속)에게 전달됐다는 점이다. 임 시장에게 CD를 전달한 사람은 김진도 대표의 비서실장이던 최·#51931;·#51931; 씨다. 최씨는 포넷과 관련한 횡령 의혹의 중심에 있는 제이나르샤 대표 장·#51931;·#51931; 씨의 남편이다. 임 시장은 벤처기업인 바텍㈜의 대표이사와 경기벤처협회 회장 등을 지냈고, 2010년 7월 지방선거에서 나주시장에 당선된 인물로, 민주통합당에 상당한 인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대책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포넷에서 조성된 자금이 정치권(구여권)으로 유입됐다는 의혹이 끊이질 않았는데, 그중 일부가 확인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시장은 포넷 피해자들이 진행 중인 민사재판 과정에서 CD 22억 원에 대해 “옵셔널캐피탈이라는 회사에 빌려준 돈을 포넷을 통해 받은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임 시장 측은 그 증거로 임 시장과 옵셔널캐피탈, 옵셔널캐피탈과 포넷 측이 맺은 차용증을 각각 증거로 제출했다. 그러나 임 시장 측이 제출한 차용증은 조작 의혹을 받고 있다. 피해자대책위 관계자는 “임 시장이 증거로 제출한 옵셔널캐피탈과 포넷 간 차용증은 2008년 3월 21일 맺어진 것으로 돼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차용증에 나온 CD 가격은 계약 체결 사흘 후인 2008년 3월 25일 기준이다. 다시 말해, 발행되지도 않은 CD의 가격을 적은 차용증을 증거로 내놓은 것이다. 변동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CD 가격은 매일매일 달라진다. 임 시장이 제출한 차용증은 사후에 조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주간동아는 임 시장의 해명을 들으려고 3월 14일 질의서를 보냈다. 임 시장은 다음 날 전화로 설명했다.

김 대표 “난 횡령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포넷이라는 회사를 모른다. 김진도 대표도 모르는 사람이다. 옵셔널캐피탈(당시 KMM)에 빌려줬던 22억 원을 포넷을 통해 CD로 받은 것뿐이다. 돈을 빌려주고 받는 과정 전반을 6촌 동생이 처리했다. 2008년 6월경 동생으로부터 포넷의 CD를 받은 것 같다.”

주간동아는 3월 14일 해외에 체류중인 김진도 대표에게도 이메일로 질의서를 보냈다. 김 대표는 다음 날 답변을 보내왔다.

“유상증자를 하던 2007년 4월 당시 포넷은 매출 30억 원대의 회사로 성장 가능성은 있었지만 미래가 불투명했다. 회계법인에서는 당시 포넷 주식의 주당 본질가치를 579원으로 평가했다. 주당 500원에 유상증자를 한 것은 특혜가 아니었다. 김안곤 전 광물공사 본부장 등은 미래가 불투명한 작은 기업에 좋은 뜻을 가지고 오신 분들이다. 존경을 받아야 할 분들이다. …단기 대여금 중 일부는 상환했고, 사업에 실패한 경우 일부 상환이 이뤄지지 못했다. 임성훈 나주시장이 포넷의 CD를 받아간 사실은 몰랐다. 자금 사정이 어려워 한 투자회사에서 자금을 빌리면서 CD를 담보로 제공했을 뿐이다. 감히 말하지만, 나는 단 한 푼도 횡령하지 않았다. 꼭 귀국해 사건을 마무리 짓겠다.”

해외자원개발업체 ‘포넷’은?

코스닥 상장 시가 총액만 2000억 원…대표는 해외 도피 중


2000년경 설립된 해외자원개발업체 포넷(대표 김진도)은 한때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자원개발주 중 시가총액 1위 회사였다. 상장 몇 개월 만에 시가총액이 2000억 원을 넘기도 했다. 선물, 옵션 트레이딩 시스템 개발업체로 출발한 이 회사는 2007년 3월 사업 목적에 국내 및 해외 자원개발 및 판매업을 추가하면서 해외자원개발업체로 변신했다.

교육서비스 전문기업 ㈜케이스와의 합병이 예고된 2007년 하반기부터 한국광물자원공사 정책자금 지원(2007년 11월 14일, 2008년 6월 15일), 한국수출입은행 정책자금 지원(2007년 11월), 카자흐스탄 동광산 개발 참여(2007년 4월), 북한 무연탄 판매권 확보(2007년 10월) 같은 소식을 전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2007년 11월 ㈜케이스를 통한 우회상장에 성공한 이후에도 포넷은 라오스 주석광산 취득(2007년 12월), 7552억 원 규모의 러시아산(産) 오일트레이딩 계약(2008년 5월) 등 호재성 공시를 터뜨렸다.

그러나 그동안 공시했던 각종 해외 사업이 어려워지거나 부풀려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한때 9000원(액면가 5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100원대로 추락했고 2009년 4월 대주주 등의 횡령, 배임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상장폐지됐다. 포넷 대표였던 김진도 씨는 상장폐지 전인 2009년 1월 13일 가족과 함께 호주로 출국한 뒤 현재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다. 피해자들의 고소로 경영진의 횡령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해외 체류 중이라는 이유로 김씨를 기소중지했다.




주간동아 829호 (p26~29)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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