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25

2012.02.20

뇌물과 돈 봉투 관행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12-02-17 16: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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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다녀온 지인에게서 들은 얘기입니다.

    병원에 입원한 사람이 의약품이 부족해 사소한 감염으로 목숨을 잃는답니다. 원조받은 의약품을 관료가 빼돌려 치부해서 그렇다네요. 외부에서 지원한 의료장비를 ‘수출’도 한답니다. 미국이 지원한 돈으로 운영하는 카불의 대우드 국립 군병원을 부패 백화점이라고 부르는데, 환자가 뇌물을 주지 않으면 치료에 나서지 않고 음식도 주지 않는답니다. 부패는 이렇듯 사람을 죽이기도 합니다.

    북한에서 탈출한 지인에게서 들은 얘기입니다.

    당이나 군부와 얽히면 일이 크든 작든 뇌물을 줘야 한답니다. 힘 있는 자들이 하나같이 썩을 대로 썩어 돈이면 안 되는 일이 없다네요. 김정일의 장남은 ‘도쿄신문’ 기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돈 버는 사람이 생존하려고 고위층에 상납하는 뇌물 금액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 부패한 구조는 반드시 붕괴한다.” 그의 말마따나 부패는 나라를 망하게도 합니다. 구(舊)소련이 그랬죠.

    부패는 인간 본성에서 비롯하는 것일까요, 사회가 덜 성숙해서 발생하는 것일까요.



    뇌물과 돈 봉투 관행
    대통령 친인척, 측근을 둘러싼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습니다. 권력자와 가깝거나 힘을 가진 자들이 공공자산을 남용하거나 뇌물을 수수했다는 겁니다. 돈 봉투를 건네라고 지시했다고 의심받는 전 국회의장이 언급한 ‘법의 범위를 약간 벗어난 여러 가지 관행’이라는 말이 흥미롭습니다. 카불에서는 의약품을 빼돌려 파는 게 관행일 겁니다. 북한 관료는 뇌물 받는 것을 당연시할 거고요. 국제투명성기구는 부패는 민주화 정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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