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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 설 특집 영화

4色으로 그려낸 판타지 여행

꿈·진실·사랑·모험

  • 이형석 헤럴드경제 영화전문기자 이화정 씨네21 기자

4色으로 그려낸 판타지 여행

4色으로 그려낸 판타지 여행
돈 때문에, 가족 때문에 미뤄둔 꿈이 있다면 올해는 꼭 도전해보세요. 너도나도 비밀을 숙덕대고 거짓말이 판치는 시대라지만 진실이 승리한다는 걸 확인하는 한 해가 될 거예요. 여기저기 상처 난 마음, 위로와 사랑으로 꼭 치유될 거예요. 어제와 같은 오늘이라 생각 말고 모험을 시작해보세요. 지난해 열심히 만든 영화들이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올 거라고.

‘꿈과 희망’에는 내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 감동 드라마, ‘비밀과 거짓말’에는 시대의 수수께끼를 풀어내려는 사람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 ‘사랑과 치유’에는 사랑과 위로로 서로를 보듬는 사람들의 이야기, ‘가족과 모험’에는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작품을 모았습니다.

꿈과 희망

‘댄싱퀸’

뭐, 서울시장 후보 부인이 댄스가수?




4色으로 그려낸 판타지 여행
“그럼 아내를 버리라는 말이냐.”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선 당시 장인의 좌익 활동 전력이 문제가 되자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영화에서 황정민은 서울시장 후보로 선전하던 중 ‘춤바람’ 난 아내 때문에 위기를 맞자 정면 돌파를 택한다. 메가폰을 잡은 이석훈 감독은 “선거운동 기간에 아내 때문에 비난받고 위기를 맞는다는 설정은 노 전 대통령에게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댄싱퀸’은 일약 전 국민적 스타로 떠올라 정치계에 발을 들여놓으며 서울시장 후보가 된 남자와 신분을 숨기고 댄스가수에 도전한 그의 아내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다. 황정민과 엄정화가 자기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며 이 특별한 사연의 부부를 연기했다.

영화는 1980년대 중반, 진한 부산 사투리를 쓰는 촌뜨기 초등학생이 서울로 전학을 와 얼굴 예쁘고 깍쟁이인 소녀를 만나는 것에서 시작한다. 철부지 코흘리개로 만났다가 헤어진 지 몇 년, 시위 구호와 화염병, 최루탄 연기가 그칠 날 없던 1990년경 거리에서 두 남녀가 재회한다. 시대의 거센 물결에 어설프게 발을 걸친 어수룩한 ‘고대 법대생’과 ‘신촌의 마돈나’로 나이트클럽을 평정했던 연대의 날라리 여대생은 결혼에 골인하며 우연을 운명으로 만든다. 다시 시간이 흘러 황정민은 돈 안 되고 별 볼 일 없는 노무 전문 변호사로 근근이 살아간다. 생계는 에어로빅 강사인 아내 몫이다. 그러던 어느 날 황정민이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고, 이내 전 국민적 영웅이 된다. 때마침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열세에 있던 한 정당 관계자가 그에게 출마를 제의한다.

한편 아내 엄정화는 오랜 꿈이던 가수가 되려고 남편 몰래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했다가 연예기획사에 발탁돼 여성 4인조 댄스그룹 멤버로 데뷔를 앞두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 정당 경선에서 파란을 일으키던 황정민에게 아내의 댄스그룹 데뷔 사실은 그야말로 폭탄일 수 있다.

정치와는 거리가 먼, 보잘것없는 소시민이던 남자는 우연히 서울시장 후보가 되면서 잊었던 꿈을 되살려낸다. ‘서민과 보통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사회.’ 결혼 후 아내이자 엄마로만 살았던 여자는 처음으로 온전한 자기 인생을 살아보기로 작정한다. 이 둘의 꿈이 엇갈린다. 명절 연휴 내내 기름 냄새와 설거지, 남편과 아이들 뒤치다꺼리에 지친 아내와 엄마를 위한 영화다. 미안함이 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던 남편을 위한 영화이기도 하다.

춤과 노래를 곁들인 코미디다. 독재와 시위로 얼룩졌던 시절을 유머러스하게 재현하는 등 영화 ‘써니’의 흥행코드가 엿보이고, 황정민과 엄정화의 연기 내공이 빛을 발한다. 황정민이 속한 정당 색깔은 파란색, 정당명은 민진당, 기호는 2번이다.

감독 : 이석훈/ 출연 : 황정민, 엄정화

‘페이스메이커’

30km 들러리 아니다, 달려라 달려!


4色으로 그려낸 판타지 여행
육상계에서 쓰는 ‘삼발이’라는 은어를 아는지. 마라톤에서 메달이 유력한 같은 팀 선수를 위해 투입하는 이른바 ‘작전용 선수’, 즉 페이스메이커를 뜻하는 말이다. 완주거리 42.195km 중 페이스 조절이 필요한, 출발 후 30km 지점까지만 필요한 선수라 해서 ‘삼발이’라 부른다. 영화 ‘페이스메이커’는 평생 남을 위해 달렸던 들러리 인생이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자신을 위해 완주에 나서는 이야기다.

주만호(김명민 분)라는 30대 후반의 퇴물 마라토너가 있다. 통닭집을 운영하는 친구 집에 얹혀살며 배달일로 눈칫밥을 얻어먹는 사내다. 어린 시절 부모 없이 자란 그는 유일한 피붙이인 동생을 위해 달려왔다. 이제 동생은 외무고시에 합격해 어엿한 서기관이 됐지만, 그는 오늘도 튀긴 닭이 식었다며 짜증 내는 고객들의 불만을 듣는 처지다.

그러던 중 2012년 런던올림픽 마라톤을 앞두고 새로 부임한 국가대표 감독(안성기 분)으로부터 호출을 받아 태릉선수촌에 입성한다. 물론 금메달이 유력한 선수를 돕는 페이스메이커 구실을 위해서다. 런던올림픽 출전이 가능한 선수는 모두 세 명. 이 세 자리 중 하나를 주만호가 차지하니 후배들의 질시와 모멸이 쏟아진다. 이 모든 것을 참아낸 그를 정말 아프게 한 건 동생의 비수 같은 선언이다.

“형 때문에 나는 평생 돌덩이를 맨 것 같은 기분으로 살아왔어. 이제 제발 나를 놓아주고 형 인생을 살아.”

그래도 빚 때문에 페이스메이커에서 벗어날 수 없는 주만호. 런던올림픽 마라톤의 출발 총성이 울리고 그는 또 골인 지점이 아닌 30km를 목표로 내달린다. 과연 그는 자기 인생에서 첫 마라톤 완주를 해낼 수 있을까.

주연을 맡은 김명민은 삼성전자 육상단 남자 장거리팀 감독이자 이봉주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오인환 코치로부터 2개월여 지도를 받았다. 가난하고 바보스러울 정도로 우직한 주만호로 보이려고 인공치아를 낀 채 연기하는 열정을 보였다. 안성기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선수들에게 희생을 요구하면서까지 1등에 집착하는 냉정한 감독의 모습을 연기했다. 배우들의 호연에도 눈물을 강요하는 신파적인 설정과 허술한 구성이 아쉽다. 현지에서 촬영한 런던올림픽 장면은 제법 볼만하다. 마라톤에서 30km 지점은 페이스메이커에겐 종착점이지만, 선수들에겐 승부수를 띄우는 새로운 출발점이다. 우리 인생이라고 뭐 다를까.

감독 : 김달중/ 출연 : 김명민, 안성기, 고아라

비밀과 거짓말

‘부러진 화살’

그는 왜 막강 사법 권력을 쏘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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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있었던 이른바 ‘석궁테러사건’을 소재로 했다. 사법 권력을 정면으로 비판한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여론의 반향을 이끌어냈다. 영화 자체로도 뛰어난 완성도와 극적인 흡입력 등 긴장감 넘치는 법정드라마의 매력을 갖췄다.

석궁테러사건의 발단은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의 한 대학에서 수학과 조교수로 재임 중이던 김명호 교수는 대학별고사 수학 문제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한 뒤 부교수 승진과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김 전 교수는 이에 반발해 교수 지위 확인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당시 재판관은 김 전 교수가 재임했던, 그러니까 김 전 교수의 소송 상대였던 대학 출신이었다. 김 전 교수는 재판 결과에 항의하려고 담당 판사 집을 찾아가 석궁을 들이댔다. 이 사건은 ‘사법권에 대한 도전’으로 비치며 당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다. 김 전 교수는 결국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후 2011년 만기 출소했다.

영화는 김 전 교수의 이름을 김경호(안성기 분)로 살짝 바꾸고 사건의 전체적인 틀은 그대로 유지했다. 영화는 판사를 찾아간 김경호가 실제로 석궁을 쏴 상대가 부상을 입었는지, 아니면 석궁을 들고 위협만 했는지를 가리는 공판 과정을 주로 그린다. 재판정에서 김경호는 “사회의 합의와 법을 지키는 것이 보수”라며 자신이야말로 진정한 보수주의자라 말하고 “법대로”를 외치며 법 규정을 조목조목 들이대는 반면, 검사와 판사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열지 못하거나 결정적 증인과 증거를 묵살하는 모습이 아이러니하다. 영화에서 검사와 판사를 포함한 사법 권력은 뻔뻔하고 파렴치하고 무원칙하고 이기적이며 탈법적인 집단으로 묘사된다. 사법 권력에 대한 분노지수를 높이는 장면이 여럿이다. ‘국민배우’로 불리는 안성기가 김경호 역을 맡아 바보스러울 정도로 원칙주의자인 동시에 능청스럽게 유머를 구사하는 인물을 연기했다.

감독 : 정지영/ 출연 : 안성기, 박원상, 나영희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재벌가의 끔찍한 뒷모습에 전율


4色으로 그려낸 판타지 여행
이번 설 연휴에 비교적 여유 있는 사람이라면, ‘밀레니엄 3종 패키지’를 권한다. 스티그 라르손의 소설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과 1월 5일 개봉한 스웨덴의 동명 영화, 그리고 설 연휴 직전 개봉한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할리우드 버전 영화다. 원작 소설과 두 편의 영화는 DNA와 골격이 동일한 데도 맛이 다르다. 소설은 디테일한 면에서 단연 최고고, 스웨덴 버전의 영화는 캐릭터 구현과 짜임새에서 할리우드 버전에 앞선다. 반면 화려한 볼거리와 속도감, 분위기는 역시 할리우드 영화가 최고다.

기업 비리와 재벌 부패를 집중적으로 추적해온 경제 기자 미카엘(대니얼 크레이그 분)은 ‘밀레니엄’이라는 비판적 경제전문지를 공동 소유하고 있다. 기사에서 비리 기업주를 고발했다가 명예훼손 소송에 휘말려 패소하는 바람에 기자로서 불명예를 안고, 경제적으로도 파산 위기에 몰린다. 그런 그에게 거대 가족기업에서 은퇴한 헨리크 방예르가 40여 년 전 손녀가 살해된 의문의 사건을 조사해달라고 의뢰해온다. 거액과 함께 미카엘을 궁지로 몰아넣은 비리 기업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매력적인 제안이 붙었다. 미카엘은 천재 여성 해커인 리스베트(루니 마라 분)와 함께 방예르 가문을 둘러싼 수수께끼 퍼즐을 하나씩 맞춰나간다. 그들이 마주한 방예르 가문의 역사는 탐욕과 나치즘, 여성학대로 얼룩져 있었다.

근 100년에 걸친 다양한 인물의 복잡기괴한 이야기가 2시간 넘는 러닝타임에 빼곡히 들어차 있다. 정의감 넘치는 중년 기자와 문신으로 온몸을 휘감은 ‘펑크걸’ 해커의 조합이 셜록 홈스와 왓슨 박사의 파트너십만큼이나 매력적이다. 스릴러의 짜릿한 전율을 느끼기에 적격이다.

감독 : 데이비드 핀처/ 출연 : 대니얼 크레이그, 루니 마라

사랑과 치유

‘원스 어게인’

두 연인의 음악과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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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은 ‘원스’의 해였다. 적어도 영화팬들에겐 그랬다. 아일랜드의 정서를 고스란히 담은 노래 ‘Falling Slowly’가 퍼져 나가는 동안, 영화 속 연인 글렌 한사드와 마르케타 이르글로바의 사랑은 실제가 됐다. ‘원스 어게인’은 아름다웠던 작은 영화 ‘원스’를 바탕으로 시작된 영화다. 글렌이 먼저 제안했다. 자신과 연인 마르케타가 결성한 밴드 ‘스웰 시즌’의 공연 투어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해보자는 글렌의 생각에 세 명의 감독이 기꺼이 참여했다. 투어를 하는 동안 밴드의 무대 뒷이야기, 거기에 연인의 사랑 이야기까지 더해진다면 그 자체로 의미 있는 기획이었다.

촬영하는 3년여 동안 애석하게도 상황이 달라졌다. 오스카 음악상 수상과 유명세는 자유롭던 뮤지션의 생활을 구속했고, 연인은 가치관의 차이로 위기를 겪어야 했다. 이 급작스러운 균열 앞에서 카메라는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처럼 보인다. ‘과연 어디까지 담아낼 수 있었을까?’ 하고 묻는다면, 거의 대부분 날것으로 보여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랑의 시작을 그린 영화 ‘비포 선셋’과 그 먼 훗날의 이야기를 담은 ‘비포 선라이즈’처럼 ‘원스’ ‘원스 어게인’은 가감 없이 사랑의 시작과 끝을 노래한다. 씁쓸하고 아련한 헤어짐을 노래한 스웰 시즌의 두 번째 음반 ‘Strict Joy’ 공연을 보는 것 같다.

감독 : 카를로 미라벨라 데이비스, 크리스 댑킨스, 닉 어거스트 페르나/

출연 : 글렌 한사드, 마르케타 이르글로바

‘세 번째 사랑’

세 번 결혼한 남자가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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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별일도 다 있다. 두 번째 결혼식 피로연에서 완벽한 이상형의 여자를 만난 남자라니! 도덕적으로 심각하게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어쩌겠는가. 이게 그 남자의 진심이라는데. 그렇다면 운명적인 상대와 평생 행복하게 잘 살았을까. 우여곡절 끝에 세 번이나 결혼했지만 모두 실패로 막을 내린다.

바니(폴 지아매티 분)의 화려했던 결혼 편력에 대한 회상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바니의 지난 40년에 대한 회고록이다. 그토록 염원하던 결혼생활은 실수 때문에 어그러지고, 경영하는 TV프로덕션 사업은 영 가망이 없는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알츠하이머 판정까지 받은 그는 자신이 살아온 날들을 하나하나 돌이켜 본다. 젊을 때 친구를 죽였다는 누명까지 쓴 바니에게 이 돌아봄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영화 원제는 ‘바니의 버전’이다. 그래서 시종일관 바니의 시각으로 본 그의 실책이 그려진다.

그러나 인생에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평가하는 또 다른 버전의 ‘나’가 있다. 그래서 바니 인생을 총체적으로 판단하는 건 관객 몫이다. 다른 건 제쳐두더라도, 땅딸막한 대머리에 성질까지 괴팍한 바니를 연기한 폴 지아매티(‘사이드 웨이’에서 그 비싼 와인을 벌컥벌컥 마시던 남자)와 바니의 영원한 지지자인 아버지로 분한 더스틴 호프먼의 연기가 압권이다.

감독 : 리처드 J. 루이스/

출연 : 폴 지아매티, 로자먼드 파이크, 더스틴 호프먼

‘자전거 탄 소년’

동화 같은 이웃을 위한 무한 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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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무장해제하고 싶다면, 11세 소년 시릴(토마 도레 분)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좋겠다. 소년의 사정은 이렇다. 아끼던 자전거를 잃어버렸고, 보육원에 자신을 맡긴 아빠는 소식이 없다. 알고 보니 자전거는 아빠가 팔아치웠고, 아빠는 자기를 버렸다. 여기까진 그럴 법한 현실인지 모른다. 기적은 지금부터다. 생면부지의 미용사인 사만다(세실 드 프랑스 분)가 시릴을 도와주는데, 놀랍게도 뚜렷한 이유나 목적이 없다. 이게 가능하냐고?

머릿속 계산으론 도저히 내리기 어려운 이 희망적인 결론을 두고, 연출을 맡은 다르덴 형제는 이렇게 말했다. “이건 현대의 동화다.” 감정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음악을 사용하지 않은 채 사실적 영화를 만들어온 두 감독이 ‘동화’를 위해 이번 영화에서 처음 음악을 사용했다. 위태위태하게 자전거를 타고, 호의를 뿌리치는 데 선수인 소년. 가슴속에 분노가 가득한 소년을 무조건적으로 감싸주는 사만다를 보고 있으면 이건 정말 동화가 분명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사만다의 헌신에 의심을 품을지도 모른다. 2011년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

감독 :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출연 : 세실 드 프랑스, 토마 도레

‘신과 인간’

신이시여, 이 시련 어찌합니까?


4色으로 그려낸 판타지 여행
알제리 산골 수도원에 정착한 일곱 명의 트라피스트 수도사. 의료 지원은 물론 고민 상담까지 하는 수도사들은 가난한 마을 사람들에게 종교 이상의 것을 베푸는 고마운 존재다. 하지만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자국 내 모든 외국인에게 추방 명령을 내리면서 평화롭던 이들 관계도 깨져버린다.

신과의 맹세, 그리고 수도사의 사명을 지키고자 하는 신념 저편으로 유혈 사태에 맞서야 하는 죽음의 공포가 엄습해온다. 기로에 선 수도사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이들의 판단과 선택은 종교를 뛰어넘어 인간 개인의 문제로 귀결된다.

극적인 허구 같지만, 1996년 알제리 티브히린에서 실제로 벌어진 프랑스인 수도사 살해사건을 바탕으로 했다. 그자비에 보브와 감독은 이 영화로 ‘네가 죽을 것을 잊지 마라’(1995)에 이어 또 한 번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감독 : 그자비에 보브와/ 출연 : 램버트 윌슨, 미셸 롱스달

가족과 모험

‘장화신은 고양이’

고양이의, 고양이에 의한, 고양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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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렉’ 연작을 보면서 장화 신은 고양이의 애절한 눈망울에 매혹당한 이들을 위해 만든 영화. 슈렉도, 피오나 공주도, 동키도 나오지 않는다. ‘장화신은 고양이’는 그야말로 고양이의, 고양이에 의한, 고양이를 위한 영화다. 이른바 ‘슈렉’의 스핀 오프(spin-off, 영화나 드라마 조연이 주인공에 버금가는 활약을 할 때 그 조연을 주인공으로 해 별도의 시리즈를 제작하는 것)다.

영화 뼈대는 동화 ‘잭과 콩나무’와 흡사하다. 장화 신은 고양이의 꿈이 마법 콩나무를 타고 하늘나라 거인의 성에 가서 황금알 낳는 거위를 찾는 것이니 말이다. 꿈은 원대하건만, 그 꿈이 순순히 이루어질 리 없다. 마법의 콩을 가진 악당과 대결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장화 신은 고양이의 목소리 연기는 매력남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했다.

감독 : 크리스 밀러/ 목소리 출연 : 안토니오 반데라스,

셀마 하이에크, 자흐 갈리피아나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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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벤저민 미의 실화… 가슴이 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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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잃고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은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위해 아빠가 다니던 신문사를 때려치우고 전 재산을 털어 동물원을 산다면? 집 안에서 창문을 열면 호랑이와 뱀이 눈을 맞추는 초현실적인 풍경! 황당하지만, 영국의 칼럼니스트 벤저민 미의 실화다.

놀라기엔 아직 이르다. 진짜 재미있는 일은 동물원을 산 후에 펼쳐진다. 호기 있게 일을 저지르긴 했으나 영 감당이 안 된다. 손볼 데가 많고 돈 들어갈 곳도 어마어마하다. 졸지에 초보 사육사가 된 아빠 벤저민(맷 데이먼 분)과 반항기 가득한 아들, 그리고 어린 딸. 이들이 사육사 켈리(스칼릿 조핸슨 분)와 함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이 눈물겹다.

영화는 한편의 코믹 소동극 같은 옷을 입었지만, 꽤 아픈 속내를 지니고 있다. 엄마를 잃은 아이들만큼이나,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 여자를 잃은 벤저민도 깊은 상처를 입었으니 말이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상실감에 빠진 가족, 그리고 그들에게 던져진 동물원 경영이라는 엄청난 숙제. ‘올모스트 페이머스’ ‘제리 맥과이어’를 연출한 감독의 따뜻한 시선과 배우들의 과장하지 않은 연기가 보는 이의 마음을 슬며시 흔들어놓는다.

감독 : 캐머런 크로/ 출연 : 맷 데이먼, 스칼릿 조핸슨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2 : 신비의 섬’

전설의 아틀란티스는 정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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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은 벌써부터 블록버스터 풍년이다. 관객은 풍성한 수확물을 맛보기만 하면 된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2 : 신비의 섬’의 배경은 아틀란티스다. 인간의 교만 때문에 물속으로 가라앉았다는 전설의 대륙. 3차원(3D) 입체영상으로 제작해 영화를 보고 있으면 마치 테마파크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든다.

가족 모험단이 신비의 섬 아틀란티스를 찾아 나서게 된 건 어느 날 갑자기 날아온 모스 부호 때문이다. “핍, 조른, 스트럭스….” 다름 아닌 쥘 베른의 ‘해저 2만 리’ 속 주인공들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신호 내용은 “섬은 진짜 있다”. 계속해서 로버트 스티븐슨의 ‘보물섬’,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 등이 단서로 주어진다. 이 황당한 신호 발원지는 쥘 베른의 추종자로 평생 신비의 섬을 찾아다니던 할아버지. 가족은 일단 할아버지를 만나려고 미지의 섬을 향해 떠난다. 과연 그들이 도착한 곳은 진짜 아틀란티스일까. 모험은 이제부터다. 감독과 배우는 전편과 다르지만,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모험 영화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았다.

감독 : 브래드 페이튼/ 출연 : 드웨인 존슨, 마이클 케인



주간동아 821호 (p88~95)

이형석 헤럴드경제 영화전문기자 이화정 씨네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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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

제 1300호

2021.07.30

금 내려온다, 메달 내려온다 “파이팅!!! 코리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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