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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혈관 탱탱, 모발 풍성, 잇몸 튼튼 꽃중년 프로젝트 02

‘毛난 사람’은 머리카락 날리고…

탈모, 초기부터 꾸준히 치료와 노력하면 ‘발모 기쁨’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毛난 사람’은 머리카락 날리고…

‘毛난 사람’은 머리카락 날리고…
저는 강원도에 사는 모듬성(28) 씨의 소중한 머리카락입니다. 저는 요즘 주인님인 모씨에게 아주 미안합니다. 아직 장가도 가지 않은 20대 후반의 주인님 얼굴이 떠나간 제 친구들 때문에 열 살은 더 나이 들어 보이기 때문이죠. 물론 주인님의 모발이 처음부터 듬성듬성했던 것은 아닙니다. 20대 초반만 해도 미용사가 머리 다듬기 힘들다고 하소연할 정도로 굵고 풍성했죠. 하지만 ‘민둥산’ 할아버지를 쏙 빼닮은 탈모 유전자를 타고난 데다 취직 후 잦은 음주와 흡연, 스트레스로 두피가 예민해지자 동고동락하던 제 친구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100여 모씩 떠나갔습니다. 주인님은 급속도로 줄어드는 제 친구들 때문에 성격이 소심해지고 대인기피증까지 생겨 속으로만 끙끙 앓다 임진년 새해, 탈모치료를 결심했지만 작년처럼 작심삼일이 될까 싶어 걱정입니다.

탈모치료. 知彼知己부터 먼저

하루가 다르게 줄어드는 제 친구들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은 제 주인님만이 아닙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성인 남성의 14%, 성인 여성의 5.6%가 탈모 증상을 보인다고 합니다. 특히 제 주인님 같은 20~30대가 전체 탈모 환자의 48.8%를 차지할 만큼 젊은 층에서 환자가 늘어 문제라고 하네요.

제 주인님 같은 유전형 탈모는 일단 발생하면 치료하지 않고서는 증상을 멈출 수 없습니다. 따라서 탈모가 일찍 시작할수록 떠나는 제 친구들도 많고 증상도 심해집니다. 40~50대 중년 남성에게야 저희가 없는 것이 연륜의 상징이 될 수 있지만 20~30대에게는 큰일 날 일이죠. 몇 해 전 결혼적령기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보니, 응답자의 61%가 애인에게 탈모가 생기면 결혼을 다시 생각하겠다고 답했더군요. 소개팅에서 탈모 남성이 기피대상 1호라는 것은 알려졌지만, 잘 사귀던 애인 사이를 갈라놓을 만큼 중요한 요소가 저희 머리카락이라는 사실은 놀랍기만 합니다.

이렇듯 최근 떠나가는 제 친구들 탓에 고민이 늘고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인님처럼 새해 목표를 ‘탈모 탈출’로 정하는 이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들 중에는 저희를 제대로 알지 못해 잘못된 속설만 믿고 엉뚱한 치료를 하다가 탈모 치료는커녕 아까운 돈과 시간만 낭비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탈모는 초기에 의학적으로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질환임을 왜 모르는 걸까요? 저희를 풍성하게 지킬 수 있는 의학적 치료법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조성빈 교수의 도움을 받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毛난 사람’은 머리카락 날리고…
보기에는 다 똑같은 듯한 탈모지만, 저희가 떠나는 이유와 유형은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제 주인님 같은 남성형 탈모인데, 이런 탈모는 유전적 영향으로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모발 굵기와 수가 줄어드는 유형입니다. 사춘기 이후에 발생하는 가장 흔한 유형으로, 탈모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은 대부분 여기에 포함됩니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면, 남성형 탈모는 체내에서 정상적으로 만들어지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ihydrotestosterone·DHT)이라는 물질에 유전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해 발생합니다. DHT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을 5-α 환원효소가 변화시켜 생성한 물질로, 모근에 영향을 끼쳐 저희가 자랄 수 있는 기간을 단축하고 모낭(毛囊)을 소형화해 굵고 튼튼한 성모(成毛)의 수를 감소시킴으로써 탈모를 일으킵니다. 이 때문에 남성형 탈모의 경우 원인인 DHT의 작용을 억제하는 치료를 받으면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대머리가 없다고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여성도 제 친구들이 자꾸 떠나 괴로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09년 사이 여성 탈모 환자가 73% 증가했다고 하네요. 여성에게서는 휴지기 탈모를 비롯해 유전적 원인과 남성호르몬에 의한 여성형 탈모 등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납니다. 그중 휴지기 탈모는 스트레스와 출산,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 불균형이 주원인으로 지목되죠. 휴지기 탈모는 일시적으로 탈모가 진행됐다 점차 회복되는 단기적 증상에서부터 오랜 기간 지속되는 증상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지속적 치료 필요, 작심삼일은 금물

‘毛난 사람’은 머리카락 날리고…

탈모 치료법은 원인과 증상에 따라 다르지만 크게 피나스테리드 제제 등 약물요법, 주사요법, 메조테라피, 모발이식으로 나뉜다.

새해를 맞아 다이어트를 결심한 여성이 많으실 테죠. 그런데 다이어트로 영양 불균형과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신체의 주요 장기는 평소보다 많은 영양과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피부조직이나 두피 말단조직, 그리고 저희에게 공급되는 영양과 에너지가 줄어든답니다. 그러면 모근을 튼튼히 해줘 저희가 빠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두피의 기본 기능이 부실해지면서 모발이 서서히 가늘어지고 정수리를 중심으로 점차 탈모 부위가 확대될 수 있으니 무리한 다이어트는 금물이라는 것! 잊지 마세요.

스트레스성 탈모라 여겨 줄곧 식이요법, 자가치료만 하던 제 주인님은 피부과에서 남성형 탈모 진단을 받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중입니다. 이처럼 탈모치료는 피부과에서 진단받아 자기의 유형을 확인하고 그에 따른 의학적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의학적 치료 방법에는 약물치료와 수술치료가 있는데, 증상 단계에 따라 맞춤치료를 해야 합니다. 초·중기 탈모의 경우 수술 없이 약물치료를 통해 충분히 치료 가능한데,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약물 치료제로는 먹는 약 피나스테리드 제제와 바르는 약 미녹시딜 제제가 대표적입니다.

피나스테리드 제제는 테스토스테론에서 DHT로의 전환을 막아 저희가 가늘어지고 빠지는 증상을 막아줍니다. 탈모 환자 90% 이상에게서 증상 개선 효과를 보여 초기 탈모 남성에게 많이 권하죠. 약물 복용 3개월 정도 되면 저희가 빠지는 속도가 줄고 6개월부터는 제 친구들이 새롭게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12개월쯤 복용하면 외관상 현저하게 개선됐음을 알 수 있을 정도죠. 그러나 여성에게는 효과가 없답니다. 특히 가임기 여성은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 제제는 하루에 한 번 두피에 도포하면 되는데 두피의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해 저희가 자라는 것을 돕습니다.

두 가지 치료제 모두 꾸준히 사용해야 효과가 나타나므로 새해 초 작심삼일 치료로 효과를 기대해서는 곤란합니다. 참을성이 부족한 몇몇 환자는 효과를 빨리 보지 못하면 자의적 판단으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죠. 하지만 탈모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개인차가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해 지속적으로 치료할지, 그만둘지를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치료 효과가 큰 환자 증에는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해 약물치료를 중단하는 이도 있는데, 이렇게 하면 탈모가 다시 시작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젊은 탈모 환자는 대부분 약물치료만으로도 충분히 증상을 개선할 수 있지만 심각한 탈모라면 약물치료와 함께 피부과에서 전문적인 두피치료를 받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물론 모발이식도 고려해볼 수 있죠. 모발이식은 DHT의 영향을 받지 않는 뒤통수 모발을 탈모 부위에 옮겨 심는 것인데, 일종의 모내기 같은 방식이라고 보면 됩니다. 모낭 단위로 이식한 모발은 더는 탈모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의학적 치료 못지않게 중요한 게 평상시 두피와 모발 관리입니다. 지성피부에 건성용 화장품을 사용하면 타입이 맞지 않아 여드름이나 뾰루지 같은 피부 트러블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죠? 사람의 두피 상태와 유형 또한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각각의 두피 타입에 맞춘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 심각한 탈모까지 유발할 수 있습니다.

먼저 저희를 깨끗하게 잘 씻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소 두피가 건조한 편인 사람은 1~2일에 한 번 머리를 감고 지성인 사람은 하루에 한 번 감되, 여름철같이 땀이 많이 나는 시기에는 두 번 감는 것도 좋습니다. 머리는 되도록 저녁에 감고 두피까지 잘 말립니다. 골고루 영양을 섭취해 저희에게 충분히 영양을 공급해주는 것도 중요하죠.

일부에서는 검은콩이나 검은깨가 저희에게 좋다는 속설만 믿고 이것만 드시는데, 불행히도 탈모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검증받은 식품은 아직까지 아무것도 없습니다. 골고루 잘 먹는 것이 저희를 쑥쑥 키우는 비결이죠. 2012년을 저희에게 투자하기로 결정하셨다면 과음과 흡연은 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과음과 흡연은 저희에게 영양이 공급되는 것을 방해해, 저희를 허약하게 만들고 자꾸 세상을 떠나게 만드니 피해야 합니다.

탈모 치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치료 시점입니다. 여러분도 제 주인님인 모씨처럼 민간요법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효과적인 의학치료를 받아 제 친구들이 새롭게 날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면, 2012년은 풍성한 저희를 휘날리며 희망차게 보낼 수 있으실 겁니다.

‘毛난 사람’은 머리카락 날리고…
도움말 :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조성빈 교수



주간동아 821호 (p20~23)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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