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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최고 명문 클럽은 나야, 나”

汎삼성가 골프장 종가 자존심 경쟁…안양·나인브릿지·뉴자유CC ‘3파전’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최고 명문 클럽은 나야, 나”

“최고 명문 클럽은 나야, 나”
범(汎)삼성가의 ‘명문’ 골프장 종가(宗家) 경쟁에 불이 붙었다. 에버랜드의 경기 안양시 안양베네스트 골프클럽(이하 안양)이 30년 넘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문 코스로 명성을 날렸으나, 최근 삼성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의 장손 이재현 회장이 이끄는 CJ그룹이 2009년 경기 여주군 여주읍에 해슬리 나인브릿지(이하 해슬리)를 개장하면서 명문 골프장 경쟁을 촉발했다. 이병철 회장의 5녀 이명희 (주)신세계 회장도 경기 여주군 자유컨트리클럽(이하 자유CC) 바로 옆에 명품 골프장 뉴자유CC를 추가 건설하면서 삼성가(家)의 골프장 자존심 경쟁에 가세했다.

CJ그룹에 밀린 전통 명문 안양베네스트

2000년대 초반까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문 골프장은 의심할 여지없이 안양이었다. 1968년 처음 문을 연 안양은 1999년과 2001년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지가 선정한 ‘대한민국 베스트 골프 코스’ 1위에 올랐다. 이병철 회장이 안양의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에도 관심과 정성을 듬뿍 쏟은 결과였다.

무엇보다 안양은 이곳을 찾는 사람에게 ‘대한민국 1%에 들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한다. 삼성의 고위급 임원이 초청하지 않으면 라운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안양 임직원의 몸에 밴 친절로 자기 집 안방처럼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안양은 2000년대 중반 이후 CJ그룹이 만든 클럽나인브릿지에 ‘대한민국 대표 명문 골프장’ 타이틀을 내줬다. 2001년 처음 문을 연 제주 클럽나인브릿지는 2005년부터 골프 전문 월간지 ‘골프매거진’이 선정한 세계 100대 코스에 이름을 올리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문 골프장으로 명성을 쌓았다.



CJ그룹 측은 “클럽나인브릿지는 2005년 세계 100대 코스 95위에 오른 뒤 3연속 100대 코스에 진입해 한국 골프 역사를 새로 썼다”며 “올해에는 49위로 4회 연속 세계 100대 코스에 랭크되면서 세계적인 골프장으로서의 저력을 과시했다”고 밝혔다. 클럽나인브릿지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명문 골프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미국 LPGA 투어를 한동안 유치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제주 클럽나인브릿지 외에도 10월 ‘최경주 CJ 인비테이셔널 대회’로 일반에 처음 소개된 해슬리 역시 여러 첨단 설비로 화제를 모았다. 2009년 개장한 해슬리에는 미국의 명문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그린에 설치돼 유명해진 공기 통풍 장치 ‘서브에어(sub-air)’와 온도 조절 장치 ‘하이드로닉스(hydronics)’ 시스템을 갖췄다.

CJ그룹 측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는 일부 홀에만 적용했지만, 해슬리는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세계 최초로 티잉그라운드를 포함한 전 홀에 서브에어와 하이드로닉스 시스템을 적용했다”며 “이 때문에 겨울철에도 티가 잘 꽂힌다”고 밝혔다. 해슬리 모든 홀의 그린과 페어웨이에는 고급 양잔디인 벤트그라스를 식재했다.

안양과 해슬리에서 모두 라운딩해본 적이 있는 한 재계 인사는 “코스 공략 차원에서만 보면 안양이 더 쉬운 편”이라고 말했다. 안양은 미스 샷을 해도 보기로 막을 수 있는 수준이지만 해슬리에서 미스 샷을 하면 공이 OB구역으로 가버려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최소 더블보기는 각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안양 처지에서 해슬리가 가장 부러운 점은 주변 경관일 법하다. 안양은 주변에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 답답한 느낌이지만, 해슬리는 드넓은 야산에 들어선 덕에 시원한 풍광을 자랑한다. 또 클럽하우스도 최근에 세워진 해슬리가 좋을 수밖에 없다.

설계자 이름도 밝히지 않은 ㈜ 신세계

“최고 명문 클럽은 나야, 나”

신세계 자유 컨트리클럽 서코스 6번 홀(위)과 클럽하우스(아래).

전통 명문 안양도 전면 리뉴얼 카드를 꺼내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안양은 내년부터 1년간 전면 리뉴얼에 들어간다. 골프장 업계에서는 이를 안양이 해슬리를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CJ그룹 측에서는 “해슬리 회원이기도 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모든 면에서 안양보다 나은 해슬리에서 라운딩하면서 자존심이 상할 법도 하다”고 조심스레 해석했다.

1968년 개장한 안양은 30년이 지난 1997년,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에게 설계를 맡겨 코스 리뉴얼을 단행했다. 또 2002년에는 클럽하우스를, 2003년에는 골프연습장을 각각 리뉴얼했다. 개장 30년이 지난 시점에 코스와 클럽하우스, 연습장을 순차적으로 새 단장한 것. 그러나 리뉴얼 10여 년 만에 또다시 전면 리뉴얼 카드를 꺼내들었다. 부분 보완으로는 명문 골프장의 명성을 되찾기 어렵다는 현실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에버랜드 측은 “설계와 디자인이 아직 나오지 않아 리뉴얼 이후 모습을 설명하기 이르다”면서도 “리뉴얼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명문 골프장으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신세계는 기존 자유CC 바로 옆에 뉴자유CC를 건설 중이다. 뉴자유CC는 코스를 완공할 때까지 설계자 이름을 밝히지 않기로 계약했을 만큼 철저히 비밀을 유지하면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골프장 업계에서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설계자가 코스 설계에 참여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돈다. (주)신세계 관계자도 “신세계 명성에 걸맞은 고품격 골프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전했다. 골프장 업계에서는 “해슬리보다 더 좋은 자재를 쓰지 않으면 결재가 나지 않을 정도로 해슬리를 의식한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범삼성가는 ‘대한민국 대표 명품 골프장’이라는 타이틀을 놓고 에버랜드의 안양과 CJ그룹의 클럽 나인브릿지, (주)신세계의 뉴자유CC가 자존심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한 하늘에 두 해가 뜰 수 없듯,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문 골프장도 오직 하나다. 범삼성가가 벌이는 골프장 자존심 경쟁의 최후 승자는 누가 될지 주목된다.



주간동아 2011.11.28 814호 (p40~41)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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