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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종 불쌍? 어쨌든 떴잖아요 난, 욕먹어도 쫄지 않아”

‘문제적 정치인’ 강용석 의원 “총선서 명예회복, 60세까지 계속 출마”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최효종 불쌍? 어쨌든 떴잖아요 난, 욕먹어도 쫄지 않아”

“최효종 불쌍? 어쨌든 떴잖아요 난, 욕먹어도 쫄지 않아”
트위터가 와글거린다.

@dogsul : 강용석은 정치적 바바리맨이다. 아무 데서나 성기를 드러내며 흉기처럼 위협하는 바바리맨처럼 무책임한 폭로와 소송을 성기 드러내듯 하기 때문이다.

@welovehani : 최효종은 재판해보나마나 무죄다.

‘강용석 블로그’(blog.naver.com/ equity1)도 난리다. 방문자가 300만 명을 넘었다(11월 23일 현재).

강용석(국회의원·서울 마포을·무소속)은 탐구해볼 만한 ‘문제적 정치인’. 그는 할 말이 많은 듯했다. 간질이면 터지듯 말을 쏟아냈다. 오전 10시 50분 시작한 대화는 오후 6시 넘어 끝났다.



▼ 개그맨 최효종을 들쑤셔 뭐하겠다는 건가요.

“이런 거죠 뭐. 아주 심플하게 얘기하면 제가 유죄면 최효종도 유죄인 거죠. 최효종이 무죄면 저도 무죄고요.”

그는 11월 17일 국회의원을 집단 모욕했다며 개그맨 최효종을 검찰에 고발했다. 11월 23일 서울남부지검은 이 사건을 영등포경찰서에 내려보내 수사하도록 했다.

▼ 최효종이 불쌍하다, 어이없다는 의견이 많던데요.

“불쌍하긴, 무슨. 최효종, 떴잖아요.”

딱히 틀린 말은 아닌 듯도 싶다. 최효종을 향한 응원이 넘친다. 트위터에선 ‘쫄지 마라, 최효종’을 외치는 구명운동이 벌어진다.

“심플하게 말해 최효종은 방송에 나와서 한 거고, 저는 사석에서 한 차이만 있을 뿐이에요.”

“최효종 무죄면 나도 무죄”

▼ ‘사마귀 유치원’은 보나요.

“매주 봅니다. 애들이 무척 좋아해요.”

▼ ‘국회의원 되는 법’은 언제 방송된 건가요.

“10월 2일. 4화인가. 1화부터 다 봤어요. 국회의원이 제일 재밌었고, 그 뒤로 조금 처지긴 해요.”

▼ 정치 풍자하고 개그는 다르죠.

“그런 걸 모르는 거 아니고요. 다 알죠. 내년 선거에 나갔는데, 2심까지 유죄인데 대법원에서는 무죄가 난다고 백날 설명해봐야 먹히겠어요? 대법원 판례 몇 개를 바꿔야 한다, 전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일이라고 설명해봐야 소용이 없죠.”

그는 재판 결과가 황당하다고 주장했다.

“2심에서 뒤집힐 줄 알았는데 2심도 그렇게 나오니까. 판사들이 얼마나 여론에 휘둘리면. 욕먹을까 봐 (대법원으로) 미룬 거예요.”

▼ 일이 커졌다 생각 안 해요? 네이버 검색어 1위.

“제가 1위가 아니라 최효종이 1위 아닌가요.”

▼ 강용석 블로그는 7위던데요.

“정치면에서 다 빠지고 연예면으로 옮겨갔더라고요.”

▼ 완전 비호감으로 찍힐 걱정 안 했나요.

“저한테 더 낙인찍힐 비호감이 있나요. 한미 FTA로 냉각한 정국을 (저 같은 사람이) 뭐, 이렇게 재미있잖아요.”

‘최효종 고소 사건’은 독특하다. 피고소인이 무죄를 받으면 고소인에게 득이 되고, 유죄를 받으면 고소인에게 해가 되는. 무죄가 나올 소지가 크다고 그는 내다봤다. 애꿎은 개그맨을 도구로 활용했다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1969년생인 그의 이력은 눈부시다. 경기고·서울대 법대 졸업, 사법고시 합격, 하버드 로스쿨 졸업, 하버드 로스쿨 학생대표. 구겨진 이미지를 거세하고 보면 엘리트 중 엘리트다. 강남 왕자 느낌도 살짝 있다.

그는 서울 마포구 대흥동의 공동화장실을 쓰는 주택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아버지는 교도소를 밥 먹듯 드나들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장학퀴즈’에 나가 장원을 했다. 그때 받은 장학금으로 서울대 법대에 등록했다.

“경기고 다닐 적에 콤플렉스가 있었어요. 가난한 동네에 살았거든요.”

그는 판사가 되고자 했다. 성적도 우수했다. 아버지가 목포교도소에 투옥돼 있다는 이유로 임용되지 못했다.

“처음엔 서울에서 가까운 교도소로 가요. 전과가 늘수록 서울에서 더 먼 곳에 수감되죠.”

아버지는 애증의 대상이면서 콤플렉스의 원천이다.

“마음속에 굉장히 한이 있었죠. 2008년 국회의원 당선증을 받아들고 아버지 묘에 가서 한참을 울었어요.”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최효종 고소 사건을 얘기하면서 키득키득 하던 사람이 맞나 싶었다.

▼ 성격이 여린가요

“옛날 생각하면 눈물도 나고.”

▼ 콤플렉스가 있나요.

“굉장히 콤플렉스가 있죠. 아무래도.”

그는 살면서 지금보다 나았던 과거가 없다고 했다.

“사람들이 저를 보고 참 이상하다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저는 돌아가고 싶은 과거가 없다는 거예요. 항상 현재가 과거보다 좋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인생 살면서 현재보다 나은 과거가 없었어요. 매사 굉장히 낙천적으로 생각해요. 아버지 문제도, 판사가 안 된 것도.”

성희롱 시비, 아나운서 모욕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도 낙천적이다. 오히려 잘된 일이라는 거다.

“그 사건 전보다 제가 훨씬 더 유명하잖아요. 그 전에 저를 누가 알았나요. 아무도 몰랐어요.”

타인의 시선을 무시하는 대책 없는 낙천주의가 아닌가. 콤플렉스가 낙천주의를 키워낸 듯도 싶었다.

박원순 폭로하면서 제일 행복

▼ 의정 활동하면서 제일 행복했을 때는 언젠가요.

“….”

▼ 없나 보네요.

“얘기하면 사이코라고 할까 봐요.”

그는 ‘지금’이라고 답했다.

“박원순 이런 거 (폭로)하면서 언론 주목도 받고…. 혼자 판을 이렇게 왔다 갔다 하게 할 수 있구나, 정국 물꼬를 돌릴 수 있구나 요런 게 제일 행복하더라고요.”

▼ 박원순 캠프 쪽 한 인사는 ‘강용석 때문에 이겼다’고 하던데요.

“웃자고 하는 소리죠. 자기들이 초조해하고 걱정하던 건 생각 안 하고. 그쪽에서 이긴 건 1억 원 피부과 덕이지 뭐.”

그는 1999∼2003년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집행위원으로 일했다.

▼ 친정에 총질한 꼴이네요.

“친정은 무슨, 2003년에 나왔으니까. 8년 전에 나왔는데 무슨 친정이에요. 있던 건 몇 년 되지도 않고.”

▼ 난타를 했는데….

“난타도 아니고 그냥 있는 거 얘기했거든요.”

그는 지난해 12월 1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예산 심사 때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정실질환으로 군대를 면제받았고, 승마 실력이 수준급으로 알려진 이재용 부사장은 허리디스크로 군대를 면제받았다”고 주장했다. 그것도 예산을 심사하는 회의에서 ‘느닷없이’.

참여연대 시절 삼성을 공격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중앙일보’가 자신을 공격했다고 그가 여긴다는 소문이 나돈 적도 있다.

“그 부분은 여기서 얘기하기 조금 그런데요.”

계속 캐묻자 이렇게 답했다.

“그림이 좀 더 큰 게 있는 것 같은 생각인데, 그렇게 말하면 나꼼수 수준으로 전락해버리니까 얘기하긴 그래요. 아나운서 사건 때 이틀 동안 기사가 2500건이 나왔어요. 연예인이 댓글보고 자살한다 하는데 저는 기사 보고도 자살하겠더라고요. 댓글은 볼 것도 없어요.”

▼ 무조건 잘못한 거죠.

“솔직히 말씀 드리면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무조건 잘못한 거예요.”

▼ 아나운서실 가서 무조건 잘못했다고 했어야죠.

“그냥 했어야 했는데. 그걸 제대로 못한 게 지금 와서 문제인 거예요. 정치라는 게 그러면서 크는 거죠. 앞으로 그런 일 생기면 무조건 잘못했다 해야죠.”

▼ 지금도 ‘중앙일보’에 보도된 발언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건가요.

“판결에서 다른 발언은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어요. 아나운서 발언(아나운서는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만 남았어요. 아나운서 발언은 1,2심에서 다 확정됐어요. 기억은 안 나지만 사실관계를 부인할 생각은 없어요.”

▼ 모욕죄 성립 여부는 다툼 소지가 있더라도, 기자를 허위로 고소한 무고죄는 다툼 여지조차 없는 것 같은데요.

“그것도 괜히 얘기하면 복잡하니까. 하여간 저는 어떻게 대응했든지 간에 상황이 달라졌을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사과를 몇 번 했는데, 계속하라고 그러잖아요. 사과했건, 안 했건 어차피 차이는 없어요.”

▼ 낯 뜨거운 이야기를 즐기는 쪽인가요.

“평균보다 아니라고는 절대로 말 못 하지만, 평균보다는 훨씬 더는 아닌 것 같은데요.”

그는 아들만 셋이다. 중1, 초6, 26개월. 지난해 5월 아들과 함께 야구장에 가려 했는데, 아들이 “아빠 안 오시면 안 돼요?”라고 말했다. 아들은 강승규 의원 지역구(마포갑)에 있는 중학교에 다닌다. ‘강 의원 아들’이라고 하면 아이들은 강승규 의원을 떠올렸다고 한다.

“아빠가 누군지 친구들이 잘 모르는데 아빠 얼굴 보고 얘들이 찾아보면 성희롱 얘기 나오고 그러니까….”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 속상했겠네요.

“속상한 거죠.”

그는 칩거하면서 아들과 야구하고 책 읽으면서 지냈다.

“제가 운동을 몹시 싫어하는데, 아들이랑 맨날 야구나 하고. 남들이 보기엔 아들과의 즐거운 한때라고 하겠지만, 전혀 즐겁지 않은 시절이었죠.”

‘찰스의 거짓말’ 사이버 공간서 화제

“최효종 불쌍? 어쨌든 떴잖아요 난, 욕먹어도 쫄지 않아”
그는 내년 총선에서 명예회복을 하겠다고 말했다.

“제가 상당히 과학적으로 하는데요. 올 1월에 인지도 조사했는데 서울시 전체에서 36%가 나오더군요. 지역구에서는 70% 넘었고요. 오늘 조사하면 서울시에서 90% 나올 거예요. 오늘 인터뷰 때문에 미장원에 갔다 왔는데요, 미장원 사람들이 ‘아, 의원님 오셨어요’ 하고 다들 반갑게 맞이하는 겁니다. 할 말은 하는 사람, 욕먹을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치인이 되고자 해요.”

인지도가 오르긴 했다. KBS ‘연예가 중계’에서까지 인터뷰하자고 난리다.

그는 요즘 안철수(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저격수로 활동한다. 안철수의 거짓말을 다뤘다는 ‘강용석 블로그’ 연재물 ‘찰스의 거짓말’이 사이버 공간에서 화제다.

“저를 두고 어떤 분이 바실리 자이체프(제2차 세계대전 스탈린그라드 전투 때 명저격수)라고 하더군요. ‘에너미 앳 더 게이트’라고 주드 로가 주연한 자이체프를 다룬 영화가 있어요. 세계 최고의 저격수예요. 장교로만 500명쯤 저격했어요.”

▼ 뜨려고 자꾸 그런다고 하잖아요.

“정치인이 하는 행위는 모두 다 뜨려고 하는 거예요.”

▼ 내년 총선에서 낙선하면 어떡할 건가요.

“예순 되기 전까지는 계속 출마할 것 같은데요.”

최근 언론의 주목을 받는 일로 그는 감정이 고양돼 있었으나, 아슬아슬하면서도 위태로워 보였다.



주간동아 2011.11.28 814호 (p20~22)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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