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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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새롬기술 오상수 사장

한발 앞선 다이얼패드 구글에 흡수된 통신의 꽃

  • 정지훈 관동대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 교수 @niconcep

    입력2011-04-04 10: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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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前 새롬기술 오상수 사장

    오상수 前 사장은 코스닥 전성기 시절 지금의 인터넷 전화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다이얼패드’서비스를 통해 새롬기술을 코스닥의 황제주로 등극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얼마 전 미국 이동통신 업계 2위와 4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AT·T와 T모바일이 합병을 선언했다. 이들의 합병이 승인을 받으면 이 회사는 버라이존을 제치고 미국 최대의 이동통신사가 된다. 이들의 합병 발표가 있던 날, 업계 3위 스프린트는 전격적으로 구글 보이스와의 통합 서비스를 발표했다.

    구글 보이스는 기존 전화가 가지지 못한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누구나 구글에 신청해 고유번호를 하나 받으면, 그다음부터 스마트폰은 물론 컴퓨터로도 통화가 가능하다. 보이스 메일, 컨퍼런스콜, e메일 연동, 착신 전환도 이용할 수 있는 만능 서비스다.

    다양한 기능에서 보듯 구글 보이스는 이동통신사가 가장 무서워하는 서비스 중 하나다. 주수입원인 음성통화 매출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통신시장의 헤게모니가 구글에 넘어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스프린트의 번호를 쓰지만 결국 요금체계는 구글이 정한 것을 따르며 사용료도 구글을 통해 청구되는 식이다. 아직 국내에선 서비스되지 않지만, 이와 유사한 서비스가 전 세계를 강타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구글 보이스의 설명을 듣고 있자면 과거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어떤 서비스가 떠오른다. 구글 보이스는 인터넷 전화(VoIP)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이 기술을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보급하고 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전개했던 서비스가 바로 ‘다이얼패드’다. 실제 구글 보이스와 다이얼패드는 중요한 연관성이 있다. 다이얼패드는 한창 코스닥이 잘나가던 시절 오상수 사장의 새롬기술을 코스닥 황제주로 등극하게 만든 서비스다.

    코스닥 거품이 꺼지고, 별 다른 비즈니스 모델도 없이 적자 서비스를 지속했기에 새롬기술은 몰락하고 이후 다이얼패드는 야후에 매각됐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여기서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다이얼패드를 인수한 야후는 ‘야후 보이스’라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당시 다이얼패드 최고경영자(CEO)였던 크레이그 워커와 부사장 빈센트 파켓은 잠시 야후에 몸을 담았다가 퇴사하고 2005년 ‘그랜드 센트럴’이라는 회사를 창업했다.



    이 회사가 2007년 구글에 9500만 달러에 매각되면서 크레이그 워커와 빈센트 파켓은 구글 직원이 됐고, 현재 구글 보이스와 새로운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만드는 핵심 멤버로 일하고 있다. 그랜드 센트럴의 서비스는 하나의 번호를 할당, 그 번호에 자기가 갖고 있는 여러 전화번호를 연결해 해당 번호로 전화가 오면 그와 연결된 모든 전화가 동시에 울리게 하는 것이다. 할당받은 번호를 가진 이는 어디에서든 전화를 받을 수 있다.

    그랜드 센트럴 서비스 사용자는 전화가 왔을 때 직접 받을 수도 있고, 음성사서함으로 돌릴 수도 있다. 밖으로 보이는 번호는 대표 번호 하나이기 때문에 자기의 개인 번호가 노출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구글은 이러한 그랜드 센트럴 서비스에 몇 가지 서비스를 더해서 구글 보이스로 재탄생시켰다. 음성메시지를 글로 바꿔주는 서비스와 SMS 서비스, 콘퍼런스 콜, 적은 비용의 해외전화 서비스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그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前 새롬기술 오상수 사장
    단순히 구글 연구진이 훌륭해서 구글 보이스 같은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핵심 인재들이 지나간 행로를 보고 있으면,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내부 사정을 모른 채 어떤 회사가 얼마나 벌고 그 회사에 어떤 서비스가 매각됐다는 식의 단편적인 지식만으로 모든 것을 이해하려는 시각은 과거 제조업 중심의 사고방식에서나 통하는 이야기다.

    * 정지훈 교수는 의사이면서 IT 전문가라는 이색 경력을 지니고 있다. 현재 관동대 의과대 명지병원 융합의학과 교수이자 IT융합연구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거의 모든 IT의 역사’ 저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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