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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카드 “짝짓기 해야 산다”

SKT, 하나SK카드 제휴에 KT는 비씨카드로 맞불 … ‘가입자’ 확보 시너지 효과 기대

  • 문보경 전자신문 전자담당 기자 okmun@etnews.co.kr

모바일-카드 “짝짓기 해야 산다”

모바일-카드 “짝짓기 해야 산다”
성장을 위한 이동통신사의 몸부림이 치열하다. 이번에는 모바일과 카드의 결합전쟁이다. 이는 금융과 통신의 컨버전스(융합)에 대한 선포와도 같다. 이는 통신사만의 요구가 아니다. 카드사도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으며, 제휴와 지분 인수는 이들의 요구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생존 필수조건 업계의 뜨거운 반응

2009년 12월 SK텔레콤(이하 SKT)과 하나SK카드(이하 하나카드)의 지분제휴 협상이 최종 타결되면서 그 전쟁은 막이 올랐다. 앞서 11월 SKT와 지분 협상에 난항을 겪은 하나금융은 일단 단독으로 하나카드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당시 하나카드는 2014년까지 카드업계 ‘톱3’에 진입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부정적이었다. SKT의 지분 참여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었다. 결국 단독 출범 한 달 만에 협상은 타결됐다. SKT는 이날 오전 하나카드 지분 49%를 4000억 원대에 인수하기로 하나금융지주와 최종 합의했다. 전체 지분의 51%를 보유한 하나금융지주가 경영권을 갖고 SKT는 2대 주주로 경영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뜨거웠다. 7개월간의 지분제휴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금융과 통신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신용카드사가 출범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2010년 하나카드 출범 당시 애널리스트들은 “신용카드와 통신서비스의 가장 큰 영업기반은 가입자라는 점에서 이번 시도가 기대해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하나카드는 SKT의 역량을 활용한 모바일 신용카드와 광고, 쿠폰, 마일리지 등 가입자가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유리한 혜택을 제공하는 스마트 페이먼트(결제)를 통해 서비스를 차별화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하나카드는 그 계획을 실천해가는 중이다.



그로부터 1년여 후 KT의 비씨카드 지분 인수가 발표됐다. 2011년 2월 10일 KT는 서초동 KT 올레캠퍼스에서 이사회를 열고 우리은행이 보유한 비씨카드 지분 중 20%와 신한카드가 보유한 비씨카드 지분 중 13.85%를 인수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KT는 이미 인수한 씨티은행의 비씨카드 지분 1.98%를 합쳐 35.83%를 확보해 비씨카드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KT는 우리은행, 신한카드와 향후 모바일 금융시장의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KT는 부산은행과도 지분 인수를 위한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비씨카드 지분 4.03%를 보유하고 있으며, KT와 이 중 일부 지분의 인수를 논의 중이다. 아울러 KT는 비씨카드의 주요 주주인 보고펀드와도 경영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KT는 이달 중 우리은행, 신한카드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금융위원회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승인이 완료되면 5월 이전에 인수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비씨카드 인수가 완료되면 비씨카드의 금융결제 인프라를 활용해 모바일 페이먼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인데, 이는 향후 소액카드 결제시장의 핵심 인프라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모바일 신용카드 사업을 통해 향후 모바일 커머스 등으로 비즈니스모델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KT 전략투자담당 한동현 상무는 “카드발급 사업을 위해서가 아니라 통신금융 컨버전스 차원에서 인수를 추진하는 것”이라며 “모바일금융 분야에서 신사업 발굴로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하겠다”라고 설명했다.

한중일 모바일 결제 사업도 추진

앞선 하나금융-SKT 사례에서 전략의 실현 가능성은 이미 보였다. 합작 당시 SKT는 스마트 페이먼트(Smart Payment) 사업 추진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스마트 페이먼트란 기존의 결제, 멤버십, 쿠폰, 포인트 등 독립적으로 제공하던 서비스를 통합해 고객이 다양한 결제 수단을 결제 시점에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를 위해 하나카드는 모바일 기반의 터치세븐 카드를 출시했으며, 스마트 포인트 제도를 선보이기도 했다. 업계는 현재 1조7000억 원 정도인 국내 모바일 결제시장이 앞으로 3년간 연평균 21.5%씩 성장할 것으로 본다. 지분 제휴는 그 성장속도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평가다.

금융-통신 컨버전스는 이 두 사례로 끝나지 않는다. KT는 통신과 금융의 컨버전스가 가속화됨에 따라 이 분야에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첫 NFC(Near Field Communication)폰을 출시하고 글로벌 공통 인프라 확산을 위해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다. KT의 비씨카드 지분 인수를 결정한 날 국민은행은 SKT와 2000억 원 규모의 지분을 스와핑(맞교환)하기로 했다.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국민은행은 보유 중인 KB금융지주 지분 일부를 SKT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은 SKT 지분 2000억 원어치를 매입키로 해 양사 간 지분 맞교환이 이뤄지는 셈이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통신사들은 한·중·일 모바일 결제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이 사업은 신용카드 대신 스마트폰으로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에서도 결제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더욱이 ‘동북아 모바일 결제사업’을 놓고 치열하게 다투던 KT와 SKT, LG유플러스가 이 사업을 함께 추진할 뜻을 내비쳐 주목을 받았다. 실제 이동통신 3사는 ‘NFC 모바일 결제’ 사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마련하고 국내 표준화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SKT 하성민 총괄사장과 KT 표현명 사장(개인고객 부문)은 2월 1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1’에서 기자들과 만나 각각 “국내에서 특정 통신사업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통신 3사가 공동으로 모여 사업을 추진해 시장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본과 중국에서도 NFC 모바일 결제를 할 수 있는 ‘동북아 NFC 결제 벨트’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작업은 KT가 맡았다. 표 사장은 이날 “일본 1위 이통사 NTT도코모, 중국 1위 이통사 차이나모바일과 공동으로 한·중·일에서 스마트폰으로 NFC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종연횡으로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 업계는 ‘가입자’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신용카드와 통신서비스의 가장 큰 영업기반은 가입자라는 점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 하나카드와 SKT의 제휴 당시 하나카드는 총 이용액 기준, 점유율 7.0%로 업계 5위였으며 600만 명의 회원 중 신용카드 회원의 비중이 63%였다. SKT의 가입자는 2400만 명이고, OK캐쉬백은 33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하나카드 처지에서는 보다 포괄적인 가입자 확보가 가능해졌다. SKT 역시 스마트폰 증가로 모바일 결제시장에 보다 빠르게 안착할 수 있게 됐다.

통신사는 갈수록 하향 곡선을 그리는 음성 수입의 감소를 대체할 수 있어 좋고, 은행·카드업계는 신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어 두 업계로선 윈-윈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를 제대로 실현하려면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금융-통신 제휴에 가담하지 않은 카드사들도 스마트폰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는 상황에서 컨버전스형 상품이 빠르게 확산될지는 미지수다. 컨버전스형 상품을 개발하겠다는 시도만큼 지속적이고 강력한 캐시카우(cash cow·수익창출원)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주간동아 2011.02.28 776호 (p62~63)

문보경 전자신문 전자담당 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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