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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

커피야, 매상을 잘 부탁해!

패스트푸드·베이커리업계도 주 메뉴로…한국인 커피 선호도 워낙 높아 판매전 후끈

  • 박혜림 기자 yiyi@donga.com

커피야, 매상을 잘 부탁해!

커피야, 매상을 잘 부탁해!
“한국에서는 커피를 안 팔면 안 된다는 말이 있어 한국 매장에선 이례적으로 커피를 팔기로 했습니다.”

7월 국내 1호점을 낸 멕시칸 패스트푸드 브랜드 ‘타코벨’의 관계자는 첫 매장의 오픈 메뉴에 커피를 넣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타코벨은 미국 내 패스트푸드업계 매출 6위(2009년 기준) 기업으로 주요 메뉴는 타코, 퀘사디아 등 멕시코 음식. 하지만 한국에서 문을 연 첫 매장의 메뉴에는 원두커피와 스낵을 묶은 ‘타코벨 커피 콤보’를 넣었다. 타코벨 관계자는 “미국에 5600여 개 매장이 있는데 커피를 판매하는 매장은 극소수다. 하지만 한국은 커피에 대한 선호도가 워낙 높아서 오픈 초반부터 커피 메뉴를 전면적으로 내세웠다”고 전했다.

타코벨처럼 최근 커피 판매에 매진하는 패스트푸드·베이커리업체가 늘고 있다. 햄버거와 콜라로 대표되는 세계적인 패스트푸드업체 맥도날드의 한국본사인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1월 ‘맥카페’라는 원두커피 메뉴를 선보였다. 토종 패스트푸드업체 롯데리아도 올해 1월부터 ‘커피엔 와플’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커피는 물론 이에 어울리는 디저트 메뉴까지 개발, 커피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의 베이커리업체는 베이커리와 커피전문점이 결합된 카페형 매장을 늘리는 추세다. 파리바게뜨는 전국에 있는 2600여 개 매장 중 약 25%, 뚜레쥬르는 1400여 개 매장 중 약 20%가 카페형 매장이다. 뚜레쥬르 홍보팀 관계자는 “커피를 판매하는 매장은 전체 매장의 50%에 이르며, 현재 25평 이상 규모의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에겐 카페형 매장을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매장서 이례적 메뉴

커피야, 매상을 잘 부탁해!

커피 브랜드 ‘맥카페’를 출시한 맥도날드, 맥도날드 매장 내 맥카페 전용 바, ‘타코벨’은 2, 3층에 좌석 공간을 마련해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기 좋게 했다(위부터).

이들 베이커리업체 또는 패스트푸드업체가 커피 판매에 뛰어든 이유는 국내에서 커피판매 사업이 그만큼 수지맞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실제 각종 수치는 커피가 불황에도 끄떡없는 효자상품임을 증명한다. 2009년 한 해 심각한 경기침체에도 커피는 수요가 증가한 10대 수입상품 중 하나였고 스타벅스, 엔제리너스, 커피빈, 할리스 등 상위 4개 커피전문점의 매출액만 5000억 원에 달했다. 한국인 1인당 커피소비량이 1975년 0.1kg에서 2007년 1.8kg으로 18배나 증가했다는 국제자원연구소의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대중의 커피에 대한 인식도 크게 변했다. 던킨도너츠, 파리바게뜨 등을 운영하는 식품전문기업 SPC그룹 홍보팀 송기우 대리는 “던킨도너츠는 커피와 도넛을 함께 먹는 미국 문화에 의해 만들어진 커피브랜드다. 1994년 던킨도너츠가 처음 국내에 들어왔을 때 소비자들은 도넛만 주로 먹었다. 커피는 식후에 먹는 차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점 커피를 도넛, 빵 등 식사와 함께 먹는 음료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기업 서비스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주)비즈니스온커뮤니케이션이 직장인 1800여 명을 대상으로 평소 가장 즐겨 마시는 음료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3%가 커피, 15%가 물이라고 대답했다.

커피는 마진율이 높은 대표적인 상품이기도 하다. 판매가에 비해 원가가 매우 낮다. 패스트푸드업계와 베이커리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매장이 갖춰진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커피를 판매해도 큰 부담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까진 소비자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파리바게뜨는 전체 매출액에서 커피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10~20%에 이른다. 롯데리아 측은 “커피 매출 비중이 아직은 10% 미만이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커피 메뉴가 고객의 호응을 얻자 패스트푸드업계는 커피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와플, 타르트 같은 디저트 메뉴를 출시하는 데도 열을 올린다. 커피가 다른 메뉴의 판매까지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맥도날드는 맥카페를 팔기 시작한 2009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2%나 증가했다.

커피전문점들 “타격 받지 않아”

커피야, 매상을 잘 부탁해!

패스트푸드 브랜드들이 출시한 커피. 맥도날드의 ‘맥카페’, 타코벨의 원두커피, 롯데리아의 ‘커피엔 와플’.

맥도날드 신촌점에서 만난 대학생 이철희(24) 씨는 일주일에 평균 서너 번 들러 맥카페 커피를 마신다. 이씨가 이곳 커피를 찾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 대비 맛이 좋기 때문이다. 이씨는 “커피전문점과 비교해 가격은 2000원 이상 저렴한데 커피 맛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각 패스트푸드·베이커리업체는 브라질, 이탈리아 등에서 수입한 원두를 쓰면서도 커피전문점보다 20~50% 싼 가격에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일반 소비자가 눈을 가리고 맥카페와 커피전문점 커피를 마셨을 때 둘을 구분하지 못하는 내용의 TV광고를 내보내 이러한 인식을 대중에게 확산시키기도 했다.

패스트푸드 매장과 베이커리 매장은 커피전문점보다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으로 붐빈다. 커피가 주요 메뉴인 커피전문점과 달리 이들 업체는 햄버거, 빵이 주 메뉴이기 때문에 개인과 친구, 가족 단위 등 고객 유형도 다양하다. 롯데리아 마케팅팀 관계자는 “가족이 함께 들러 아이는 햄버거를 먹고 부모는 커피를 마신다. 또 커피와 어울리는 디저트 메뉴를 본격적으로 출시하면서 젊은 여성 고객도 많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주로 집에서 공부를 하는 공무원 준비생 이정민(26) 씨는 집 근처 파리바게뜨에서 커피를 자주 사 마신다. 커피전문점은 주택가에서 찾기가 어려운 반면, 베이커리는 집 근처에 두 곳이나 있기 때문이다. 패스트푸드·베이커리 매장은 커피전문점보다 주거지 밀집 지역에 자리 잡은 경우가 많다. 파리바게뜨와 롯데리아의 전체 매장 수가 각각 2600여 개, 870여 개인 반면, 커피전문점 중 최다 매장을 자랑하는 엔제리너스는 320여 개(9월 기준)에 그친다. 이른 아침이나 새벽에 커피를 즐겨 마시는 대학원생 홍미라(28) 씨는 “패스트푸드점이나 베이커리는 이른 아침에도 이용할 수 있고, 특히 패스트푸드점은 24시간 운영하는 곳이 많아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패스트푸드·베이커리업계가 던진 도전장에 커피전문점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타 업계의 커피 판매로 아직까지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커피전문점의 매출은 매년 증가 추세다”며 “오랜 시간 커피를 만들어온 커피전문점만의 노하우와 경쟁력은 쉽게 따라오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과연 패스트푸드업체와 베이커리업체의 커피가 지난 10여 년간 숙성해온 전문 커피의 맛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인가. 결국 소비자의 선택에 달렸다.



주간동아 2010.11.08 761호 (p52~53)

박혜림 기자 yiy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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