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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살맛나는 밥상 09

식초음료>>> 상큼한 질주냐, 묵직한 반격이냐

대상 ‘홍초’ 아성에 샘표 ‘백년동안’ 도전장

  •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식초음료>>> 상큼한 질주냐, 묵직한 반격이냐

식초음료>>> 상큼한 질주냐, 묵직한 반격이냐
“홍초 칵테일이라고 들어봤어?”

며칠 전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기자는 처음으로 홍초 칵테일을 맛봤다. ‘마시는 홍초’ 1잔과 소주 6잔의 비율로 섞어 마시는 홍초 칵테일은 알코올 냄새를 줄인 데다 새콤달콤한 맛이 더해져 마시기가 한결 수월했다. 술을 잘 못하는 기자도 얼떨결에 대여섯 잔이나 마셨다. 이렇듯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홍초 칵테일은 언뜻 자연발생적 음주문화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치밀한 마케팅의 결과물이다.

2005년 5월 출시한 ‘마시는 홍초’(이하 홍초)는 대상 청정원의 효자 상품이다. ‘홍초’는 옥수수를 발효해 만든 식초에 과실 농축액을 넣어 숙성시킨 뒤 올리고당, 식이섬유 등을 배합한 음료. 예부터 식초가 몸에 좋다는 건 널리 알려졌으나, 식초 특유의 신맛 때문에 소비자에게 외면받아왔다. 하지만 신맛을 줄이고 과일 성분을 넣어 먹기 편하게 만든 ‘홍초’는 출시 당시부터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참살이(웰빙) 바람을 타면서 큰 인기를 누렸다. 이후 CJ제일제당(이하 CJ), 오뚜기, 사조식품, 샘표식품 등에서도 비슷한 콘셉트의 식초 음료를 선보였다.

‘홍초’ 칵테일 치열한 마케팅의 힘

‘홍초’는 꾸준히 매출액을 증가시키며 식초 음료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왔고, 지난해에는 약 37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런데 2010년에는 상반기에만 전년 대비 2배 가까운 매출을 기록하며 다시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홍초’의 목표 매출액은 약 700억 원으로, 대상 측에선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본다. 그런데 이런 ‘홍초’의 인기몰이에는 앞서 말했듯 치밀한 마케팅이 숨어 있다.



대상은‘홍초’칵테일을 전략적으로 알렸다. 호프집, 소줏집 등을 돌아다니면서‘홍초’칵테일 시음행사를 했고,‘홍초’포스터를 제작해 술집 벽면에 붙여놓기도 했다. 몇몇 지역은 주류 도매상과 함께 ‘홍초’를 납입했다. 이런 마케팅 전략에 좀 더 부드럽고 순한 소주를 원하는 소비자 니즈(needs)가 합쳐져 ‘홍초’ 칵테일 문화가 만들어진 것이다. 게다가 ‘홍초’칵테일로 마시면 소주 소비량이 늘어나니, 업주들이 고객에게 더 많이 권했다는 후문.

이 밖에도 다양한 마케팅이 주효했다. 출산 후에도 동안과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탤런트 김희선을 TV 광고모델로 활용했다. 특히 케이블 TV용 광고인 ‘홍초의 초능력’이 큰 인기를 끌었다. 시청층에 따라 4가지 버전으로 제작했는데, 10대 학생 편은 눈 건강 및 피로회복, 20대 여성 편은 다이어트, 30대 주부 편은 동안 및 피부미용, 40대 남성 편은 자양강장을 내세웠다. 이는 식초의 효능과 함께 석류, 백년초, 복분자, 블루베리 등 ‘홍초’에 들어가는 첨가물 성분의 효능을 강조한 것. 또 아이폰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다이어트 음용 식초라는 ‘홍초’의 콘셉트에 맞게 비만도 체크, 운동열량 계산, 식단 칼로리,‘홍초’ 활용 레시피 등을 재미있게 전달했다. 2010년 6월 현재 전체 식초 음료 시장에서 ‘홍초’가 차지하는 비중은 73.8%에 이른다(CPS 데이터 기준).

이처럼 철옹성처럼 보이는 ‘홍초’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게 바로 샘표식품(이하 샘표)의 ‘백년동안’이다. 2009년 5월 출시한 ‘백년동안’은 현미를 전통 항아리 방식으로 발효한 ‘흑초’를 기반으로 한 음료. 일본 가고시마 현의 3단계 자연발효고법으로 만들어 미네랄, 필수아미노산, 유기산 등 영양분이 다른 식초 음료보다 훨씬 풍부하다는 게 샘표 측 설명이다. 출시 당시 시장점유율이 5% 남짓이었으나 2009년 하반기 12%, 2010년 7월 현재 21%를 차지하며 그야말로 급성장세에 있다(AC닐슨 기준).

그런데 ‘백년동안’의 이면에는 2006년 2월 출시해 2009년 4월 철수한 ‘마시는 벌꿀 흑초’의 아픈 기억이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 식초 열풍이 분 건 2005년 샘표의 박승복 회장이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찬 강연에서 ‘식초 건강법’을 설파하면서부터. 당시 80대 초반인 박 회장이 40대 후반의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 하루 3번 식초를 찬물에 희석해 마시는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후 마시는 식초 음료 시장이 급성장했고, 대상의 ‘홍초’와 CJ의 ‘미초’가 초기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했다.

식초음료>>> 상큼한 질주냐, 묵직한 반격이냐

건강과 참살이 열풍으로 식초 음료 시장은 엄청난 성장세에 있다.

흑초 탄생 발효기업 자존심

하지만 정작 샘표가 2006년 2월 출시한 ‘마시는 벌꿀 흑초’는 시장점유율이 3%에 불과했다. ‘홍초’에 선발주자의 자리를 뺏긴 데다 유리병 용기가 무거웠고 제품명도 적절치 않았던 것이 실패의 원인이었다. 샘표 내부에서는 한때 식초 음료 제품 자체를 접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3년여 연구한 끝에 업그레이드된 흑초 음료인 ‘백년동안’을 출시했다. ‘백년동안’ 마케팅 담당인 샘표 서동순 팀장은 “내부 구성원 사이에서 식초 음료는 박 회장님의 자존심이자, 샘표의 자존심이라는 마인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품명은 ‘백년동안 젊고 건강하게 살자’는 의미. 따라서 주요 타깃도 30대 이상의 주부다. 물론 이 제품들은 중장년, 노년층까지 마실 수 있지만, 제품을 구매하는 건 주부이기 때문. 따라서 프로모션 역시 대형 할인점 시음회 위주로 진행했다. 용기는 가벼우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했다. 서 팀장은 “초기 제품을 출시할 때 ‘백년동안’이 검은색을 띠어 소비자들이 자연스레 샘표 간장을 떠올리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런 반응은 없었다. 더욱이 발효 기업의 이미지 덕분에 ‘백년동안’도 제대로 발효됐으리라고 믿는 긍정적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홍초’와 ‘백년동안’ 모두 올해 엄청난 성장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즉 ‘백년동안’의 성장이 ‘홍초’의 시장을 잠식하는 게 아니라는 뜻. 여기에 시장점유율을 많이 잃긴 했지만 CJ ‘미초’가 건재하고, 최근에는 웅진식품이나 사조해표 등에서도 식초 음료 시장에 뛰어들었다. 또 식초 음료 시장이 조미용 식초 시장을 7대 3 정도로 앞선 상황이다. 마시는 식초 시장 전체 규모는 2009년 현재 약 506억 원이고, 2010년엔 10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링크아즈텍 포스데이타 기준). 즉 식초 음료 시장 자체가 엄청난 성장세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홍초’ 마케팅을 담당한 대상 청정원 정승인 차장은 “‘홍초’가 식초 음료 시장에서는 확실히 앞서지만, 전체 음료 시장으로 보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음료 시장에서 ‘홍초’의 비중을 높이는 게 목표”라며 “해외 마케팅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샘표 서동순 팀장도 “‘백년동안’은 건강에 좋으면서도 누구나 좋아하는 맛이기 때문에 탄산음료나 주스 등을 대체할 수 있다. 수출 역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사족 하나. ‘홍초’와 ‘백년동안’의 맛은 어떨까. 기자의 체험으로 말하면 ‘홍초’는 가볍고 상큼한 맛이 강해서 오후 2~3시 졸릴 때 먹으면 제격이다. 반면 ‘백년동안’은 묵은지처럼 묵직하고 달콤한 듯한 신맛이 매력이다. 저녁식사 후 먹으면 딱 좋다.

식초의 효능

60여 종의 유기산 …노화방지 효과


식초는 총 60여 종의 유기산이 들어 있는 항산화제로 노화와 질병을 일으키는 활성산소를 파괴해 노화를 방지한다. 근육의 젖산을 분해해 배설시키고, 혈액순환 및 피로회복에 도움을 준다. 칼슘 같은 미네랄이 우리 몸에 잘 흡수되도록 도와주며,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에너지 소모율을 높여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 식초를 마시면 몸이 유연해진다는 속설은 여기서 나왔다. 또 식초는 산성이지만 몸속에서는 알칼리성으로 변하는 특성이 있어 건강에 더욱 좋다.

하지만 식초가 건강에 좋다고 무조건 마시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식초 제품을 보면 신맛의 강도를 표시한 산도가 적혀 있는데, 보통 식초 음료의 산도는 1~3%다. 그런데 마시기 적절한 산도는 0.7~1%니, 물에 희석해 마신다. 또 식초는 반드시 식후에 마셔야 한다. 아침이나 공복에 마시면 위벽에 부담을 준다. 우유나 두유, 요구르트 등에 타서 먹는 것도 좋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시중의 마시는 식초 제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등록된 건강식품이 아닌 일반 음료라는 것. 즉, 식초 음료의 건강 효과에 대한 맹신은 금물이다. 또 식초 음료는 마시기 쉽게 하기 위해 당분 등을 많이 첨가했다는 점도 반드시 기억한다.




주간동아 2010.09.20 755호 (p74~76)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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