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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살맛나는 밥상 06

닭고기>>> 파이가 커가는 행복한 치킨게임

농수산물 원산지 표시 호재, 국내산 닭시장 지속 성장

  •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닭고기>>> 파이가 커가는 행복한 치킨게임

닭고기>>> 파이가 커가는 행복한 치킨게임
“지난 그리스전 때, 생각이 모자라 경기 1시간 전에 치킨집에 전화했더니 10군데 모두 통화 중이더군요. 오늘은 아침 먹고 바로 예약해야 할 것 같네요.”

지난 6월 2010남아공월드컵 한국과 아르헨티나 경기가 열리던 날,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MBC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한 말이다. 당시 손 교수와 인터뷰를 한 치킨집 사장은 “그리스전이 열린 날 평소보다 매출이 5배 늘었다”며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닭고기는 한국인의 술상, 밥상에 빠질 수 없는 친구다. (사)한국계육협회에 따르면 2009년 대한민국 국민 1명당 소비한 국내산 닭고기는 12.7kg, 즉 1명이 1년간 13마리 정도를 먹는다. 특히 월드컵 때나 복날이면 닭고기 관련 주식은 고가를 경신한다.

하림 vs 마니커 자연 친화 앞세운 생닭전쟁

농림수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육계(肉鷄) 업체는 총 37곳 내외. 2002년 이전에는 64개 업체가 있었지만 2006년 42개, 2007년 39개로 점차 줄고 있다. 2003년 이후 유통 닭고기에 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HACCP) 준수를 규제하고 2007년 1월 개체포장을 의무화하면서 영세 업체들이 도산한 것. 그 후 닭고기 시장은 하림, 마니커, 체리부로, 동우 4개 업체가 이끌어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09년 전체 도계(屠鷄) 대비 시장점유율(계열사 포함)은 하림(18.3%), 마니커(11.6%), 체리부로(9.6%), 동우(9.1%) 순으로 상위 4개 업체 점유율이 48.6%에 이른다. 나머지는 군소 육계 업체다.



“닭고기 하면 하, 하림”이란 광고로 유명한 하림은 국내 업체 중 시장점유율 1위. 하림은 국내 최초 KS마크 및 ISO 9001을 획득하는 등 업계에서 ‘깨끗하다’는 이미지를 선점했다. 하림은 아이들 도시락 반찬으로 인기를 끈 ‘용가리 치킨’ 등 닭가공식품 시장에서 독보적 1위로 인기를 얻었다. 최근 청정지역에서 친환경 축산농법으로 키운 프리미엄 닭고기 ‘자연실록’을 출시했으며 몸매 관리를 위해 간단히 먹을 수 있는 통조림형 ‘슬림닭가슴살’도 출시했다. 이 제품은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주관하는 ‘2010 더 프라우드’의 고객가치 최우수상품(건강, 웰빙 부문)에 선정됐다.

최초의 육계 대량생산업체 마니커가 1985년 등장하면서 쇠고기 4근 값이던 닭고기가 저렴해졌다. 마니커는 남부 지방에 자리 잡은 다른 업체들과 달리 용인, 동두천 등 수도권에 자리해 대량소비처에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다. 2008년 농협 목우촌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2009년 4월 기준 목우촌에 매달 육계 60만 마리, 친환경 축산물(무항생제 닭고기) 20만 마리 등을 공급해 연간 400억 원 이상의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했다. 마니커 측은 “올해 매출 목표는 3200억 원”이라며 “가슴살 등 고부가가치 가공제품을 늘려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닭고기>>> 파이가 커가는 행복한 치킨게임

최근 사료에 항생제를 쓰지 않거나, 스트레스 없이 방목한 ‘건강한 명품 닭’이 인기다. 대형 마트에 등장한 ‘무항생제 영계’와 자연 초지에서 방목해 키운 ‘무항생제 토종닭’.

체리부로는 “사위 사랑은 장모”라는 광고 문구로 익숙한 ‘처갓집 양념치킨’의 모기업. ‘처갓집 양념치킨’은 지금도 체리부로에서 생산한 국내 냉장육만 사용한다. 체리부로는 충북 진천 공장에 200억 원을 투입, 39℃의 닭을 4℃로 냉각하는 과정에서 찬물 대신 찬 공기를 사용하는 시설을 갖췄다. 이를 통해 신선도를 유지하고 외부 오염을 방지한다.

‘참프레’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동우는 그간 프랜차이즈 치킨업체, 급식, 군부대 등에 제품을 공급해왔다. 닭고기 공급만으로는 2009년 기준 시장 2위(9.1%)를 차지했다. 동우 측은 “이제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참프레 브랜드를 알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12년까지 1400억 원가량 투자해 전북 부안에 새로운 공장을 짓고 오리 공급뿐 아니라 닭고기햄, 너겟, 닭고기 캔 등 육가공 업계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하림 관계자는 “우리 대형 업체의 수입 대부분은 대형 마트나 프랜차이즈 업계와 계약을 통해 나온다. 육계 업체들은 시장에서의 공격적인 마케팅보다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공생관계가 유지된다”고 말했다.

이젠 고품격 웰빙닭 전성시대!

닭고기>>> 파이가 커가는 행복한 치킨게임

조류독감 파동 이후 다소 줄었던 국내 닭 소비량이 2008년 12월 ‘농수산물 원산지 표기법’이 시행되면서 급속도로 늘었다.

‘참살이(웰빙)’ ‘명품’이 인기인 것은 닭 시장도 마찬가지. 최근 사료에 항생제를 쓰지 않거나, 스트레스 없이 방목한 ‘건강한 닭’이 인기다. 올 초복 대형 마트에는 항생제, 성장호르몬이 없는 사료를 먹여 기른 ‘무항생제 영계’와 넓은 공간에서 스트레스 없이 키운 ‘무항생제 토종닭’이 등장했다. 하림은 롯데마트를 통해 무항생제 닭고기를 내놓았고, AK플라자 분당점은 6개월간 제주도 자연에 풀어 기른 ‘무항생제 토종 재래닭’을 선보였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서는 전북 진안 마이산 자락에서 자란 토종닭을 백숙용은 6만 원대, 삼계탕용은 3만7000원에 판매했다. 강원도 화천에서 유기농법으로 기른 ‘화천 유기농 마당닭’역시 1만8000원에 판매했다. 옻닭을 달여 진액을 뽑아 만들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는 ‘토종참옻’도 절찬리에 판매 중이다.

꾸준히 증가해오던 국내 닭 소비량은 2008년 12월 ‘농수산물 원산지 표기법’이 시행되면서 급속도로 늘었다. (사)한국계육협회 이재하 차장은 “과거 10년간 연평균 닭 소비량 증가율이 매년 5% 정도였는데 2009년에는 1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파이가 늘어나니 각 업체가 먹을 것도 많아졌다. 위 4개 업체의 2009년 주식 공시시가도 5~10% 올랐다. 8월 5일부터 배달용 치킨에도 원산지 의무 표기가 확대돼,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업체가 재료를 국내산으로 바꾼 것 역시 호재다.

한편 양계업계의 영원한 걱정거리는 바로 조류독감(AI). 2003년, 2004년에 전국적으로 발생한 조류독감으로 528만 마리의 가금류를 살처분해 1500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2006년 다시 온 조류독감으로 BBQ 등 닭고기 요리업체의 치킨 주문량이 20% 줄었다. 하림 관계자는 “계사(鷄舍)에 창문을 없애는 등 조류독감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림은 오히려 조류독감 이후 업계의 공급이 조절되고, 대기업 위주로 시장구조가 재편되면서 치킨게임의 1인자로 성장했다”며 지속적인 안전 관리를 통해 조류독감을 막으면 국내 닭고기 시장 파이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2010.09.20 755호 (p62~64)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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