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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고 싶다고? ‘스마트폰 버려라’

고개 숙인 자세 거북목 증후군 불러 … 목 디스크 환자 폭증, 안구건조증 심각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건강하고 싶다고? ‘스마트폰 버려라’

건강하고 싶다고? ‘스마트폰 버려라’
직장인 박진형(37) 씨는 최근 며칠 동안 목이 뻐근하고 팔이 저려 병원을 찾았다. 어깨에 돌을 하나 얹은 듯 무거운 느낌이 들면서 머리도 깨질 듯 아팠다. 무엇 때문일까. 처음엔 잦은 야근과 더위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잔 탓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검사 결과는 ‘일자목 증후군’. 알파벳 C자 모양으로 휘어야 정상인 경추(목뼈)가 나이가 들면서 1자가 돼 생기는 이 질환은 가만히 있어도 머리가 거북처럼 구부정하게 앞으로 나온다고 해서 ‘거북목 증후군’이라고도 부른다.

박씨는 노인에게나 생기는 거북목 증후군이 왜 자신에게 나타났는지 의아했다. 의료진과 함께 그가 이렇게 목이 앞으로 굽은 이유로 주목한 것은 올 1월에 구입한 스마트폰이었다. 출퇴근 때와 업무시간, 퇴근 후에도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검색, e메일, 트위터를 하고 TV까지 보느라 늘 고개를 떨어뜨린 게 화근이었던 것. 계산을 해보니 그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은 하루 4시간이 넘었다.

우리 몸의 주춧돌 기능을 하는 척추는 모두 30개(미추 제외)의 추골(척추뼈)로 구성돼 있다. 추골 안에는 구멍(추간공)이 뚫려 있고, 그곳으로 뇌에서 팔·다리 등 전신으로 가는 신경이 지나간다. 추골과 추골 사이에서 충격완화 작용을 하는 부분이 우리가 흔히 디스크라고 부르는 ‘추간판’이다. 그런데 추골 자체가 앞으로 휜다든지(거북목 증후군) 추간판, 즉 디스크가 밀려 나오면 추간공 안의 신경을 눌러 각종 질병(목 디스크·허리 디스크 등)을 일으킨다.

스마트폰은 척추 건강의 가장 큰 적

특히 7개의 추골로 이뤄진 경추는 몸무게의 2~3%인 머리(3.5~6㎏)의 하중을 견뎌내고 회전운동까지 하다 보니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경추 1번 추골을, 지구를 이고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거인 ‘아틀라스’로 부르는 이유도 그 때문. 이 7개의 추골은 정확하게 ‘C’자형으로 굽어 스프링처럼 충격을 분산시킨다.



C커브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1자로 변하는데, 일자목이 되면 충격완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목 뒷부분의 근육과 인대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통증을 일으킨다. 또한 외부 충격이 척추와 머리 전체로 전달되면, 추골 사이의 쿠션 구실을 하는 디스크 역시 지속적인 압박을 받으면서 납작하게 찌그러지다 끝내는 추골 밖으로 밀려 나와(목 디스크) 중추신경을 압박한다. 신경의 압박 정도가 심하면 전신마비를 초래할 수도 있다.

문제는 노트북 컴퓨터의 보급과 스마트폰 사용이 증가하면서 젊은 층 사이에도 거북목 증후군과 목 디스크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스마트폰은 작은 글자를 보기 위해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어 경추 건강에는 가장 큰 적이다. 스마트폰으로 일도 하고 여가도 즐기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목이 거북처럼 앞으로 굽고 목 디스크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실제 척추통증 전문병원인 세연통증클리닉이 스마트폰 출시 시점(2009년 10월)과 광범위하게 이용된 시점(2010년 4월)의 목 디스크 환자를 월별로 비교분석한 결과, 30대 이하 환자의 경우 한 달에 38명에서 149명으로 3.9배 이상 폭증했다. 40대도 스마트폰 출시 시점에 한 달에 69명 발생하던 목 디스크 환자가 올 4월에는 129명으로 늘어났다. 대신 50대와 60대 환자의 증가폭은 각각 39%, 37% 선에 그쳤다.

일자목의 구별법은 똑바로 섰을 때 귀 중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가상 선이 어깨의 중심점을 지나면 정상, 2.5cm 이상 벗어나면 거북목 증훈군을 의심해야 한다. 5cm 이상일 경우는 증상이 상당히 진행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목이나 어깨의 특정 부위를 눌렀을 때 심한 통증이 전기처럼 뻗치면 이미 근막통증 등 다른 질환으로 발전했을 가능성이 크다.

건강하고 싶다고? ‘스마트폰 버려라’
만약 목 디스크 상태가 됐다면, 초기에는 뒷목과 어깨가 뻐근하거나 두통이 생기고 팔이 저리거나 당긴다. 팔이나 손에 힘이 빠지는 등의 감각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 중에는 뇌졸중과 증세가 비슷해 병을 키우는 경우도 많다. 실제 목 디스크가 심해지면 글씨를 쓰거나 물건을 쥘 때 힘이 약해지거나 손가락에 부분적인 감각이상이 나타날 수 있고, 팔과 다리에 힘이 없어 계단을 오르내릴 때 휘청거려 넘어지기도 한다. 뒷목이나 어깨, 팔에 통증이 심해 잠을 자기가 힘들거나 그 밖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환자도 있다. 자칫하면 ‘전신마비’까지 올 수 있어 빠른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마트폰은 눈도 혹사시킨다. 손바닥만한 스마트폰 액정화면을 장시간 보면 눈의 피로가 가중되고,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줄어들어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정작 우리 눈은 갈수록 불편해지는 것. 흔히 눈물은 슬프거나 하품을 할 때만 나오는 것으로 알지만, 사실 눈꺼풀을 깜박일 때마다 조금씩 분비된다. 안구를 보호하는 윤활유와 같은 기능을 하는 셈.

건강하고 싶다고? ‘스마트폰 버려라’
그런데 시선이 한곳에 집중되다 보면 눈 깜빡임 운동을 잊게 돼 눈물량이 줄어들고, 이는 안구건조증으로 연결된다. 정상인 사람은 1분에 12~15번 눈을 깜박이는데, 독서를 할 때는 10번 정도로 그 횟수가 줄고, 컴퓨터 모니터나 휴대전화 액정화면을 볼 때는 7번 정도로 평상시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특히 여름에는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이 더 크다. 지하철 실내처럼 강한 에어컨 바람 때문에 건조한 환경에서 작은 액정화면에 집중하면 안구건조증은 반드시 찾아오게 돼 있다. 실제 안질환 치료 종합병원인 누네안과병원의 자체 조사결과, 안구건조증 환자의 절반 이상이 지하철에서 스마트폰 같은 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구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안구건조증이 생기면 모래알이 들어간 듯한 이물감이 느껴지고 충혈도 자주 발생한다. 방치할 경우 각막이 손상되고, 심하면 시력까지 떨어질 수 있어 증세가 나타나면 바로 안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눈물이 안 나와 안구건조증도 발생

거북목 증후군, 목 디스크, 안구건조증이 생겼다 해도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조기에 발견해 병원을 찾으면 가벼운 시술이나 수술로 회복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최선의 치료는 충분한 예방으로 질병에 걸리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들 스마트폰 증후군을 회피할 수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되도록 통화 외에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것.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을 써야 하는 상황이라면, 조금 어색하고 힘들더라도 스마트폰을 시선과 같은 높이로 올리고, 10분 이상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장시간 사용할 수밖에 없다면 10분 이용하고 1~2분간 목을 가볍게 돌리거나 주무르는 등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이 밖에 목과 어깨근육이 뭉쳤다면 온찜질이나 마사지로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안구건조증에 걸렸을 때는 눈을 자주 깜박여주거나 간단한 눈운동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이러한 생활습관 개선으로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을 때는 인공눈물로 부족한 눈물을 보충하면 어느 정도 치료효과가 있다. 하지만 하루 5회 이상 사용할 때는 보존제가 들어 있지 않은 일회용 제품을 쓰는 게 좋다.

*도움말 : 세연통증클리닉 최봉춘 원장, 누네안과병원 최태훈 원장, 나누리병원 임재현 의무원장



주간동아 2010.06.21 742호 (p76~77)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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