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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위기의 기업 2020 생존 프로젝트②

열린 미래, 생존의 틈 우린 남보다 앞서 뛴다

열린 미래, 생존의 틈 우린 남보다 앞서 뛴다

  • 1908년 설립돼 100년 넘게 미국 제조업의 상징으로 군림하던 GM은 2009년 6월 1일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함으로써 그 신화의 막을 내렸다. 오랜 전통과 우월한 시장지위를 자랑하는 100년 1등 기업도 변하는 시대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망할 수밖에 없음이 GM의 흥망성쇠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기존의 시장질서가 와해되면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신성장동력을 발굴한 기업은 미래에도 지금의 지위를 유지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역사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는 잘나가는 글로벌 대기업도, 그렇지 못한 중소·중견기업도 마찬가지. 바야흐로 ‘생존의 기회’를 얻기 위한 기업들의 차세대 먹을거리 찾기 전쟁이 시작됐다.
현대·기아차, 그린카 개발 차세대로 질주

열린 미래, 생존의 틈 우린 남보다 앞서 뛴다

기아차 모하비 수소연료전지차는 3탱크 수소저장 시스템을 적용해 수소연료 1회 충전만으로 7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자동차산업은 100년 만의 대전환기에 접어들었다. 자동차산업은 생산 과잉에 만성적인 수요 정체가 맞물려 최근 촉발된 글로벌 경기 위축의 직격탄을 맞았다. 제너럴모터스(GM)의 아성이 무너지고, 도요타 신화에 금이 가면서 자동차산업은 그 판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석유자원 고갈에 따른 대체에너지 개발의 필요성, 지구온난화 그리고 각국의 환경 규제 강화 등이 맞물리자 자동차업계는 친환경 ‘그린카’ 개발에 눈을 돌렸다. 이제 환경문제를 성장의 제약조건이 아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인식한 것이다. 세계 메이저 자동차회사들은 저탄소 사회 구현이란 국가 정책과제에 발맞춰 친환경차 시장을 선점하는 데 전사적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카 출시, 그린카 경쟁 본격화

국내 자동차업계도 이런 변화의 추세에 맞춰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03년 6월 현대·기아자동차는 국내 자동차업계로는 최초로 환경경영 전략을 기업의 핵심 경영전략으로 승격시키고, 2010년 세계자동차산업 환경 부문 상위5 진입의 초석을 다지는 ‘글로벌 환경경영 선포식’을 실시했다. 현대·기아차 환경기술기획지원팀 조용우 팀장은 “현대·기아차는 미래형 친환경차인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연료전지차 분야의 연구개발(R·D)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세 분야에 모두 투자하는 자동차회사는 세계적으로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2009년 서울모터쇼를 통해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카인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카를 공개하며 그린카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는 3년 7개월 동안 2508억 원을 투입해 개발한 세계 최초의 LPi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LPi 엔진 출력 114마력, 전기모터 출력 20마력인 이 차는 연비도 공인연비 17.8km/ℓ로 뛰어난 경제성을 자랑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99g/km로 LPG 연료 차량 중 세계 최초로 북미배기가스 규제인 SULEV(Super Ultra Low Emission Vehicle)를 만족시켰다. 차량 정차 시 엔진을 정지시키는 ‘오토스톱 기능’을 적용해 불필요한 공회전으로 인한 연료 소비를 방지, 경제성을 더욱 높였다.



이에 뒤질세라 기아자동차는 2009년 7월, 신개념 친환경차 ‘포르테 하이브리드 LPi’를 출시했다. 직렬 4기통 LPi 엔진 및 영구 자석형 동기모터를 장착해 뛰어난 동력성능과 최고 수준의 친환경성을 자랑하는 이 차의 운전자는 ‘풀 디지털 슈퍼비전 클러스터’를 통해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차량 관련 각종 정보를 전달받는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실시간 경제운전 정도를 표시하는 ‘에코가이드’와 주행 시 연비효율을 꽃이 자라는 과정으로 표현한 ‘경제운전 채점 기능’ 등도 계기판에 표시돼 더욱 경제적인 운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2009년에 하이브리드카의 존재를 알렸다면 2010년은 중형급 하이브리드카로 북미시장 진출 채비를 갖췄다. 현대차는 지난 3월 ‘2010 뉴욕 국제오토쇼’에서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과 2.0 터보 GDi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현대차의 첫 양산형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이자 첫 해외 진출 하이브리드 모델이 될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적용하는 ‘블루 드라이브 시스템’은 현대차만의 독자적인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기존 도요타와 GM이 사용하는 복합형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달리 병렬형이다. 효율성이 우수해 적은 모터 용량으로도 복합형 이상의 성능을 지닌다.

수소연료전지차 및 전기차 개발 박차

열린 미래, 생존의 틈 우린 남보다 앞서 뛴다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 ‘투싼’.

현대차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개발 중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외부 전원에 사용 가능한 충전장치를 내부에 탑재한 하이브리드 전기차로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한 단계 더 전기차에 가깝다. 2009년 4월 현대차는 서울모터쇼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용 콘셉트카인 ‘블루윌(Blue-Will, HND-4)’을 선보였다. 블루윌은 1회 충전 시 모터만으로 최대 약 64km까지 주행할 수 있으며, 배터리 전력 소모 후 하이브리드 모드일 때에는 21.3~23.4 km/ℓ의 연비로 주행 가능하다. 또한 탄소섬유 강화 복합재료를 차체에 적용해 차체를 경량화한 데다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의 부품을 써 뛰어난 친환경성을 갖췄다. 현대·기아차는 ‘블루윌’을 기반으로 2012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현대차는 2009년 9월 열린 ‘2009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i10 전기차’를 선보였다. i10 전기차는 고효율 전기모터를 탑재하고, 다른 배터리보다 내구성과 공간 효율성이 뛰어난 16kWh의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적용해 최고 출력 67ps(49kW), 최대 토크 21.4㎏·m(210NM)의 동력성능을 확보했다. 최고 속도는 130km/h까지 가능하며,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15초밖에 안 걸릴 정도로 경쟁 차종에 비해 가속 성능이 우수하다.

순수 전기차는 배터리와 전기모터만으로 구동하기 때문에 배터리의 수명과 저장 능력에 따라 차량 성능이 좌우된다. 현대차가 적용한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는 기존의 니켈수소 배터리에 비해 무게가 30% 가볍고, 부피가 40% 작아 효율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주행거리 수십만km에 달하는 자체 내구시험을 통해 안전성까지 확보했다. 일반 가정용 전기로 충전할 때는 5시간 안에 100% 충전이 가능하며, 413V의 급속충전을 이용할 때에는 15분 내에 85% 충전된다. 또한 1회 충전으로 최대 16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현대차는 2010년 시범주행을 위해 ‘i10 EV’ 양산모델을 일부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미국 에너지부(DOE, Department of Energy)와 캘리포니아 연료전지 파트너십(CaFCP, California Fuel Cell Partnership) 주관으로 열린 ‘수소연료전지차 로드 투어’ 행사에서 현대차의 투싼 연료전지차 2대와 기아차의 스포티지 연료전지차 1대가 미국 대륙 동서 횡단에 성공한 바 있다. 미국 동부 메인 주의 포틀랜스 시를 출발, 캘리포니아 LA까지 이어지는 총 7300km 구간에서 수소 충전을 할 수 없는 3300km를 제외한 4000km를 완주한 것.

현대·기아차는 2004년 9월 미국 에너지부가 주관하는 수소연료전지차 시범사업자로 선정돼 미국 전역에서 32대를 시범운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06년 8월부터 지식경제부가 주관하는 수소연료전지차 모니터링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2009년 7월까지 버스를 포함한 34대 수소연료전지차를 운행할 예정이다. 2012년 수소연료전지차량의 조기 실용화가 목표이며, 2012년 1000대를 시작으로 2018년에 3만 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현대·기아차는 스마트 그린카 개발을 통해 2010년까지 실도로 주행 연비를 20% 이상 개선할 계획이다. 스마트 그린카란 차량 및 외부환경 조건에 따라 차량의 각 시스템을 제어해 주행에 필요한 에너지 이용효율을 극대화하는 고효율차를 말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차세대 파워트레인 적용, 에너지 손실 저감 기술 개발 및 경량화 등을 통해 연비 개선과 이산화탄소 감축 같은 국가별 규제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마그네슘 소재를 생산하는 업체는 많았지만 포스코처럼 바로 얇은 판재로 압연하는 기술은 없었다. 최근 포스코건설 기술연구소는 RIST 강구조연구소,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함께 마그네슘 판재를 활용한 ‘마그네슘 온돌 차음 패널’ 개발에 성공해 마그네슘 판재 수요를 다양화했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2009년 11월 국내 최초로 마그네슘 제련공장을 건설하기로 강원도와 합의해 제련에서 압연까지 일관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중국에서 연간 1만4000t가량 수입하던 마그네슘괴를 포스코가 자체 생산함으로써 연간 350억 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포스코 해외자원 개발 박차

니켈·티타늄 … 자원보국 꿈 실현


열린 미래, 생존의 틈 우린 남보다 앞서 뛴다

정준양 회장은 국외에 장기간 체류하면서 자원 확보를 위한 광폭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포스코는 2014년까지 원료 자급률을 최소 5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해외자원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10년 6월 11일 정준양 회장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짐바브웨,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3개국 출장에 나섰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포스코가 지분 13%를 인수한 칼라하리 망간광산을 둘러보고, 역시 지분 참여를 하고 있는 페로크롬(크롬강과 텅스텐강을 원료로 한 합금철) 생산업체인 포스크롬도 방문했다. 짐바브웨에서는 페로실리콘 사업과 관련해 규석 확보 방안을 협의하고, 모잠비크에서는 석탄광산 개발사업 투자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미 포스코는 2006년 세계 최대 니켈 보유국인 뉴칼레도니아의 SMSP사와 합작해 광산개발회사인 NMC, 제련회사인 SNNC를 설립한 바 있다. NMC는 30년간 광양의 SNNC에 니켈광을 공급하고, SNNC는 연간 3만t의 니켈을 생산해 포스코에 공급한다. 니켈광산 개발사용권과 함께 니켈 광석을 30년 동안 한국에 들여올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해 스테인리스 원가경쟁력(니켈은 스테인리스 제조원가의 70~80%를 차지한다)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카자흐스탄에서 고급 비철금속인 티타늄 소재 개발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티타늄은 바닷물과 부식에 강하고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높아 조선용, 원자력발전, 담수설비 및 화학플랜트, 항공기 엔진 및 프레임 등에 사용되는 고급 비철금속이다. 철강재보다 10배 이상 비싼 t당 4000만~5000만 원 수준에 거래되지만 그동안 국내에는 생산설비가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정 회장은 2009년 9월 카자흐스탄의 UKTMP사와 티타늄 슬래브 생산 회사를 합작 설립하는 합의각서(MOA)를 체결한 데 이어 카림 마시모프(Karim Massimov) 카자흐스탄 총리를 만나 합작 사업에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정 회장은 “카자흐스탄의 풍부한 자원은 개발가치가 대단히 높다. 티타늄 합작 사업을 시작으로 카자흐스탄의 자원 및 인프라 개발에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작이 성사되면 한국은 일본, 러시아, 미국에 이어 세계 4번째로 티타늄 판재의 일관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그린카 경제효과 2018년 8조7000억 원

열린 미래, 생존의 틈 우린 남보다 앞서 뛴다

전기자동차의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충전소를 비롯한 충분한 인프라 구축이 우선이다.

이 같은 그린카산업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는 엄청나다. 친환경차 개발은 새로운 녹색산업을 창출, 이에 따른 투자 증대와 관련 부문의 고용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차 개발 관련 협력업체만 1차에서 3차까지 350개에 달하는 상황에서, 당장 올해 하이브리드 양산차 3만 대 체제가 갖춰지면 2200여 명의 고용 증대 및 4200억 원의 생산 유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 그리고 2018년 50만 대가 양산될 때에는 3만7000여 명의 고용 증대와 7조 원의 생산 유발효과를 거두는 등 앞으로 친환경차량 보급 확대에 따른 관련 부품업체의 고용 및 이익이 크게 확대될 것이다.

수소연료전지차 부문에서도 현재 33개의 1차 업체, 87개의 2차 업체와 함께 상생 협력하고 있으므로 부품 협력업체들은 2018년에 9000여 명의 고용 증대와 1조7000억 원의 생산유발액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100만 대가 양산될 2030년에 이르면, 8만8000여 명의 고용 증대와 16조8000억 원의 생산유발액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정보기술(IT), 전기·전자산업 등 관련 첨단산업 및 전후방 연관산업 투자 증대와 더불어 생산 및 고용 증가를 유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탄소 친환경차’ 개발은 석유 대체효과도 있다. 2013년에는 20만여 대의 친환경차량이 운행돼 7.2만kL의 석유 사용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쏘나타 4만1400대를 1년간 운행할 수 있는 석유량. 그러므로 2018년에는 쏘나타 21만 대 이상을 연간 운행할 수 있는 양의 석유 대체효과를 거둘 것으로 본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2013년에는 31만t의 감소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는데, 이는 쏘나타 7만7000여 대를 1년간 운행할 때 생기는 이산화탄소량이다. 하이브리드 기술의 발전은 초소형 전기자동차, 전기스쿠터, 전기자동차 같은 신규산업과 충전 인프라산업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현대·기아차 환경기술연구소’

업계 최초 환경기술 통합 … 미래형 자동차 연구 한창


경기 용인시 구성읍에 자리한 ‘현대·기아자동차 환경기술연구소’. 이곳은 현대·기아차가 2005년 9월 전 세계 자동차업계에선 최초로 친환경차량 개발 등 자동차와 관련된 환경기술 전 분야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만든 전문 연구소다. 이곳에선 미래형 차세대 자동차 및 환경기술 연구가 한창이다.

이를 위해 환경기술연구소는 700기압 수소충전소, 연료전지 내구시험기, 전기동력 시스템 환경시험기, 폐차 해체 시스템 등 400여 종의 환경 관련 핵심 시스템 및 부품 개발을 위한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이 중 700기압 수소충전소는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의 350기압 수소충전소와 함께 본격적인 수소 공급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기아차가 환경경영의 메카인 만큼 환경기술연구소는 다양한 친환경 설비를 갖추었다. 항공기에 사용하는 진공오수 시스템으로 연간 1500t의 물을 절약할 뿐 아니라 더블스킨(이중 유리)의 공기순환을 통한 냉난방 효율화 장치, 지열냉난방, 태양광 반사판을 이용한 자연채광 시스템 및 연료전지 실험 시 발생하는 전력 활용 등으로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연간 1000t가량 줄일 수 있게 설계됐다. 이 밖에 폐고무를 이용한 바닥재, 옥상의 녹지화 등 친환경 설비가 총집합돼 있다. 시설만으로 1억5000만 원의 건물 운전비용을 절감한다.


‘3社 3色’ 통신 그 이상의 사업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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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의 차세대 결제서비스 ‘T 스마트 페이’.

지난 20년간 성장을 거듭해온 국내 이동통신산업은 이제 포화상태다. 통신사들의 주요 수입원이었던 무선음성 매출은 몇 년째 정체. KT경제경영연구소가 2009년 12월 발표한 ‘2010 방송통신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국내 이동전화 가입자는 2009년 대비 약 2.8% 증가한 4951만 명으로, 인구 대비 보급률이 101%에 이른다. 여기에 제4 통신사의 출현이 가시화하면서 통신사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그러다 보니 통신 3사는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회사 이름까지 포기하며 ‘탈(脫)통신’ 선언

소비자 중심의 스마트폰 시장이 열리면서 통신 3사의 차세대 먹을거리 찾기는 대동소이해졌다. 회사마다 방점을 두는 부분이 조금씩 차이를 보일 뿐이다. 국내 통신 1위 업체인 SKT는 IPE(Industry Productivity Enhancement·산업생산성 증대) 카드를 빼 들었다. SKT 정만원 사장은 취임 이후 40회 이상 성장전략회의를 열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IPE를 강조했다. 그는 3월 통신CEO 간담회에서 “오로지 IPE에 집중하겠다”며 다시 한 번 IPE를 천명했다. IPE는 다른 산업의 선도주자들에게 ICT(정보통신 기술) 기반을 제공해 윈-윈 하는 신서비스 개척의 의미를 담고 있다.

SKT는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성장정체 원인이 지나친 개인고객 의존 구조에 있는 것으로 판단, 산업 전반의 생산성 향상을 높이는 IPE 사업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2009년 6월 IPE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산업 환경을 분석하고, 산업별 관련 기업 임원·실무자 및 전문가 인터뷰를 총 300여 건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8대 핵심 아이템을 선정, 2020년까지 IPE 부문에서 20조 원의 매출을 올릴 것을 기대한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최대 유·무선통신사업자인 텔콤과 IPE 사업 추진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성과도 올렸다.

반면 지난해 말 아이폰을 도입해 스마트폰 시장 확대라는 거대한 변화를 주도했던 KT는 ‘스마트’를 화두로 삼았다. KT 이석채 회장은 5월 31일 KT-KTF 합병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KT가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를 모으는 영역이 바로 스마트 분야”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는 추세에 맞춰 무선 인터넷을 원활하게 이용하는 프리미엄급 와이파이(WiFi) 사업과 와이브로망 구축 사업 등 네트워크 확충에 힘쓰고 있다. KT 관계자는 “와이파이 존인 ‘QOOK·SHOW ZONE’을 연말까지 2만7000여 곳으로 확대해 스마트폰 가입자가 저렴하게 무선 인터넷을 이용하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KT는 무선 인터넷 확대를 기반으로 이에 적합한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소프트웨어 연구개발을 위해 티맥스소프트와 합작으로 KT이노츠를 설립했다. 4월 22일에는 경기도, 경원대, 단국대와 손잡고 ‘경기 모바일앱센터’를 구축키로 한 데 이어 5월 28일에는 서울시와 협력,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양성을 위해 앱개발센터를 설치키로 하는 등 수도권에만 총 5곳의 개발자 지원공간을 마련했다.

한편 통신 3사 통합을 일궈낸 통합 LGT는 ‘탈(脫)통신’의 기치를 내걸었다. 통합 LGT 이상철 부회장은 “시의적절한 버림은 더욱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준다. 통신업계의 탈통신 노력도 그 첫걸음은 버림”이라고 강조했다. 통신과 이종산업, 유선과 무선, 통신과 솔루션 간 컨버전스 모두 탈통신의 영역에 속한다. 이동통신 영역에 고착화된 ‘텔레콤’을 버리고 사명을 ‘LG유플러스’로 변경해 다양한 사업영역을 포괄할 방침이다. 통합 LGT는 통신을 기반으로 미디어 및 광고, 교육, 유틸리티, 자동차, 헬스케어 등의 이종산업 영역에서 새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과제를 선정해 연내 20여 개 탈통신 프로젝트를 출범시킬 예정인데 이미 150억 원의 탈통신 펀드까지 조성했다. 통합 LGT 관계자는 “기존 사업 영역과 접목해 사업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국내외의 새롭고 유망한 기술 및 기업 발굴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삼성 차세대 동력은 ‘친환경과 건강’

열린 미래, 생존의 틈 우린 남보다 앞서 뛴다

삼성LED 생산라인에서 생산직원들이 사파이어 웨이퍼를 점검하고 있다.

“다른 글로벌 기업이 머뭇거릴 때 과감하게 투자해서 기회를 선점하고 국가 경제에도 보탬이 되게 해야 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의 먹을거리 발굴을 위해 직접 나섰다. 그는 지난 3월 경영에 복귀하며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이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며 정신 차릴 것을 강조했다. 이어 이 회장은 5월 10일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복귀 후 첫 사장단 회의를 가졌다. 이날 삼성은 2020년까지 총 23조 원 이상을 투자해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개 친환경 및 건강증진 사업을 신수종(新樹種) 사업으로 육성하기로 결정했다. 4만5000명 고용과 50조 원 매출 목표도 세웠다.

5개 사업별로 2020년까지 투자액, 매출액, 고용 목표도 결정했다. 태양전지는 광변환 효율이 높은 결정계를 시작으로 추후 활용성이 뛰어난 박막계를 추진할 계획인데 누적투자 6조 원에 매출 10조 원, 고용 1만 명이 목표다. 자동차용 전지는 누적투자 5조4000억 원에 매출 10조2000억 원, 고용 7600명을 이룰 생각이며 LED는 디스플레이 백라이트에서 조명엔진, 전장 등으로 확대해 누적투자 8조6000억 원에 매출 17조8000억 원, 고용 1만7000명을 목표로 한다. 바이오 제약은 특허가 만료될 예정인 바이오시밀러를 중심으로 삼성의료원 등과 협력을 통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인데 누적투자 2조1000억 원에 매출 1조8000억 원, 고용 710명을 예상한다. 의료기기 부문도 혈액검사 등 체외진단 분야부터 진출해 2020년 누적투자 1조2000억 원에 매출 10조 원, 고용 9500명이 목표다.

과감하게 투자, 남다른 기회 선점

이 회장은 “환경 보전과 에너지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 정부도 녹색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또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사업은 기업의 사명이기도 하다”면서 신사업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전자, 중공업 등 핵심산업과 관계없는 사업에 진출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기존 계열사가 지닌 강점을 연결했다. 바이오산업의 경우 테크놀러지를 결합해 바이오테크놀러지 개념으로 간다. 예컨대 삼성전자와 삼성의료원이 결합하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회의에 참석한 사장단도 시장 및 기술 동향, 추진전략을 발표하고 관련 내용을 함께 논의하며 유기적인 협력을 꾀했다.

신사업에 대한 삼성의 의지는 지난 1월 발표한 ‘차세대 신사업 투자계획’에 비해 확연히 확대된 투자규모에서도 확인된다. 당시 김순택 신사업추진단장 주도 아래 발표한 신사업 계획은 투자규모 2조500억 원, 고용인력 1만5800명 규모에 불과했다. 세종시 국제과학 비즈니스벨트에 조성하는 만큼 사업 분야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 회장이 복귀 뒤 신사업 분야를 주도함에 따라 확고한 실행 의지로 과감한 투자가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삼성 관계자도 “당장 회사가 먹고사는 문제는 전문경영인들이 있으니 별문제가 없다. 하지만 5년 뒤, 10년 뒤 회사의 먹을거리를 발견하려면 이건희 회장의 결단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일단 삼성의 친환경 및 건강증진 신사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우호적이다. 실례로 삼성 신수종 사업을 추진 중인 삼성테크윈이 조선업체인 삼성중공업을 시가총액에서 앞섰다. 현재 매출,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삼성테크윈에 앞서는데도 시가총액 순위가 바뀐 것은 시장이 삼성의 신수종 사업의 가능성을 높게 본 것으로 해석된다.

마불정제(馬不停蹄). 삼성이 최근 ‘이건희 신경영 선언’ 17주년 기념일을 맞아 던진 화두다. 말이 말굽을 멈추지 않듯, 과거의 영광에 만족하지 말고 더욱 분발하자는 의미가 담겼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과거의 영광을 잃어버린 삼성이 신사업에 성공해 또 다른 먹을거리를 확보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해외로 가는 금융업, 이머징 마켓 공략 현지법인 네트워크 확대 주력

국내 은행, 증권사 등 금융업계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금융업계를 뒤흔드는 키워드는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 공략’이다. 인도는 자원이 풍부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아 구애 대상 1순위. 그간 인도 당국은 아시아계 은행 지점 확대에 인색한 편이었으나 한국과 인도의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에 따라 국내 은행들이 4년간 인도에 10개까지 지점을 낼 수 있게 됐다. 이에 우리은행은 인도 당국의 승인을 받는 대로 첸나이지점을 설립할 계획이고, 외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연내 뉴델리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편 베트남은 총인구 8000여만 명 가운데 10% 정도만이 은행계좌를 보유해 금융 시장 성장성이 매우 크다. 현재는 신한은행이 기존 호치민지점을 모체로 신한베트남은행 현지법인을 설립해 ‘베트남 1등 은행’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상황. 2009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문을 연 KB 캄보디아은행은 영업 개시 1년도 안 돼 1300만 달러 이상의 고객 예수금과 1300개에 육박하는 계좌를 유치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증권사도 활발히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0년 3월 기준 국내 증권사의 해외 점포 수는 총 81개로 2005년 말 33개에 비해 급격히 늘었다. 특히 미래에셋의 경우 브라질 현지법인 펀드인 ‘미래에셋 디스커버리 배당주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77.99%로 경쟁펀드 대비 최고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으며 G20 참여국 시장을 중심으로 선진 글로벌 시장 공모주펀드에 투자하는 삼성증권의 ‘글로벌 공모주 사모펀드’는 모집 시작 보름 만에 1500억 원이 몰렸다.

우리투자증권은 1월 인도 아디트야벌라그룹의 금융 자회사인 아디트야벌라 파이낸셜 서비스와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이슬람은행인 ‘카타르이슬람은행’과 IB 및 투자업무 분야에서의 상호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모바일 뱅킹 앞세워 현지인 공략 박차

국내 금융계가 앞다퉈 해외 진출에 나서는 이유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는 전략 때문이다. 우리은행 박정용 과장은 “금융위기를 시작으로 금융 시장 재편이 이뤄지는 지금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5월 우리금융이 LA에 있는 미국 최대 교포은행인 한미은행의 지분을 인수한 것이 좋은 예다. LA한미은행의 지주사인 ‘한미파이낸셜 코퍼레이션(HFC)’은 금융위기 이전 주당 20달러에 육박했으나 우리금융이 인수한 가격은 주당 1.2달러로 20분의 1 수준이다.

이미 국내 금융시장은 포화상태이므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선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 다행히 중국, 동남아 등은 유선전화에 비해 휴대전화 사용인구가 많아 모바일 뱅킹을 받아들이는 데 용이하다. 따라서 한국 금융사들은 모바일 뱅킹 시장 위주로 아시아 시장을 장악해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금융사의 해외 진출에 핑크빛 미래만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2008년 국민은행이 카자흐스탄 은행에 약 8000억 원을 투자했다 주식이 폭락해 2500억 원의 손실을 입었고, 우리은행은 중국 주상복합 건물에 투자했다 265억 원을 손실하기도 했다. 한 금융 전문가는 “도전정신도 중요하지만 시장이 불확실한 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검증된 시장, 각 금융사가 잘 아는 시장을 중심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조선업계, ‘바람’에 꿈을 담다

열린 미래, 생존의 틈 우린 남보다 앞서 뛴다

지난해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된 ‘신성장동력 박람회 2009’를 찾은 관람객들이 신재생에너지관에 전시된 풍력발전기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이 조선강국임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더 이상 세계 1위는 아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 ‘클락슨 리포트’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2009년 11월부터 올 3월까지 신조 수주량과 수주 잔량에서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으나, 4월 중국에 추월당한 뒤 5월에도 2위에 머물렀다. 지난해부터 세계 조선 시장에는 자국 업체가 사용하는 선박은 자국 조선업체가 건조하고, 자국 해운업체가 수송해야 한다는 ‘자국 건조·자국 수송주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내수 수주 물량이 적어 전체 수주량의 100% 가까운 물량을 해외 선사에 의존하는 국내 조선업계로선 고민이 한층 깊어졌다.

5월 23일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열린 ‘윈드파워 2010’에선 낯익은 얼굴들이 눈에 띄었다. 노인식 삼성중공업 사장을 비롯해 현대중공업 윤병수 상무, 대우조선해양 고영렬 종합기획실장(전무) 등 국내의 내로라하는 조선업체 경영자가 대거 참석한 것. 그 밖에 STX윈드파워, 유니슨, 효성 등 총 6개 업체가 참가해 전시관을 꾸렸다. 이번 행사는 미국 풍력협회 주관으로 전 세계 1300여 개 업체가 참가하고 2만 명 이상이 관람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풍력전시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의 미국 풍력 시장에 진출하기 앞서 세계 우수업체들과 기술 교류 등을 꾀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조선업체들은 일찌감치 차세대 먹을거리로 풍력발전에 주목했다. 이는 풍력발전의 핵심장치인 블레이드(발전기 날개)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원리가 프로펠러를 움직여 배가 나아가게 하는 원리와 기본적으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타워를 세워 블레이드를 설치하는 작업 또한 대형 구조물을 조립하는 조선업과 유사하다. 실제 세계 풍력발전을 선도하는 유럽 업체들의 모태 역시 조선이나 조선기자재 업체다.

친환경 풍력 시장 진출 발 빠른 행보

열린 미래, 생존의 틈 우린 남보다 앞서 뛴다
풍력발전의 선두주자는 조선업계 1위 현대중공업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에서 웨이하이시 인민정부 및 다탕산둥발전 유한회사와 풍력발전설비 합자사 설립을 위한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2020년까지 100GW, 15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의 풍력발전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위해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중국은 풍력발전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에 따라 시장이 급성장하는 지역”이라며 “합자사 설립을 계기로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3월 31일에는 전북 군산국가산업단지 내 13만2000㎡ 부지에 총 1057억 원을 투자해 연간 600MW 규모의 풍력발전기 생산능력을 갖춘 국내 최대 공장을 준공했다.

다른 기업들도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8월 미국의 풍력업체인 드윈드사를 5000만 달러에 인수해 통산 5~6년이 걸리는 기술개발 및 시장검증 시간을 단축시켰다. 대우조선해양은 북미 지역에 생산공장을 설립해 미국 텍사스 주에 2MW급 풍력터빈 20기의 풍력단지를 조성한 뒤 향후 420기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거제조선소 인근 신한에서 7월 준공을 목표로 2.5MW급 풍력발전기를 연간 200기 생산할 수 있는 풍력발전기 공장을 건설 중이다. 또한 미국 휴스턴과 포틀랜드에 풍력발전설비 영업지점을 개설한 것을 시작으로 2011년에는 독일지점과 물류 및 유지보수센터도 가동해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한편 네덜란드의 풍력발전업체를 인수해 STX윈드파워로 사명을 변경한 STX는 2MW급의 기어리스 풍력발전기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원전 수출 … 불어라! 제2 중동붐

열린 미래, 생존의 틈 우린 남보다 앞서 뛴다

신고리원전 야경.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UAE)까지 날아갔다. 한국전력 컨소시엄이 UAE 원전 사업을 수주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수주 소식을 발표하며 “이번 프로젝트는 규모 면에서도 역사적으로 최대지만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우리가 이제 원자력 발전시설을 수출하게 됐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기업들은 ‘제2의 중동 붐’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원전 사업이 신성장동력으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2020년까지 전 세계에 약 290기의 원전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향후 10년간 신규 발주될 물량이 원자력 발전 개발 이후 건설된 전 세계 원자력 발전 총량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히 원자력의 르네상스라 부를 만하다. 정부도 중국 100기 등 세계적으로 500기가 건설될 예정으로 본다. 중·장기적으로 1000여 기에 이를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미국도 30년 만에 원자력발전소를 다시 건설할 예정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획을 발표하며 “에너지 수요 증가에 대처하고 기후 변화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원자력 에너지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건설사 지속적 기술배양 해외 시장 공략

원전 사업이 화두로 떠오른 만큼 기업들의 움직임도 바쁘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신월성원자력 주설비 건설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세계적으로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원자력 건설 분야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는 만큼 지속적으로 기술력을 배양해 국내외 시장의 원전 건설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고 시장을 주도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GS건설은 국가에너지 기본계획 및 정부 정책을 기반으로 발전 분야 인력 충원, 원자력 에너지팀 보강 등을 통해 원자력 사업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국내 원전 건설을 주도했던 현대건설도 해외 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현대건설은 1970년대 초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시작해 현재 운영 중인 20기의 원자력발전소 중 12기를 준공했다. 현대건설은 원전 시공 및 건설, 운영, 유지 보수 등에서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만큼 해외 진출에 자신감을 보인다. 2016년 최초 원전 상업운전을 목표로 사업 중인 인도네시아 원전 시공 사전준비 공동연구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시공 중인 신고리 3·4호기의 1400MW급 신형 한국형 경수로 원자로 APR1400은 경수로 해외 진출 원전 모델이다. 수명이 최대 60년에 달하는 APR1400을 설치해 향후 세계 원전 건설 시장에서 수주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1400MW 발전용량의 발전소는 미국, 프랑스, 독일, 리투아니아 4개국만 건설했을 정도로 규모나 기술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야 가능하다.

터키 원자력 발전 수주가 확실해짐에 따라 기업들의 기대도 커졌다. 6월 15일 이 대통령과 압둘라 궐 터키 대통령은 터키 원전 건설 사업에 양국이 공동 협력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동양자산운용 김양수 운용역은 “지난 UAE 원전 수주는 해외 시장 진출에 의의를 두다 보니 퍼주기 아니냐는 둥 수익성 측면에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터키 원전을 수주해 경험을 쌓는다면 한국 건설사가 향후 인도, 베트남 등의 원전 시장에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신성장동력 양 날개 포스코 ‘에너지와 소재’

열린 미래, 생존의 틈 우린 남보다 앞서 뛴다

포스코가 개발한 파이넥스 공법은 대기오염물질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 정준양 회장은 최근 ‘3.0’이야기를 부쩍 많이 한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포스코가 수성 단계를 지나 도약해야 하는 시기가 됐다. 구성원 개개인이 3.0 시대에 맞도록 사고방식을 바꿀 것”을 강조한다. 3.0은 웹에서 흔히 쓰는 용어로, 정보가 최적화돼 개인에게 전달되는 시대를 의미한다. 정 회장의 말처럼 포스코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공세적으로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섰다. 2018년 매출 100조 원(철강 부문 65조 원, 비철강 부문 35조 원)을 달성한다는 ‘포스코 비전 2018’에 따라 철강산업에서 축적한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환경·에너지 및 소재산업을 신성장동력의 양 축으로 삼아 적극 투자에 나선 것이다.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사업 주력

포스코는 2009년 7월 7일 ‘Global Green Growth Leader’라는 비전 아래 녹색성장 추진과 환경경영 구현을 위한 주요 전략수립 및 정책협의를 위해 ‘범포스코 녹색성장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범포스코 녹색성장위원회는 마스터플랜을 구체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산하에 저탄소 철강기술, 기후변화 대응, 신재생에너지, 녹색신성장사업 등 4개 분과위원회를 매분기 개최해 과제별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 상황을 점검한다.

우선 포스코는 POSCO E·E를 설립, 생활폐기물 연료화(RDF·Refuse Derived Fuel) 및 발전, 하수 슬러지 연료화 사업 추진에 나섰다. 생활폐기물 연료화 및 발전은 기존에 소각·매립되던 가연성 폐기물을 연료화해 전력을 생산하고, 이때 발생하는 여열은 열수요처에 공급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말한다. 현재 부산·포항시와 생활폐기물 연료화 및 발전 사업을 추진 중이며, 향후 전국 광역도시로 확대할 예정이다. 한편 하수 슬러지 연료화 사업은 매립하거나 해양에 버리던 하수 슬러지를 건조·성형한 후 화력발전소에서 석탄 보조연료로 사용해 전력 생산을 한다.

신재생에너지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가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이다. 연료전지는 1kWh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화력발전과 비교할 때 평균 63% 수준의 환경 친화적인 에너지 발전설비. 포스코가 2008년부터 생산을 시작한 ‘POS- BOP1’은 국내 기술로 개발한 연료공급기(BOP·Balance of Plant)를 탑재해 완성한 최초의 용융탄산염(MCFC·Molten Carbonate Fuel Cell) 제품이다. 지난 4월 포항에 스택 제조공장을 착공함으로써 연료전지의 핵심소재인 스택의 국산화에 앞장서게 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2012년까지 4320억 원을 투자해 인산형 및 용융탄산염 연료전지를 대체할 제3세대 연료전지를 조기 상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SK에너지와 함께 저급 석탄을 이용한 합성천연가스 제조 사업을 추진한다. 저가의 석탄을 고온·고압에서 가스화한 후 정제와 합성 공정을 거쳐 합성천연가스(SNG·Synthetic Natural Gas)를 생산하는 청정 연료화 사업으로, 세계적으로 미국에서만 상용플랜트 1기가 운영되고 있는 미래성장 사업이다. 포스코는 2013년까지 약 1조 원을 투자해 석탄 가스화 플랜트를 건설, 연간 50만t의 합성천연가스를 생산할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기존 천연가스보다 30%가량 저렴하며, 저가의 석탄을 사용하기 때문에 연간 약 2000억 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대규모 투자로 연간 30만 개가 넘는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08년 6월 광양제철소 4냉연 제품창고와 포항제철소 후판 제품창고 지붕에 1MW급 태양광 발전설비를 준공하는 등 본격적인 태양광 발전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공장 지붕을 활용한 태양광 발전으로 27KW급을 시범용으로 설치한 적은 있으나, 1MW 이상 대용량의 상업용은 포스코가 처음이다. 이 두 제철소의 태양광 발전으로 연간 2500MWh를 생산하는데 이는 일반주택 500가구 정도가 사용 가능한 양이다. 이로써 연간 약 1600t의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열린 미래, 생존의 틈 우린 남보다 앞서 뛴다

포스코 연료전지 공장(왼쪽)과 태양광 발전공장.

제철보국에서 자원보국으로

포스코는 1992년부터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및 오스트리아 철강설비기업인 푀스트알피네(Voestalpine)사와 공동으로 신제선기술인 파이넥스 기술을 개발해왔다. 고로공정은 공정상 대기오염물질이 발생하는 반면 파이넥스는 용융환원 제선기술로 소결과 코크스 공정을 생략할 수 있어 대기오염물질을 획기적으로 절감한다. 최신 탈황·탈질설비, 집진기가 갖춰진 고로공정과 비교해도 SOx, NOx, 먼지의 배출량은 19, 10, 52%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세계 철광석 매장의 70~80%를 차지하는 값싼 분광과 일반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 철강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산화탄소(CO2)를 발생시키지 않는 미래 제철기술 연구에도 착수했다. 철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용광로 등 고온의 반응기 내에서 환원가스를 사용해 철로부터 산소를 제거해야 한다. 현재는 철광석을 환원시킬 때 일산화탄소(CO)를 사용하는 탓에 철광석에서 떨어져 나오는 산소와 결합해 CO2가 발생된다. 하지만 CO가스 대신 수소(H2)를 환원가스로 사용하면 H2O가 생성돼 CO2 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H2를 환원가스로 사용하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에 대한 연구가 성공하면 신개념의 철강산업이 정립돼 친환경 녹색산업으로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포스코는 소재 사업을 육성해 종합소재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소재 사업은 포스코가 미래의 녹색성장에 필요한 고강도 초경량 기초·혁신 소재와 미래 신소재를 생산·공급하기 위해 추진하는 신성장 사업이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그룹 전체의 역량을 바탕으로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대학, 정부, 전문기관 등 산학연과 커뮤니케이션 체제를 구축해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는 2009년 9월 전략제품인 고망간강 생산에 필요한 고순도 페로망간(FeMn) 생산법인인 ‘포스하이메탈(POS-HiMetal)’을 설립했다. 그리고 고순도 페로망간 7만5000t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지난 4월 착공했다. 고순도 페로망간은 자동차용 고망간강 제품 생산의 부원료로 사용된다. 현재까지 고체 상태의 망간메탈(Mn Metal)을 전량 중국에서 수입했으나,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고순도 페로망간의 안정적인 조달 필요성이 높아졌다. 사업 초기에는 고순도 페로망간 특허와 생산기술을 보유한 동부메탈의 기술을 도입하나, 향후에는 포스코 고유기술을 개발·확대함으로써 연간 약 740억 원의 원가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또한 포스코는 2010년 2월 국토해양부,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바닷물에 녹아 있는 리튬 추출 기술 상용화를 위한 공동 연구개발 사업 협정을 체결했다. 정 회장은 “포스코가 ‘제철보국’의 사명감으로 무에서 유를 이뤘듯이, 리튬 추출 상용화에 성공해 대한민국 자원개발 역사에 획기적인 도약을 이뤄 ‘자원보국’하겠다”고 밝혔다. 리튬은 전기자동차, 휴대전화, 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2차전지의 원료이며 차세대 핵융합 발전원료로 각광받는다. 그러나 생산지가 칠레와 중국 등 일부 국가에만 편중돼 있는 데다 육상에서 상업적으로 채광 가능한 물량이 410만t 정도로 10년 이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연구가 성공하면 상업생산 플랜트를 건설해 연간 2만~10만t 규모의 탄산리튬을 생산 공급할 계획이다. 향후 약 2억 달러의 수입대체 및 8억 달러의 수출효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주간동아 2010.06.21 742호 (p3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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