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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앱스토어 대박 찬스”

개발자 성공담, 기업들 높은 관심 … 진입장벽 낮아 ‘포화’ 우려도

  •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너도나도 “앱스토어 대박 찬스”

너도나도 “앱스토어 대박 찬스”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한 영국인 지인이 ‘한국은 지난 5년 동안 IT가 전혀 발전하지 못했다’고 꼬집은 적이 있어요. 한때 세계의 IT를 이끈 강국이었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대세가 된 무선인터넷 시장에선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거죠. 하지만 지난해 아이폰 앱스토어의 성공은 국내 IT업계에 새로운 활로를 열어줬어요. 이 덕에 올 초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주 사업으로 하는 벤처회사가 엄청 많이 생겨났죠. 저희 회사도 그렇고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이하 어플) 개발업체 ‘디시류(dCREW)’ 강지원 대표의 설명이다. 기획자, 개발자 등 모두 4명으로 구성된 디시류는 아동용 영어교육 어플을 개발한다. 4월 말에 오픈할 예정. 강 대표는 “직접 상품을 앱스토어에 내놓는 B2C (Business to Customer·기업 대 소비자)는 물론 기업들의 어플을 외주 제작해주는 B2B(Business to Business·기업 대 기업) 사업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앱스토어가 ‘엘도라도(EL Dorado·황금의 땅)’로, 앱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앱스토어의 대표주자는 아이폰, 즉 애플의 앱스토어다. 연간 99달러만 내면 누구나 자신이 만든 어플을 올려 사용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고, 수익의 70%를 가져간다. 1인 개발자는 물론 앞서 말한 디시류처럼 소수의 기획자, 개발자가 뭉친 벤처회사와 굴지의 게임 개발업체까지 이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뛰어들고 있다. 특히 몇몇 1인 개발자가 한 달에 수천만 원까지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1990년대 후반 ‘벤처 열풍’에 이어 다시 한 번 ‘대박’ 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다.

시장 가능성 보고 뛰어드는 사람들

2010년 2월 현재,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된 어플은 18만9000여 종으로 추정된다. 등록된 개발자 수도 2만8000여 명인데, 그 수는 계속 증가세다. 정부, 통신사, 사교육 기관 등이 운영하는 개발자 양성 과정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데, 늘 수강생으로 넘친다. 이처럼 개발자들이 어플에 매달리는 이유는 뭘까. 과연 개발자들은 어떻게 수익을 올리는 것일까. 또 앱스토어를 기반으로 한 어플은 지속가능한 성장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블로그 칫솔(www.chitsol.com)을 운영하는 파워블로거 최필식 씨는 앱스토어가 개발자에게 ‘주도권’을 준 혁명적인 시장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중간 유통자가 사라지면서 개발자들은 시장 원리가 아닌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승부를 걸 수 있게 됐다. 이런 ‘자기 주도성’이 개발자로 하여금 이 시장에 뛰어들게 한 가장 큰 동기”라며 “이들에게 단기성 수익만이 중요한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위주로 시장 재편?

판매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앱스토어는 오픈마켓의 원리상 한 기업이 한 영역을 ‘독점’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점, 위험 부담은 적으면서 투자 대비 수익률이 높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강 대표는 “앱스토어 시장은 소규모 제작·판매가 주를 이룬다. ‘대박’이라고 해도 10억 원 내외다. 그러니 대기업 같은 큰 회사는 잘 들어오지 않는다. 따라서 중소 벤처기업은 물론 1인 개발자도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승부를 걸 수 있다. 또 ‘쪽박’을 낸다 해도 손해가 개발자의 인건비 정도라 다른 사업보다 부담이 적다”면서 “이러다 보니 메이저급 개발업체에 다니는 개발자 중 50% 이상이 부업으로 어플 개발을 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취재 중 만난 한 프로그래머는 “소비자에게 가장 가격 부담이 없는 0.99달러짜리 어플을 서너 개 올려놓으면, 한 달에 적어도 20만~30만 원은 번다. 초반엔 200만 원까지 벌었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더해 ‘B2B’ 영역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개발자를 유혹하는 요소다.

너도나도 “앱스토어 대박 찬스”

‘카카오톡’처럼 인지도가 높은 무료 어플은 소비자를 유료 어플로 이끄는 좋은 수단이 된다.

“관심은 굉장히 많죠. 그런데 아이폰 이용자가 50만 명(2010년 4월 1일 현재)인데, 딱 그 사람들만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는 거잖아요. 하지만 어플 하나를 외주 제작하는 데 드는 비용은 5000만 원 정도거든요.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 의구심이 있다는 게 실무진의 생각이지만, 워낙 ‘윗분’들이 하라고 하니….”

외식 관련 대기업 마케팅 담당자의 얘기다. 그는 “유지, 운영, 보수비는 별도다.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업데이트하고, 매달 1개 이상의 이벤트를 진행하려면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찮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홍보, 마케팅 및 모바일 서비스 도구로서 어플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자, B2C뿐 아니라 B2B로 수익을 내는 개발업체도 늘고 있다. 한 개발업체 대표는 “B2B 시장은 아직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 어플 개발비는 건당 최소 3000만~5000만 원, 기능이 많이 들어가면 몇억 단위로 뛴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발업체들도 어플 개발자 확보에 모든 힘을 쏟는다. 취업포털 잡코리아(www.jobkorea.co.kr)가 지난 8년간 ‘스마트폰’ 검색어 채용공고를 분석한 결과, 2008년 67건에 그쳤던 공고가 2009년 329건을 기록했다. 무려 391%나 급증한 것. 잡코리아 변지성 홍보팀장은 “어플 개발자 구인은 올 초에도 많이 늘었다.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플을 능수능란하게 다룬다면 연봉 5000만 원 이상은 가뿐히 받는다는 게 업계 사람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이런 열풍이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성균관대 경영학과 이건창 교수는 “앱스토어 비즈니스는 도입기,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 조만간 포화상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도 “웹 개발과 어플 개발은 매우 유사하다. 영어를 배운 사람이 스페인어를 쉽게 배우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렇듯 진입장벽이 낮아 어플 개발자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급증할 것”이라며 “이렇게 2년여만 지나면 시장은 더 이상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이위랩’ 이제범 대표는 “혁신적 아이디어로 시장에 먼저 진입하면 선점효과는 물론 진입장벽도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높은 인지도와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면, 이는 어플 홍수 속에서 최고의 무기를 가지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아이위랩은 SNS(Social Networks Service) 무료 어플인 ‘카카오톡’을 개발했는데, 현재 25만 명이 다운로드했다. 이 대표는 “카카오톡 자체는 수익을 내지 못하지만, 수많은 사용자에게 우리 회사의 유료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를 알릴 수 있는 최고의 홍보수단이 된다”고 덧붙였다.

앱스토어를 통해 시장의 패러다임이 달라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우리들병원 생명과학기술연구소 정지훈 소장은 “미래엔 제작사가 아닌 프로젝트 위주로 인력이 이합집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즉 지금의 앱스토어처럼 한 프로젝트(어플)로 인력(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등)이 쉽게 모였다가, 프로젝트가 끝나면 헤어지는 구조가 일반화된다는 것. 정 소장은 “앱스토어는 개인 경제로 가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간동아 2010.05.04 734호 (p66~67)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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