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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현 기자의 실전 내 차 고르기

디자인·파워 vs 승차감·편의성

YF쏘나타, 날렵한 야생마 느낌 … 뉴SM5, 정숙한 도회적 이미지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디자인·파워 vs 승차감·편의성

디자인·파워 vs 승차감·편의성
내 귀는 ‘팔랑귀’다. 뭔가를 선택할 때면 심하게 흔들린다. 그만큼 고민도 깊어진다. 요즘 고민은 ‘40대 내 첫차’ 고르기다.

30대 중반부터 타오던 ‘애마(愛馬)’ 라세티(GM대우 1.5)는 올해로 8년차에 접어들면서 ‘병치레’가 잦아졌다. 얼마 전엔 휠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핸들 떨림 현상이 나타나 앞 타이어를 통째로 갈아야 했고, 지난 겨울에는 혹독한 추위에 라디에이터가 터졌다. 지난해부터 2~3개월에 한 번꼴로 적게는 10만~20만원, 많게는 30만~40만원씩 뚝딱 집어삼킨다. 그때마다 마음이 흔들린다.

‘처음 살 때 10년은 타려고 마음먹었는데…, 이제 바꿀 때가 된 건가?’

내 마음에 변심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9월 ‘YF쏘나타’(현대 2.0)가 출시되면서다. 신형 쏘나타의 파격적인 디자인은 무척 매력적이다. ‘난’을 모티프로 삼아 디자인된 ‘쿠페형 세단’으로 역동성과 볼륨감이 살아 있다. YF쏘나타의 인기는 국내 중형차 시장을 단숨에 석권했다.

워낙 입소문이 좋은 차 K7



비슷한 시기, 조만간 ‘뉴SM5’(르노삼성 2.0)를 출시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YF쏘나타에 견줄 만한 디자인과 성능을 갖췄다는 예고와 함께. 올해 1월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뉴SM5는 YF쏘나타에 비하면 외관디자인은 단조롭고 심심하지만 안정감이 돋보인다. 여기에 각종 편의사양과 YF쏘나타보다 저렴한 가격이 강점으로 꼽힌다.

YF쏘나타와 뉴SM5의 연이은 등장은 국내 중형차 시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을 뿐 아니라 내 마음도 송두리째 흔들어놨다. 결국 차를 바꾸기로 했다.

40대 초반. 주변에선 준대형 승용차를 많이 추천한다. “앞으로 10년을 타려면 나이도 있으니 그 정도는 타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유다. 한때 주변에서 가장 많이 추천한 차는 지난해 11월에 출시한 ‘K7’(기아)이다. ‘SM7’(르노삼성)과 ‘더 럭셔리 그랜저’(현대) 등이 동급(2.4 이상)이다.

시중에서 K7에 대한 입소문은 좋다. 무조건 “차가 정말 잘 나왔다던데”라고 말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자동차 전문용어를 섞어가며 “편의사양은 물론 승차감도 동급 최강”이라고 치켜세우는 이도 있다.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입소문일 뿐. 자신이 차를 살 게 아니면 별생각 없이 떠드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래도 잠시 귀가 팔랑거렸다.

얼마 전 K7을 시승할 기회가 있었다. 입소문이 워낙 좋은 차지만 문제는 내 취향. 입소문에 비해 승차감이 떨어졌다. 너무 기대가 컸던 것일까. SM7과 그랜저를 추천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너무 여러 차종을 대상으로 비교하려니 밑도 끝도 없다.

일단 나만의 ‘차 고르기’ 기준이 필요하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 경우 ‘경제성’ ‘승차감’ ‘편의성’ ‘디자인’ ‘파워’ 순으로 판단기준을 삼았다. 경제성에서는 차량 가격보다 연비에 더 비중을 두기로 했다.

첫째 기준인 경제성에서 K7, SM7, 그랜저 등 준대형급은 일찌감치 제외했다. 교통체증이 심한 도심에서 이들 승용차의 실주행 연비는 ℓ당 5~6km에 그친다. 차량 가격은 그렇게 중요한 판단기준이 되지 않았다. 뉴SM5 모델 중 일반인이 가장 선호하는 LE급과 SM7 선호모델 SE PLEASURE급의 차이는 15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디자인·파워 vs 승차감·편의성
좀더 연비가 높은 일본 도요타 캠리나 프리우스 등도 잠시 고려했으나 국내 승용차에 비해 값비싼 AS와 관리비용 때문에 고민하다 도요타 차량의 대규모 리콜 사태에 마음을 접었다.

결국 YF쏘나타와 뉴SM5 중 하나를 선택하기로 했다. 먼저 두 차의 가격을 비교하기 위해 내게 필요한 기본사양과 옵션을 선택하고 이에 해당하는 모델을 골랐다. YF쏘나타의 경우 ‘프리미어 최고급형’에 옵션으로 파노라마 선루프와 내비게이션을 선택했을 때 비용은 2805만원. 뉴SM5에서 이와 비슷한 모델은 ‘LE급’으로, 여기에 파노라마 선루프와 내비게이션을 선택하면 2729만원이다.

YF쏘나타보다 뉴SM5가 조금 저렴하나 그 차이는 76만원에 불과하다. 만약 뉴SM5에, YF쏘나타에 기본으로 장착된 차체자세 제어장치(ESP·40만원)를 추가하면 그 차이는 36만원으로 줄어든다. 연비도 YF쏘나타는 12.8km/ℓ이고, 뉴SM5는 12.1km/ℓ로 비슷하다. 경제성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백문(百聞)이 불여일승(不如一乘)’이라했던가. 나머지 기준을 비교하기 위해 두 차량 모두 시승하기로 했다. YF쏘나타를 먼저 탔다. 날렵하게 잘빠진 외관디자인이 역시 눈길을 끌었다. 실내디자인도 깔끔했다. 최고출력 165마력에 최대토크 20.2kg·m의 파워를 자랑하듯 힘이 넘쳤다. 급경사에서도 박차고 올라가는 힘이 꺾이지 않았다. 정지했다가 출발할 때는 힘이 지나쳐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경제성에선 우월 가리기 어려워

문제는 승차감과 엔진 소음. 요철을 지나거나 노면이 고르지 않은 도로를 지날 때 차체의 흔들림이 심했다. 승차감에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다. 엔진 소음도 거슬렸다.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리자 노면마찰과 풍절음 등 외부 소음이 제대로 차단되지 않고 실내로 파고들었다.

쿠페형 디자인은 보기에는 좋지만 차문이 높아지고 천장이 낮아져 실내 공간을 답답하게 만드는 단점이 있다. 특히 차체 앞부분의 라인이 급경사를 그리며 떨어져 운전석에서 보닛 부분이 보이지 않아 좁은 지하주차장을 오르내릴 때 불편하다.

다음은 뉴SM5. 시승을 해보니 YF쏘나타와 분명히 비교가 됐다. 디자인에 대한 첫인상은 다소 실망. 너무 밋밋했다. 왠지 기존의 SM5보다 작아진 느낌이었다. 하지만 실제 차량의 앞뒤 길이(전장)와 폭(전폭)을 비교해보니, 전장은 4905mm에서 4885mm로 20mm 정도 줄어든 반면 전폭은 1787mm에서 1830mm로 오히려 43mm가 늘었다.

외관에 비해 실내디자인은 조이스틱 컨트롤러와 전자식 파킹브레이크 등이 동급 최초로 장착돼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사양임을 알 수 있었다. 실내 공간도 YF쏘나타보다 훨씬 넓고 운전석에서 시야도 더 확장된 느낌이 들었다.

뉴SM5에 장착된 변속기는 닛산의 ‘엑스트로닉 CVT 무단변속기’(수동 6단). 너무 부드러워 변속이 이뤄지는지 느낄 수 없을 정도였다. 자동에서 수동으로의 전환도 무척 간편했다. 승차감도 YF쏘나타보다 다소 앞섰다. 엔진을 덮고 있는 쿨링 박스가 소음을 크게 완화해줬다. 시속 100km 이상 달려도 노면마찰과 풍절음이 귀에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뉴SM5의 문제는 파워였다. 특히 오르막길에서 힘에 부쳐 답답한 느낌을 줬다. YF쏘나타보다 24마력이 적은 141마력에 최대토크 19.8kg·m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전체적으로 경제성에선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디자인과 파워에서는 YF쏘나타, 승차감과 편의성에서는 뉴SM5의 우세로 기울었다. 이제 최종선택만 남았다. 안타까운 것은 어떤 차종을 선택하든 신청 후 2~3개월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주간동아 2010.03.16 727호 (p38~39)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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