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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

“세종시 재논의 바람직”

전직 총리들, “국가 장래 위해 모두가 머리 맞대고 해법 찾아야”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세종시 재논의 바람직”

“세종시 재논의 바람직”

한창 공사 중인 세종시 예정부지(큰사진). 이수성, 황인성, 노재봉, 남덕우(왼쪽부터 차례대로).

세종특별자치시(이하 세종시) 문제가 격랑을 예고하고 있다. 국무총리실과 한나라당 등 여권 핵심부가 세종시 관련 특별법(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특별법과 세종특별자치시 설치법안) 원안의 수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국무총리 내정 직후 이 이슈에 불을 지핀 정운찬 총리는 총리실 산하에 외부 전문가들을 참여시킨 ‘세종시 자문기구’를 만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당은 물론, 충청지역 지방자치단체장들도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충청지역 민심, 특히 세종시 주변 지역주민들의 분위기는 폭발 일보 직전이다. 10·28 재·보궐선거 직후 여권이 세종시 관련 특별법 개정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경우 그 파장은 예사롭지 않을 전망이다.

이해찬 전 총리는 ‘재론 불가’ 소신

과연 합리적인 해법은 없는 것일까. 정 총리에 앞서 대통령을 보좌해 행정부를 이끌었던 전직 총리들에게 세종시 문제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의견을 제시한 대부분의 전직 총리들은 정 총리가 추진 중인 ‘자문기구를 통한 재논의’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세종시를 추진한 노무현 정부 시절의 총리 중 일부는 공식 답변을 피했지만, 원안 그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전 총리 측의 한 관계자는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기로 했다”면서도 “이 전 총리는 사석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된 법안이 정권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재론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의견을 자주 피력했다”고 전했다. 정 총리의 전임자인 한승수 전 총리는 “후임 총리에게 부담이 될 소지가 크기 때문에 (세종시 문제에 대해) 어떤 방향에 대해서든 언급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답변을 유보했다. 다음은 전직 총리들의 답변 요지다.



이수성 전 총리 :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서울의 좋은 대학을 지방으로 옮기고, 입시에서 그 지역 학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세종시 안(案)은 내 지론과는 다른 방향이다. 심도 있게 연구해보지 않아 그 도시가 죽은 도시가 될지, 죽지 않는 도시가 될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여야가 합의해 통과시킨 법률이니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것은 법리에 어긋난다. 잘못된 법률은 언제라도 고쳐야 한다. 세종시 문제는 여야가 정치싸움을 할 사안이 아니다. 어느 것이 국가 장래를 위해 바람직한지를 놓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

황인성 전 총리 : 지금 세종시 논란이 불거진 이유는 노무현 정부 때 충분히 논의하지 않고 너무 급하게 처리했기 때문이다. 국가적으로 중대한 문제일 뿐 아니라 당시 위헌론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많았던 만큼 여론을 신중히 수렴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제는 상황이 또 달라졌다. 정부가 여러 가지를 다시 검토하는 것 같다. 지금이라도 여러 안을 놓고 국가적 차원에서 다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재봉 전 총리 : 세종시는 처음부터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생각했다. 정부 부처를 지방으로 분산한다고 지역균형발전이 이뤄지겠나. 세종시 추진은 지역 주민의 경제적 이득만을 고려한 것이다. (정책을 추진할 때는) 국가 전체를 놓고 생각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

남덕우 전 총리 : (내가 이사장으로 있는) 한국선진화포럼에서도 조만간 세종시 문제에 대해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따라서 내 의견을 먼저 표명할 경우 자칫 토론이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기에 지금 구체적인 얘기를 하긴 어렵다. 다만 사견이라는 전제하에 말한다면, 원칙적으로 세종시에 반대한다. 해법은 아직 고민 중이다. 토론회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새로운 해법을 도출해내리라 기대한다. 정 총리가 세종시 자문기구를 만들어 논의하는 일은 필요한 과정이다.



주간동아 2009.10.27 708호 (p54~54)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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