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07

2009.10.20

한국인 결혼관 확인 의미 있는 기획기사

  • 리쥐화(李菊花) 창원대 객원교수·중국학 lee99101@hanmail.net

    입력2009-10-16 10:43: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한국인 결혼관 확인 의미 있는 기획기사
    706호 커버스토리 ‘결혼은 비즈니스다’는 현대인의 결혼관과 결혼에 대한 남녀의 인식차에 다각도로 접근해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1990년대에 필자가 중국에 있는 한국 대기업에서 근무할 때만 해도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열심히 공부해 잘나가는 직업을 가진 뒤, 경제력을 갖춘 예체능계 여성들과 결혼하는 게 대표적인 결혼 유형이었다. 남성은 경제적 신분상승을, 여성은 남편을 통한 사회적 지위상승을 꾀하는 것을 통례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2009 요지경 결혼시장 트렌드’는 이러한 필자의 인식을 바꿔놓았다. 여성의 지위 향상과 경제력 신장으로 능력 있는 며느리와 경제력을 갖춘 남성 집안 간의 결혼방정식이 성립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특히 일부 여성의 ‘트로피 허즈번드(trophy husband)’, 즉 잘생기고 가사와 육아를 분담하는 착한 남성 선호현상은 21세기의 새로운 결혼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력을 갖춘 여성이 늘어나면서 여성의 가정 내 역할이 전통적인 ‘내조’를 넘어섰고, 이에 따라 자신의 능력과 삶의 질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인생의 동반자를 결혼 대상으로 삼는 시대가 된 것이다. 남자 의사들의 ‘결혼 1순위’ 여성이 대기업 직원이 될 만큼 지적·사회적 능력과 외모가 검증된 여성들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기사도 주목할 만했다.

    조직문화를 경험한 대기업 여성들은 남성을 더 잘 이해하고, 가정생활과 시댁 간의 관계를 원만하게 해결해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 깔려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신혼 저녁식탁에 재테크 메뉴를 올려라!’는 서로 다른 조건과 환경 속에서 결혼을 준비 중인 부부에게 보금자리주택 마련 등 재테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준 의미 있는 기사였다.



    다만 새로운 결혼 트렌드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결혼에 대한 접근법이 주로 경제적, 혹은 결혼 후의 편리함으로 흐른다는 느낌이다. 결혼 후 최고의 위로는 서로에 대한 배려일 것이다. 조건도 좋지만 상대의 심성을 제대로 읽는 혜안부터 갖추는 게 먼저 아닐까. ‘코리안 푸드, 원더풀!’은 한식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영국에서 한식의 세계화를 이루기 위해 차별화한 홍보전략과 통역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아시아에선 드라마 ‘대장금’ 등 한류바람을 타고 한식이 제법 알려졌지만, 한국이 아직 생소한 영국에서는 또 다른 접근법을 가져야 한다는 시각이 신선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