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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미래 한국 먹여살릴 기술 확보 과학자 드림팀이 떴다

산업기술硏 CO₂ 저장, 사이버테러 대응, 그린홈, 스마트카드 등 7大 국가과제 연구 닻 올려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미래 한국 먹여살릴 기술 확보 과학자 드림팀이 떴다

미래 한국 먹여살릴 기술 확보 과학자 드림팀이 떴다

협동연구로 한국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학자들. 전통연 백규하 박사, 화학연 이창진 박사, 지질연 김태희 박사, 전통연 유인규 박사, 지질연 김정찬 박사, 전통연 도이미 박사.

산업기술연구회 산하 13개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서울대, 충남대, 한국조폐공사 등 산(産)·학(學)·연(硏)이 드림팀을 구성, 미래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연구개발에 나섰다. 2014년까지 국내 최고 과학자 353명이 참여하는 7개 신규 협동연구가 7월1일 시작된 것.

지난 3월 미래 한국이 꼭 필요로 하는 국가적 연구과제(National Agenda)를 제출하라는 산업기술연구회의 ‘특명’에 13개 연구기관은 모두 41개 연구과제를 제출했다. 3개월간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된 신규 과제는 △이산화탄소 저장 기술 확보 △사이버 위협 대응기술 △그린홈 개발 △식품 이물질 비파괴 탐지기술 개발 △약물 전달 루트 개척 △그린 스마트카드 플랫폼 기술 △LCD 백플레인용 신소재 및 용액 공정기술 개발 등 7개. 각 연구팀은 최소 15명에서 최대 73명까지 각기 다른 분야의 연구원이 의기투합했다.

“현대사회에서 방대한 지식을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개인의 힘으로 발전시키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기존 연구와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패턴의 융합연구가 필요하다.”

산업기술연구회 한욱 이사장의 말처럼 총 600억원이 투입되는 신규 협동연구는 기존 연구와는 시작부터가 다르다. 기존 연구가 사전 기획 없이 공모를 통해 과제를 선정했다면, 이번엔 공모를 통해 과제를 도출한 후 사전 기획을 거쳐 최고의 드림팀을 구성했다. 연구 기간 3년에 연 20억~30억원 규모의 기존 예산지원 방식도 최대 5년에 연 200억~250억원(신규 과제 7개, 계속 과제 10개 포함) 규모로 늘려 안정성을 꾀했다. ‘주간동아’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닻을 올린 산업기술연구회 드림팀의 핵심 연구과제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카드 한 장이면 출근 준비 끝” -3D Printed 전자소자 기반 그린 스마트카드 플랫폼



휴대전화가 단순히 통화 기능에서 금융결제, e메일 등 다양한 기능으로 진화했듯 카드 역시 메모리와 마이크로 프로세스를 포함하는 ‘스마트카드’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도이미 박사, 한국기계연구원 이재종 박사, 조폐공사 권상철 실장 등 76명의 연구진은 전자지갑, 전자여권, 의료복지카드 등이 포함된 ‘또 하나의 PC카드’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연구의 핵심은 3차원 구조(3-Dimension)의 반도체 칩 개발. 먼저 나노 크기의 박막 증착을 3D 다층 미세 패턴 형성과 함께 새로운 패터닝 개념을 도입, 단위 면적당 인쇄 전자소자 가격을 낮춰야 한다.

여기서 기존 실리콘 반도체 공정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실리콘 반도체는 실리콘(규소)으로 기둥(봉)을 만든 뒤 같은 두께의 얇은 웨이퍼로 잘라낸다. 이후 웨이퍼 표면에 전자회로 패턴을 그려넣고 산화 공정과 감광액 도포, 식각 등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손톱만한 웨이퍼(칩)로 떼어낸다. 이때 각종 현상액과 화공약품이 필요 이상으로 사용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도 박사팀이 이용하는 3D 프린티드(Printed) 전자소자는 요철(凹凸) 모양의 미세 패턴을 각 전자회로에 조립해 칩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종래의 반도체 공정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재료 낭비를 최소화하는 친환경적, 에너지 절감형 개념이다. 지금껏 각 물질을 등사기처럼 층층이 찍은 뒤 필요한 부분을 잘라 반도체 소자를 만들었다면 3D Printed 전자소자는 잉크 스탬프처럼 필요한 층을 3D 패턴으로 만들어 조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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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스마트카드 연구진이 카드에 쓰일 전자소자 실험을 하고 있다.

“이 방식의 칩이 상용화하면 현재 250원가량인 IC 칩 가격을 10원대로 낮출 수 있다. 또한 2mm 두께의 기존 카드에 태양전지 배터리와 디스플레이(표시판)도 포함할 수 있어 더욱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백규하 책임연구원의 설명이다. 이렇게 되면 디스플레이에는 신용카드번호, 여권번호, 전화번호, 은행 계좌번호 등 필요한 정보가 입력되며 칩에 보안기능을 설정하면 자동차 열쇠나 전자화폐로도 사용할 수 있다.

가격 경쟁력 덕에 현재 대형 할인점에서 사용하고 있는 RFID(무선 인식)를 미술품, 의약품, 명품 의류 등에도 부착할 수 있어 제품의 이력 관리가 가능해진다. 조폐공사가 연구에 참여하는 이유도 전자여권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 때문이다. 도 박사는 “카드 한 장으로 모든 생활이 가능해진다고 보면 된다. 현재 3D Printed 전자소자 연구는 나노 반도체 구현을 위한 중간 단계의 연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생쥐 새우깡 파동 더 이상 없다”
-테라헤르츠 분광·영상 기술 기반 식품 이물질 실시간 비파괴 탐지기술


미래 한국 먹여살릴 기술 확보 과학자 드림팀이 떴다
생쥐머리 새우깡, 파리 참치, 곰팡이 즉석 밥, 중국산 김치 기생충 알…. 지난 한 해 발생한 식품 이물질 사고는 경제적 손실은 물론, 국가 이미지 하락과 소비자 불안을 가중시켰다. 정부는 매번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소극적 해명에 그쳐 식품안전정책에 대한 불신만 가져왔다.

이런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한국식품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에서 45명의 과학자가 차출됐다. 제품 출고 전 미리 이물질 사고를 막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미션. 2007년 8월~2008년 1월 신고 접수된 식품 이물질 사고 407건을 분석한 결과 벌레 158건, 곰팡이 37건, 머리카락

9건, 파리 7건, 정체불명 이물질 124건 등 86%가 저밀도 이물질이었다. “현재의 금속검출기나 X-레이 탐사기로는 검출할 수 없는 크기의 이물질이다. ‘테라헤르츠파(Terahertz Wave) 분광·영상 시스템 기술 개발’이라는 새로운 검사법으로 눈을 돌린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국식품연구원 전향숙 박사의 설명이다.

테라헤르츠파는 우편물 등에 숨겨진 폭발물이나 마약을 찾아내는 데 활용되는 투과성의 무해 전자파로, X-레이보다 더 쉽게 저밀도 이물질을 식별해낸다. 연구진은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한 식품 이물질 탐지기술은 완제품 및 각 유통단계에서 활용 가능한 만큼, 이물질을 신속하게 확인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데 필수 아이템이라고 보고 있다. 포장지 개봉 후 이물질이 있으면 언론사나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신고하는 ‘사후약방문’ 식의 대처가 아니라, 포장 단계 혹은 유통 과정에 테라헤르츠파 식품 이물질 탐사기를 설치함으로써 사전에 대처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1단계 연구가 끝나는 2012년부터 연구실 수준에서 개발한 탐사기를 산업 생산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로 개발하고, 2단계가 끝나는 2014년까지 상용화 기술로 개발한다는 복안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95% 이상의 식품 이물질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식품 품질관리뿐 아니라, 제약 및 의료산업으로의 파급효과도 클 전망이다.

“이산화탄소 저장 기술을 확보하라”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초임계 CO₂지중 주입 시스템


인간의 활동에 의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₂)가 지구 기후변화의 핵심 요인 중 하나로 지적(IPCC 4차 보고서)된 이후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은 세계적인 문제가 됐다. 한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세계 9위(산업 분야 70%, 교통 분야 등 30%).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가량을 차지하지만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돼 2012년까지 감축 의무는 없다.

문제는 2013년 이후. 현재 협의 단계에 있지만 의무감축국으로 서명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산업 분야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83%가 화력발전, 제철, 정유 등 에너지 분야에서 발생하는 우리나라로선 국가 경제에 직격탄을 맞게 된다. 이러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한국기계연구원, 충남대, 서울대 과학자 39명이 손을 잡았다. 미션은 ‘초임계 CO₂ 지중 주입 시스템 개발’.

현재 세계적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방안은 에너지 효율화와 신재생에너지 활용,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Carbon Capture and Stortage) 분야다. 그중 신재생에너지 활용 분야는 비용 문제로 경제적 활용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어 CCS 분야가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의 주요 옵션으로 대두되고 있다.

CCS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땅속에 저장하는 등 이산화탄소를 처리하는 방법. 포집은 산업시설에서 배출된 가스 중 이산화탄소만 분리해내는 기술로,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지하 저장소로 옮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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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 지질연 실험실에서 지중 주입 시스템 연구원들이 각자의 연구 결과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유전이나 가스전 개발 때 더 많은 원유와 천연가스를 발굴하기 위해 고압의 이산화탄소를 밀어넣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원유와 천연가스의 증산은 물론, 이산화탄소를 지하에 저장하는 ‘1석2조’의 효과를 얻게 된다. 캐나다는 중남부 유전지대인 웨이번에 연간 100만t가량의 이산화탄소를 주입하고 있다. 이곳 원유가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는 2035년까지 이산화탄소 3000만t을 투입해 저장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경우 어느 정도 이산화탄소가 누출된다는 단점이 있다.

드림팀은 이산화탄소를 자연적, 안정적인 지하 1km 이상 심부에 기체도, 액체도 아닌 초임계 상태로 보관하는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액체 상태로 이송한 뒤 저장소에 넣으면 이산화탄소는 지압과 지온에 의해 초임계 상태를 유지한다. 그리고 1000~1만년 사이에 지구화학적 반응을 거쳐 탄산염 광물로 암석화한다.

이산화탄소를 안전하게 주입할 지하 저장소를 찾는 일은 백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일에 비유된다. 최근 석유공사로부터 대륙붕 탐사 관련 자료를 넘겨받은 게 그나마 다행. 폐유전이나 폐가스전의 공간, 석탄층, 염대수층(자갈과 점토로 이뤄진 바다 속 지층)이 저장소로 적합하다.

일부에서는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호주 등 외국 저장소에 보관하면 된다고 주장하지만 운송비를 고려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한 이산화탄소가 폐기물인지, 탄소세를 유발하는 제화인지 국제적으로 확정하지 못한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폐기물이라면 국경을 통과하지 못해 결국 어떤 식으로든 저장소를 찾아야 한다.

“국내에서 지중저장 분야의 연구는 거의 없었다. 완전히 새로 시작해야 한다. 우리나라 대륙붕에 2억~3억t을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용찬 연구원의 말처럼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서 이제 걸음마를 뗐다. 미국 캐나다 일본 유럽에서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조사에 착수, 심해 저장소를 물색했을 뿐 아니라 이미 이산화탄소 파이프라인도 구축했다.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권 가격은 t당 15~20유로. 2020년 이후에는 30~40유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가 CCS를 통해 감축해야 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연간 1억t 규모라면 경제적 비용만 연 3조원(20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5년간 110억여 원이 투입되는 이 연구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염병우 박사가 총지휘를 맡고 김태희 박사와 한국기계연구원 이공훈 박사, 충남대 장찬동 박사, 서울대 김준모 박사가 포진해 있다.

“전깃줄을 없애라” -제로 카본 그린홈

“집집마다 신재생에너지를 쓸 수 있도록 그린홈 100만호 프로젝트를 전개하겠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8월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그린홈 프로젝트를 천명했다. 그린홈은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전량 자체 조달하고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탄소 제로 주택(Zero Emission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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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이 신축 주택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우리나라의 주거 문화를 감안한다면 그린홈 연구는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시급한 과제다. 각국의 연구도 활발하다.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은 2016년까지 220억 달러를 투입,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약 3만3000㎡(180만평) 규모의 탄소 제로 도시 ‘마스다르시티’를 만들겠다고 발표했으며, 중국은 에너지 자급자족을 목표로 한 ‘동탄 프로젝트’를, 덴마크는 도시 전체에서 수소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한 ‘H2PIA’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국내 ‘제로 카본 그린홈’ 연구에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조동우 박사와 강재식, 윤용상 박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곽희열 박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이일우 박사 등 65명의 연구원이 손을 잡았다. 5년간 200여 억원을 들이는 이 사업은 △2012년까지 창호, 벽체, 지붕에서 손실되는 에너지를 최소화해 난방에너지 소비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의 절반으로 줄이는 1단계를 거쳐 △2014년까지 태양에너지나 지열에너지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를 자급하는 ‘제로 카본 그린홈’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1단계에선 창문, 벽체, 지붕을 고(高)단열화해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것을 40~50% 줄인다. 동시에 진공단열유리를 이용해 고성능 창호시스템을 개발하고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개발한다. 조동우 박사는 1단계 연구가 끝나는 2012년에는 난방에너지 소요량이 단위 면적당 13ℓ(또는 130kwh/㎡) 수준에서 6.5ℓ(또는 65kwh/㎡) 이하로 낮아지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50%로 저감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00만호에 보급할 경우, 매년 250만t의 온실가스 배출량 절감과 1조원의 에너지 비용 절감, 전기 부하 절감 등의 효과를 가져와 발전소와 에너지 수송 공급을 위한 간접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금연패치처럼 간편한 약물 전달 루트를 개척하라”
-노인성 질환 예방 위한 바이오메디컬 시스템 응용 융합생산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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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약 500만명. 전체 인구의 10.2%로, 우리 사회는 이미 유엔이 정한 고령사회로 이행 중이다.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20%)로의 진입이 예상된다. 노인 인구 증가에 따른 바이오메디컬 시장의 규모도 2013년 2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낙규 박사는 고령친화기기산업 분야에서의 선점을 위한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연구의 핵심은 노인성 질환 치료를 위한 경피 약물 전달 수동패치 원천기술 확보, 그리고 욕창방지용 저상형 전동침대 시스템 실용화다.

먼저 기존의 붙이는 치료제인 패치에 아주 작은 바늘을 부착함으로써 바늘을 통해 약물을 효과적으로 주입하는 기술을 개발하게 된다. 이 기술은 제약, 화장품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패치 시스템의 원천 실용화 기술을 선점해야 향후 세계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본다.

“패치 시스템을 포함한 약물 전달 시스템의 시장 규모가 면역치료제, 세포치료제, 바이오칩 등의 시장 규모에 비해 배 이상 크게 형성될 것이다. 선점이 중요하다.”

이 박사는 마이크로 바늘을 이용해 ‘붙이는’ 느낌으로 통증 없이 약물을 주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욕창방지용 전동침대 역시 고령사회에서 중소기업이 즉시 이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초소형 모터 제어기술 및 3차원 생체공학 설계기술을 융합한 것으로, 전동침대를 움직일 때마다 공기 셀이 기능함으로써 욕창을 사전에 막는 기술 개발이 핵심이다. 5년간 88억여 원이 투입되는 이 연구에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혜진 박사와 한국화학연구원 신병철 박사 등 63명이 대거 포진해 있다.

“초저가 LCD 보급을 위한 기술을 선점하라” -LCD 백플레인용 신소재 및 용액 공정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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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백플레인용 TFT 소자 개발팀 연구원들.

현재 TFT-LCD 생산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을 만큼 한국의 핵심 산업이다. 하지만 LCD 산업은 생산설비와 연구개발(R·D)에 대규모의 고정 투자가 필요한 만큼 최적의 시기에 대규모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투자시기를 놓치면 짧은 기간에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 최근 LG그룹이 파주 LCD단지에 8세대(2200×2500mm) 라인을 증설하기로 하고 올해에만 1조원 이상 투자를 계획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가정에 설치된 Full HD LCD TV는 600만개 이상의 TFT(박막 트랜지스터)로 구성됐다. 이러한 트랜지스터는 광식각 방식으로 제조되기 때문에 전체 투자의 40%가 설비투자에 사용된다.”

한국화학연구원 이창진 박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강희석 박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유인규 박사 등 50명의 드림팀은 이러한 고비용 광식각 방식의 공정을 ‘확’ 없애는, 새로운 LCD 공정 기술과 소재 연구에 나섰다.

광식각 방식은 노광기, 현상기, 증착기, 식각기 등 핵심 공정 장비만 대당 수십억원 이상이 드는 고가(高價)의 설비투자가 필요하다. 부품의 40%, 소재의 7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실정을 감안한다면 시장 석권과 기술 선점을 위해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국가적 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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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팀은 기존의 LCD 백플레인(Backplane) TFT 제조를 위해 노광, 현상, 식각 등이 모두 필요하던 공정을 프린팅 한 번으로 끝낼 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전도성 잉크는 국내 벤처회사가 이미 개발했으며, 반도체 잉크 및 절연체 개발은 한국화학연구원이 나섰다.

연구 주관 기관으로 한국화학연구원이 선정된 이유도 신소재 개발이 연구의 핵심 과제이기 때문. 고이동도 유무기 반도체 소재와 고성능 절연 소재 설계 및 개발은 한국화학연구원, 배선인쇄 공정 기술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잉크젯 프린팅을 이용한 TFT 소자 공정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맡는다.

이 박사는 “처음부터 8세대 LCD 백플레인에 적용 가능한 기술을 개발해 대형 LCD TV를 싸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집 안의 대형 유리를 LCD TV로 설치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인쇄 공정을 통해 필요한 부분만 소재를 사용하게 되므로 기존 스핀코팅을 이용한 패턴 형성 공정보다 소재 낭비를 50%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에는 5년간 118억여 원이 투입된다.

“사이버 공격자까지 잡아내라” -국가 핵심기술 보호를 위한 사이버 위협 대응기술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부설 연구소가 맡은 임무. 사이버 테러에 대한 지금까지의 대응 방안이 백신을 만들어 치료하는 ‘망양보뢰(亡羊補牢)’ 수준이었다면, 이젠 공격자까지 찾아내 ‘발본색원(拔本塞源)’하는 대응기술을 개발하는 미션이다. 7월7일 26개 주요 인터넷 사이트를 ‘먹통’으로 만든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의 공격 이후 사이버 테러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지만 사실 사이버 위협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월 기획재정부 내부의 업무망에서 중요 경제정책 정보가 유출됐고, 3월에는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사이버 스파이가 최근 2년간 세계 103개국 정부와 민간기업 전산망에 침투해 1295대의 컴퓨터에서 자료를 빼간 사례가 보도됐다. 특히 공격자의 원격 통제가 가능한 악성코드 봇(Bot)에 의한 정보 유출 피해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7·7 대란’에서 보듯 공격 배후가 북한→영국 인터넷 TV업체→미국 협력업체로 바뀌고 있어 공격자의 행방을 찾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연구진은 이런 문제점을 예측해 향후 5년간 3단계에 걸쳐 사이버 위협 대응기술을 개발하게 된다. 먼저 개인용 컴퓨터(PC)에서 정보 유출을 탐지하는 1차 방어를 하고 기관 네트워크 차원에서 2차 방어를 한 뒤, 3차로 공격 진원지를 찾는 공격적 방어를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지금까지 악성코드의 특성이 무엇이고 어떻게 방어하느냐 등 수동적 연구가 이뤄졌다면, 이제는 악성코드의 실행을 사전에 막고 피해가 생기면 끝까지 공격자를 찾아내는 공격적 연구가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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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연구소는 먼저 원격 악성코드 수집 및 분석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악성코드를 수집해 분류하고 특징을 살펴봐야 처방도 가능하기 때문. 최근 악성코드도 ‘돈세탁’처럼 ‘IP 세탁’을 하고 있어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 연구의 핵심이 됐다.

이 분야의 연구를 오래전에 시작한 미국 미네소타대, 노스캐롤라이나대와 공동연구를 진행하려는 이유도 이들 대학이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다. 악성코드의 종류별 분석이 마무리되면 이들의 활동을 감지하는 경보 시스템 개발에 착수한다.

한 책임연구원은 “지난 4월 미국 국방성 컴퓨터에 해커가 침입해 F-35 전투기의 설계정보를 빼갔다. 사이버 테러는 이제 국가 존립에 관한 문제”라며 “정보화가 빠를수록 정보 보호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무리 좋은 소프트웨어를 갖추더라도 보안이 취약하면 소용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향후 5년간 70억원을 들여 진행하게 될 이 연구에는 보안 전문가 15명이 머리를 맞댄다.

※ 주요 연구책임자의 소속 연구기관은 약칭을 사용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연), 한국전자통신연구원(전통연), 한국전기연구원(전기연),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기연), 한국식품연구원(식품연),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연), 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기연)

인터뷰/ 산업기술연구회 한욱 이사장

“잡초 뽑아내고 새로운 ‘출연연 생태계’ 조성 … 에디슨형 인재 무수히 나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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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이 나무(정부 출연 연구기관)를 반듯하게 심은 지 30년이 넘었으니 이젠 잡초도 뽑고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어요?”결연했다. ‘조용히 지내다 가는 사람’은 아니었다. 산업기술연구회 한욱(62·사진) 이사장은 두 시간여의 인터뷰 동안 거침이 없었다. 생각이 안 나면 자료를 뒤져가며 설명했고, 각 정부 출연 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말할 땐 주먹을 꼭 쥐었다. 출연연을 포함, 1조9000여 억원의 예산과 8000여 명의 연구인력을 이끄는 수장으로서의 기술강국론에 대한 신념도 확고했다.
2009년 협동연구과제가 시작됐는데.
“새로운 시도다. 기존 연구와는 확연히 다르다. 기존 연구는 사전 기획 없이 공모를 통해 과제를 선정했지만 이번엔 공모를 통해 과제를 도출한 후 사전 기획을 실시했다. 장기적, 안정적 연구가 가능하도록 연구 기간은 최대 5년, 예산은 1000억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매칭펀드 제도도 도입했다. 연구원의 자구 노력과 연계해 자금을 배정하는 것으로 책임성을 강화했다. 융합연구가 필요하다. 기관에는 세 가지만 연구하라고 말한다. 대학이 할 수 없는 연구, 기업과 중복 경쟁하지 않는 연구,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연구다.”
‘코어(CORE) 프로젝트’도 같은 맥락인가(지난 3월 산업기술연구회 출범 1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코어 프로젝트 추진을 강조한 바 있다).
“그렇다. 남은 임기 동안 꼭 해야 할 일이다(그는 지난해 6월 취임했다. 이사장 임기는 3년). 새로운 체계로 진화하는 변화(Change), 연구회와 출연연의 최적 운영체계 마련(Optimize), 기존 체계에 생명력을 불어넣음으로써 일류 한국을 향한 꿈을 주는 출연연으로의 발전(Revitalize),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Excellence)가 필요하다. 이기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을 위원장으로 18명의 발전위원회를 두고 용역 기관이 공동 참여해 실무 작업을 하고 있다.”
정부의 예산 배분 방식과 연구 성과 등 출연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인정한다. 출연연의 생태계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 1976년 처음 생긴 이후 출연연의 생태계는 많이 변했다. 잡초도 뽑고 썩은 나무도 제거해야 할 때다. 내가 (산업기술연구회 이사장으로) 있는 한 각 기관과 기관장 평가의 핵심은 변화, 그리고 건전성이다. 바꾸라는 것이다. 또한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건전성 지표를 평가에 반영함으로써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주먹을 쥐며) 국가적으로 혜택을 받은 사람이 불건전하게 돈(연구 자금)으로 술 먹고 지붕 고치면 되나. 평가지표에 반영한다. 나는 (육군사관학교 교수) 정년 다 하고 덤으로 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영양가 없는 데’서만 근무하다 보니 정부나 출연연에 대한 평가는 잘한다. ‘포기위원회’도 만들 것이다. 두고 봐라.” 그는 “‘영양가 있는’ 주요 대학에서 근무했다면 교수 임용, 제자 지도 등 학맥에 얽매어 평가가 어려웠을 것”이라며 웃었다.
포기위원회란.
“그동안 연구개발(R&D)은 ‘선택과 집중’이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이젠 ‘선택과 포기’로 바뀌어야 한다. 가능성이 없는 연구를 기존 관행과 연구자금 때문에 수년간 밀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 우리 연구회에도 그런 사람(원장을 지칭했다)이 한두 명 있다. 하지만 ‘아니다 싶으면’ 제때 포기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산업기술연구회 내에 포기위원회를 상설화하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VIP(대통령을 지칭) 업무보고 때 이 말을 하니까 ‘내가 할 말 (한 이사장이) 다 했네. 속도전 하세요’라고 하시더라.”
원하는 인재형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노벨형 인재’보다 ‘에디슨형 인재’를 원한다. 노벨상 제도는 훌륭하지만 여러 사람의 연구결과가 마치 한 사람의 것처럼 비친다. 에디슨은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거부했다. 하지만 그의 발명은 국민의 생활을 확 바꿔놓았다. 묵묵히 자신의 연구를 인류 발전에 공헌하는 그런 인재가 필요하다.”




주간동아 2009.08.04 697호 (p62~68)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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