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병이 위험한 것은 인슐린의 균형이 깨지기 때문이다. 인슐린은 당뿐 아니라 지방과 단백질의 대사도 조절한다. 여기에 이상이 생기면 인체를 구성하는 여러 성분의 균형이 깨지면서 ‘대사 이상’이 발생한다. 그 대표 격이 혈당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생기는 콜레스테롤 대사 이상이다. 이런 현상은 동맥경화와 직결된다. 당뇨병이 ‘혈관병’으로 분류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상인의 콜레스테롤은 간에서 필요한 만큼 만들어지거나 소장에서 음식물을 통해 흡수되는데, 주로 인체 세포의 구성 또는 호르몬 합성에 이용된다. 여기에 쓰다 남은 콜레스테롤은 체외로 배출된다. 반면 당뇨병 환자의 경우 배출돼야 할 여분의 콜레스테롤이 다시 체내로 흡수되는 이상 현상이 유발된다. 실제 당뇨병 환자의 콜레스테롤 재흡수 비율은 정상인의 2배, 배출 비율은 정상인의 2분의 1배. 결국 총 4배나 많은 콜레스테롤이 몸에 축적되는 셈이다.
문제는 배출되지 못하고 재흡수된 콜레스테롤이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점이다. 이런 사실은 토끼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2003, ‘Arteriosclerosis Thrombosis and Vascular Biology’에 게재)을 통해 증명되기도 했다. 실험 결과, 재흡수된 콜레스테롤이 심장 혈관을 좁고 딱딱하게 하는 ‘죽종’의 주요 원인으로 밝혀졌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같은 맥락의 결과가 나왔다.
이런 연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미국 당뇨병학회와 심장학협회는 공동으로 당뇨병 환자에 대한 새로운 관리 및 치료 방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런 치료 방침은 국가 차원에서 콜레스테롤을 관리하는 미국에서도 이제 첫걸음을 내디딘 상태다. 당연히 우리나라에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이 당뇨병 환자의 콜레스테롤 조절에 중요한 요소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를 통해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더욱 만전을 기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