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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웰빙하다 웰다잉하기 07

“고인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불만 제로’에 도전합니다”

‘부모사랑상조’ 민철희 사장 인터뷰

  • 김수영 자유기고가 kimsu01@hanafos.com

“고인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불만 제로’에 도전합니다”

“고인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불만 제로’에 도전합니다”
상조회사 최고경영자(CEO)로는 이색 경력을 지닌 부모사랑상조의 민철희 사장(45·사진). 그는 삼성반도체 등에서 품질혁신 업무를 맡아온 전문 경영컨설턴트 출신이다.

‘고인 공경’이라는 상조의 기본 정신을 지켜 감동을 담은 서비스로 ‘고객불만 제로’에 도전, 상조문화를 바꿔나가겠다는 것이 그의 비즈니스 철학이다.

장례를 돕는 모든 서비스를 가리키는 보통명사로 더 많이 알려진 ‘상조(相助)’. 애초에는 관혼상제 때 일가와 마을 사람들이 서로 돕는 전통에서 비롯됐다. 이젠 영안실에서 상조 서비스를 이용하는 풍경이 낯설지 않다.

업계 측은 지방에서는 30%, 서울에서는 20% 정도가 상조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비밀스럽던 죽음의 예식이 서비스 상품으로 탈바꿈한 것은 어떻게 보면 부작용 때문이다.

“상조라고 하면 으레 바가지를 쓸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저희 직원 한 사람이 얼마 전 아버님 묘소를 이장했어요. 16년이 지났는데 수의에서 흰 실이 보이는 겁니다. 천연 마(麻)인 줄 알고 비싼 제품을 골랐는데 불량품이었던 거죠.



이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증거’가 인멸되죠. 상조 서비스의 장점은 모든 게 공개돼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업체를 이용하든 서로 비교할 수 있고, 그럼으로써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해졌죠.”

점점 화려하고 규격화하는 장례식

장례식장의 횡포는 한때 9시 뉴스의 단골메뉴였지만 요즘은 크게 줄었다. 대부분 상조회사 덕이다. 더불어 관혼상제 중 가장 까다로운 장례는 점점 화려해지고 규격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업체에서는 반가(班家)에서 하는 전통 형식보다 한 단계 높은 궁중예식까지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지역적 전통을 배려하고, 기독교 가톨릭교 등 종교적 세러머니를 절충하기도 한다. 리무진, 상여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형식적·편의적 방법은 다 적용한다. 부작용도 없지는 않다. 업체 간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장례식장의 횡포가 상조업체로 조금씩 옮아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기본’입니다. 서비스의 질이죠. 부모 사랑, 즉 고인에 대한 공경이 기본입니다. 마음을 담는 행동과 돈 벌자고 하는 행동은 다를 수밖에 없잖아요. 제도적으로 마음을 담게끔 뒷받침하는 것이 저의 임무입니다.”

많은 상조회사의 CEO가 장례사 출신인 반면, 그는 잘나가던 경영컨설턴트 출신이다. 신한 및 BC카드 등 금융권, KT KTF 등 통신회사, 포스코 삼성전자 삼성반도체 같은 대기업에서 경영혁신 업무를 지원했다.

“6시그마라고 들어보셨나요? 현재 우리 회사에서 실행하고 있는 혁신 모델입니다. 불량률을 100만개 가운데 3~4개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뜻입니다. 불량률 0에 도전하는 거죠. 서비스에서 ‘불만 0’에 도전한다는 말로 대치하면 됩니다.”

그에 따르면 “답은 조직관리”다. 상조 서비스의 핵심 인력은 장례지도사. 염습을 직접 하는 것은 물론, 음식 조달과 예식 진행 등 장례식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위는 그의 조율을 거치게 된다.

“노잣돈을 주지 않으면 안 움직인다거나, 가외 물품 구입을 강요하거나 성의 없이 고인을 모시는 것 등이 소비자들의 주요 불만사항입니다. 이런 걸 없애려면 장례지도사의 위치를 격상시키고 안정적 수입을 보장해야 하죠. 저는 장례지도사들을 ‘선생님’이라고 부릅니다. 장례지도사의 급여체계를 인센티브제로 운영하는 업체도 많은데, 우리는 100% 연봉제입니다. 누가 봐도 업계 최고 수준임을 자신합니다.”

장례지도사를 뽑는 과정도 엄격하다. 경력 3~5년차 이상에 나이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으로 장례지도사 과정을 교육받은 사람 중에서 뽑는다. 나이가 너무 많으면 완고한 습관이 있을 수 있고, 너무 젊으면 경험이 부족해 서툴 뿐 아니라 권위가 서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한 아닌 제한을 두는 것. 3개월간 합숙하며 교육시킨 뒤 실무에 투입하며, 그 후에도 현장에 있지 않을 때는 전원 출근해 장례와 서비스 교육을 받도록 한다.

“어디에서든 가장 중요한 사람은 현장관리인입니다. 장례지도사는 고인이 좋아하는 물건을 관에 넣어달라, 음악을 틀어달라, 찬송을 해달라 등 고인의 유언이나 가족의 요구를 다 수용해 장례를 매끄럽게 진행합니다. 내 부모의 장례식이라면 어떻게 그걸 안 들어주겠습니까?”

“남은 사람들 삶 개선까지 관심 넓힐 것”

따라서 계약서엔 명시하지 않는 서비스도 제공하는 셈이다. 회사 차원의 배려는 일종의 하드웨어다. 꽃다발의 크기를 맞추고, 장의차 등 필요한 용품이나 서비스를 알선하며, 수목장 같은 특별한 장례를 원하는 가족에게 업체를 소개하는 정도다.

다소 까다로운 ‘개인적’ 요구를 수용하는 사람은 장례지도사다. 회사 차원에서도 편지 낭독, 화장, 유언 낭독, 음악이나 공연 등 고인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이벤트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렇게 하면 상조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0’이 될까? 그러나 ‘불만’이 없어져도 ‘불안’은 존재한다.

“상조업이란 비즈니스 모델은 회계라는 잣대로 살펴보면 고객의 회비가 예수금으로 계정됩니다. 그건 결국 부채로 잡히기 때문에 일반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운 비즈니스 모델이죠. 부모사랑은 자본금이 100억원이고, 앞으로 규모가 더 커질 겁니다. 물론 다양한 운용 노하우를 갖추고 있죠.”

소비자에겐 탄탄한 업체를 구분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상조 서비스는 지금 당장 받는 게 아니라, 10년 뒤에 받을지 20년 뒤에 받을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상조 서비스는 앞으로 어떻게 변할까. 사람마다 살아온 방법이 다른 만큼 인생의 마침표인 장례방법이나 절차도 다른 게 정상이다. 가장 완강한 의식인 장례에서조차 고객의 니즈는 조금씩 변하고 있다.

“일본처럼 상조회사가 장례식장을 소유할 수도 있겠죠. 그러면 비용이 절감됩니다. 다른 편익도 뒤따르고요. 또한 특별함을 추구하는 분이 더 늘어나겠죠. 이런 주변 환경은 변하더라도 상조의 기본은 서로 돕고 마음을 살펴주는 예(禮)입니다. 따라서 장례 서비스만 제공하는 회사로 머무는 게 아니라, 죽음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고 남은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까지 관심의 폭을 넓힐 계획입니다.

소비자 상담을 하는 라이프코치들 또한 소비자와 계약한 장례를 치렀다고 해서 그들의 일이 끝나는 게 아닙니다. 기일이 되면 찾아뵙거나 연락을 하고 있습니다. 라이프코치는 추모의 마음을 함께 갖고,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하는 것까지 책임져야 합니다.”

향후 상조 서비스의 확장 영역엔 끝이 없어 보인다. 예와 상조라는 정신이 어떤 행동에 담겨 어떤 문화 서비스를 만들어낼지 모르기 때문이다.

믿을 만한 상조회사 고르는 법
“고인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불만 제로’에 도전합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상조회사 시장은 성장 속도에 비례해 부작용도 많이 생기고 있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상조업계 관련 상담건수는 1374건으로, 2007년보다 64% 급증했다. 다음 사항을 꼼꼼히 확인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한다.

1. 표준약관 사용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모든 상조업체가 표준약관을 사용하도록 권장한다. 약관에는 해약 시 환불 규정 등 소비자보호 장치에 대해 상세히 기록돼 있어 이를 숙지하고 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2. 고객보호 장치 상조 상품은 장기간 납입해야 하고, 언제 서비스를 받게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품이다. 경우에 따라 10년, 20년 후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으므로 중도에 업체가 문을 닫거나 합병 등 경영에 변화가 있으면 고객보호 장치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현재 상조업체 중 규모가 큰 회사들이 모여 상조보증주식회사를 설립, 매달 고객 납입금의 일정 비율을 예치하고 있다.
3. 상조와 보험의 차이 상조업체의 ‘상조 상품’과 ‘상조 보험’에는 차이가 있다. 상조업체 상품은 행사 발생 시 납입 잔금을 일시불로 지불하는 경우가 많고, 상조 보험은 잔금을 만기 시까지 계속 납입한다.

4. 상조회사의 환급률 상조 상품의 환급률은 납입 개월 수에 따라 차이가 나며 만기 시 80% 수준이다. 만기 시 환급액만 기억하고 있다 중도 해약 시 환급액이 적다고 호소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가입 전 납입기간에 따른 환급률을 따져보고 해지 시에도 환급률에 따른 손익을 계산해보는 것이 좋다.

김수영·오진영 자유기고가




주간동아 2009.06.30 692호 (p30~31)

김수영 자유기고가 kimsu01@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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