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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FORMANCE

사랑을 하려면 이들처럼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

  • 조용신 뮤지컬 평론가 yongshiny@hotmail.com

사랑을 하려면 이들처럼

사랑을 하려면 이들처럼

한국에서 두 번째 공연되는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

2007년 1월 세종문화회관에서 한국에서 처음으로 공연됐던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Romeo · Juliette)’의 오리지널 투어 공연이 두 해 만에 같은 장소에서 다시 막이 올랐다.

‘노트르담 드 파리’ ‘십계’에서 보듯, 프랑스 뮤지컬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고전을 원작으로 삼되 대사가 거의 없이 노래와 춤으로만 이뤄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쉴새없이 배우들이 주고받는 노래 역시 드라마의 사실성을 보충하기보다는 그들의 감정 상태를 상징적, 추상적으로 토로하는 구실을 한다.

막이 오르면 반목하는 두 집안 캐풀렛가(家)와 몬터규가의 무리가 무대 양편에 서서 섬광과 같은 짧은 조명을 받으며 절도 있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두 집안을 상징하는 파란색과 붉은색이 조명과 의상으로 일체감을 선사하면서 본격적으로 죽음에 이르는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두 집안의 갈등과 반목을 상징하듯 서로의 몸을 강하게 밀착해 상대를 공격하거나 바닥에 몸을 던지는 아크로바틱 안무가 중심이 된 오프닝 장면 이외에도, 현대적인 춤사위를 도입한 모던 댄스가 부각되는 무도회 등 다채로운 장면이 이어진다.

작품 전체에 비장한 분위기가 흐르는 ‘노트르담 드 파리’와는 달리 이 작품은 사랑과 미움이 교차하는 젊은 배우들의 춤사위가 중심점을 이룬다. 무대 공연의 특성상 시간이 흐르면서 작품에 지속적인 개작(改作)이 행해지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2007년 첫 번째 내한공연 당시에는 캐풀렛 경과 유모의 비중이 커서 프랑스 초연에 비해 코믹한 요소가 증가했다면, 이번에는 새로운 곡이 추가돼 다시 진지한 방향으로 회귀했다. 극 중 관념적 캐릭터로는 유일한 ‘죽음의 여신’ 역도 의상의 색감 변화를 통해 여신의 이미지에서 현실 속 집시 여인과 같은 느낌으로 좀더 인간화됐다.

프랑스 초연 때부터 줄곧 로미오 역을 맡아온 다미앙 사르그와 지난 공연 때 처음 줄리엣으로 무대에 선 조이 에스텔은 그 아름다운 외모만으로도 충분히 안타까운 사랑에 빠진 남녀 주인공의 역할을 해낸다.

벤볼리오, 머큐쇼, 티볼트 역의 젊은 남자 배역들은 작품 내내 종횡무진 무대를 누비며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들 사이에 내재한 미묘한 감정선들이 살아 있는 셰익스피어의 원작과 비교하면, 로미오와 줄리엣만을 철저하게 돋보이게 하는 조연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동안 수많은 연극, 발레, 오페라 등으로 다양하게 각색돼왔다. 하지만 이 뮤지컬만이 가진 매력은 따로 있다. 바로 작사, 작곡을 맡은 제라르 프레스귀르비크가 선사하는 노래들에는 미사여구로 치장된 가사에 귀에 감기는 잔잔한 선율이 실려 있다.

특히 ‘Les Rois du Monde(세상의 모든 왕들)’와 ‘Aimer(사랑한다는 건)’ 등의 대중적 멜로디는 공연이 끝난 뒤에도 오랜 잔상으로 남는다. 커튼콜 장면에 무대 앞으로 몰려나가 마음껏 환호하고 열연한 배우들에게 응원을 보낼 수 있는 것도 이 작품이 가진 매력이라 할 수 있겠다. 2월27일까지, 문의 02-541-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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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2009.02.17 673호 (p85~85)

조용신 뮤지컬 평론가 yongshiny@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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