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73

2009.02.17

‘각개전투’로 평가받는 한국적 상상력

해외전 활발한 한국 작가들

  • 호경윤 ‘아트인컬처’ 수석기자 www.sayho.org

    입력2009-02-11 13: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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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개전투’로 평가받는 한국적 상상력

    전광영, ‘Aggregation06-JN025,2006’, 2006, 한지에 혼합재료, 194×131.

    해마다 이맘때면 겨울방학 특선 블록버스터 전시가 성행합니다. 올해도 클림트전, 퐁피두센터 특별전 등이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작은 규모의 미술 전시회는 드물게 열립니다. 오히려 해외에서 전시를 여는 한국 작가들의 소식이 자주 들려오는군요. 이번 주에는 한반도를 훌쩍 넘어 구보 씨와 함께 세계일주를 떠나보실까요?

    먼저 가까운 일본으로 갑니다. ‘한지 작가’ 전광영이 도쿄 모리아트센터에서 ‘정(情)과 선(禪)’(2.14~3.15)이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엽니다.

    몇 년 전부터 영국 애널리주다 갤러리, 미국 얼드리치 현대미술관 등에서 초대를 받으며 세계적 명성을 쌓아온 작가인 만큼, 올해도 일본뿐 아니라 미국(와이오밍대 부설 미술관) 등에서 전시를 열며 바쁜 한 해를 보낼 듯하네요.

    만만치 않게 국제선 비행기를 자주 타는 작가가 또 한 명 있지요. 최정화 작가입니다. 그는 영국 런던에 있는 주영한국대사관 문화원에서 개인전 ‘전광석화’(1.29~3.21)를 엽니다. 이번 전시가 뜻깊은 것은 지난해 문화원 개원 당시 최정화 작가가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았기 때문이지요.

    스스로 만든 공간에서 개인전을 여니 얼마나 행복할까요? 작가는 곧이어 3월 일본 아오모리현에 있는 토와다 미술관에서도 개인전을 열 계획입니다. 이 미술관 역시 지난해 새로 생긴 곳인데, 개관 기념전에 참여했다가 1년 만에 개인전도 열게 됐다는군요.



    이번에는 유럽으로 가볼까요?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2월27일부터 두 달간 열리는 ‘큐브 비엔날레’에 한국 작가로는 이기봉과 진기종이 참가한다는 소식입니다. 2년 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 단독 참가했던 이형구 작가는 3월 영국 런던 혼치오브베니슨 갤러리의 재개관 기념전에 출품한다고 해요.

    아직 시일이 많이 남았지만, 6월에 개막할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양혜규 작가가 한국관뿐 아니라 총감독이 기획하는 본전시까지 참여하는 것도 주목할 만한 소식이네요. 사진작가 김아타도 베니스비엔날레 기간 동안 특별 부대 전시를 연다고 합니다.

    정연두 김홍석 작가는 4월 중 이탈리아 밀라노의 문화공간 파브리카 보로니 볼라테에서 개막하는 한·중·일 그룹전에 참여하고, ‘어어부 프로젝트’ 밴드로 활동한 뮤지션이자 화가인 백현진도 역시 밀라노에서 5월에 초대전을 연다고 합니다.

    ‘각개전투’로 평가받는 한국적 상상력

    이형구 씨가 2007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선보인 ‘아니마투스’ 연작 (좌).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의 초대작가로 선정된 양혜규 씨가 올해 미국 LA 레드캣 아트센터에서 선보인 설치작업 ‘비대칭적 평등’ (우).

    이렇게 해외에서 한국 작가들이 ‘각개전투’를 벌이는 가운데, 한국현대미술을 종합적으로 조망하는 일종의 ‘세트 모음’전도 열립니다. 독일 하노버에서 폐점된 백화점을 전시공간 삼아 열리는 ‘여가, 위장된 노동?’(4.16~6.7)전이 그것입니다. 2006년 부산비엔날레 현대미술전 예술감독을 맡았던 독립 큐레이터 박만우가 기획하고, 고승욱 김상돈 44(Sasa) 윤사비 함경아 등 16팀의 한국 작가가 참여하는 전시죠.

    6월에는 로스앤젤레스 LACMA 미술관에서 박이소 김범 김수자 구정아 서도호 장영혜중공업 등이 참가하는 ‘Your Bright Future’전도 열립니다. SAMUSO의 디렉터 김선정이 기획하는 이 전시는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대규모 프로젝트입니다.

    그런가 하면 경제 불황을 느끼는 갤러리스트나 사회의 불길한 징조를 직감한 작가 중 몇몇이 이미 잡혀 있던 해외 전시를 취소하거나, 내년으로 미루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암~요, 잘 생각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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