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70

2009.01.20

‘소문난’영어 전문가들의 ‘writing 학습법’ 어드바이스

정확한 표현이 영어능력의 핵심, 겁먹지 마라!

  •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입력2009-01-14 12: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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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문난’영어 전문가들의 ‘writing 학습법’ 어드바이스
    언어 전문가들은 쓰기(writing)가 모든 능력의 ‘종합예술’이라고 입을 모은다.

    듣기 읽기 말하기를 순서대로 거쳐 쓰기 단계에 이르렀을 때 그 언어에 대한 이해도가 일정 수준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은 영어 라이팅에도 적용된다.

    ‘너무 어렵다’ ‘별로 할 필요가 없다’는 오해 속에 등한시되던 영어 쓰기 공부에 대한 재발견이 이뤄지면서, 그렇다면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났다.

    그래서 영어교육 전문가와 네이티브 스피커들에게 물었다. 영어로 쓸 때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는 무엇이며, 과연 어떻게 해야 잘 쓸 수 있을까.

    “쉬운 소설 읽기로 문장의 쓰임새부터 익히세요”



    홍보대행사 프레인 마이크 와이스바트 해외부문 부사장

    3년째 홍보대행사 프레인에서 근무하는 마이크 와이스바트 부사장은 주로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하는 홍보 및 마케팅 전략 수립 업무를 맡고 있다. 직원들이 쓴 영어 e메일이나 영어로 쓰인 비즈니스 문서를 수정하는 일도 종종 한다. 프레인 합류 전 국내 영자신문사 ‘코리아타임스’의 기자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그는 “명확한 내용을 담은 글과 그렇지 않은 글이 사람에 대한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글쓰기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와이스바트 부사장과 함께 한 한국인 직원이 신문 뉴스들을 모아 영어로 요약한 보고서를 살펴봤다.

    그는 한국인들이 가장 잘 저지르는 실수로 ‘한국식으로 생각한 뒤 영어로 옮기는 것’을 꼽았다. 직원이 쓴 글에서 처음부터 ‘빨간펜’ 세례를 받아야 했던 단어는 ‘대표적인 브랜드’란 의미로 사용한 ‘representative brand’. “한국어로는 자연스럽게 읽히지만 영어로는 ‘key brand’ ‘number 1 brand’ ‘main brand’ 등으로 바꿔야 의미가 명확하죠. 대표적이라는 말은 주관적이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주어와 동사의 의미 일치에 대해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그가 가리킨 두 문장은 ‘the event is giving away prizes’와 ‘The snowboard school gives free lessons’.

    “사람이 아닌 주어가 행위의 주체가 되는 것은 틀린 문장이죠. 의미적으로는 이해가 가더라도 잘 쓰인 문장은 아닌 셈입니다.”

    또 e메일의 말미에 공식처럼 ‘best regards(안부를 전하며)’를 쓰거나 이 말을 전자서명의 일부에 포함시켜 자동적으로 발송되게 하는 것도 잘못된 습관으로 지적됐다.

    “이런 안부인사를 매번 똑같은 표현으로 쓴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나요. ‘kind regards’ ‘cheers’ ‘thanks’ 등으로 다양화하는 것이 좋지요.”

    그는 또 최근 한 브랜드의 홍보 계획을 수립하면서 직원들이 본사 담당자와 영어로 e메일을 주고받았던 사례를 들려줬다.

    “본사에서 어떤 사람이 ‘if you have any doubt, please let me know’(혹시 궁금한 점 있으면 제게 알려주세요)라는 표현을 e메일에 쓰자, 그 이후 우리 직원들도 ‘궁금한 점 있으면’이란 말을 쓰고 싶을 때 꼭 ‘if you have any doubt’을 쓰더라고요. 잘 쓰인 문장을 카피해서 자신의 글에 인용하는 것은 좋지만, 단어의 뉘앙스 차이 때문에 어떤 상황에나 같은 표현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그는 네이티브 스피커들도 라이팅으로 고민하느냐는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 “물론 그렇다”고 답했다.

    “저도 대학에 입학한 직후 제출했던 보고서들을 보면, 교수님들이 어찌나 잔인하게 빨간펜을 들이댔던지 얼굴이 다 화끈해질 지경이에요.”

    와이스바트 부사장은 최고의 영어 학습법으로 본인이 서강대에서 한국어를 배울 때 쓴 방법을 추천했다. 신문이나 잡지 기사 하나를 정독한 뒤 영어로 요약해보는 것.

    그는 또 다독(多讀)을 쓰기 공부의 첫걸음으로 꼽았다. “한국에서 만난 최고의 통역사들도 ‘a’와 ‘the’를 잘못 쓰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존 그리샴 소설처럼 쉽게 읽히는 글을 많이 읽어보면 관사뿐 아니라 여러 가지 문법 용례를 익힐 수 있을 거예요.” 그는 소설은 특히 문장 안에 대화체가 많아 자기도 모르게 말하기 능력을 함양하는 부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문난’영어 전문가들의 ‘writing 학습법’ 어드바이스
    “단어만 외우지 말고 숙어를 통째로 암기하세요”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임향옥 교수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임향옥 교수는 한국인들이 영어 쓰기를 어려워하는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꼽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논리 전개법과 서양인의 사고를 근간으로 하는 영어의 논리 전개법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

    지난해 ‘나는 영어로 협상한다’(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를 펴낸 임 교수는 “협상 스타일만 봐도 서양인들의 논리 전개 과정이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인들은 핵심을 먼저 말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사실들을 제시하는 데 반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변죽을 울리다가 마지막에 핵심을 전달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 글쓰기에도 이러한 논리 구조가 ‘정직하게’ 반영되는데, 이 경우 글을 읽는 미국인들은 글을 쓴 사람이 논점을 회피하거나 자신이 없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는 것이 임 교수의 주장이다.

    영어 쓰기가 어려운 두 번째 이유는 영어로 된 문장을 많이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 그래서 그는 영어로 된 신문, 잡지, 소설 중 자신이 좋아하는 재료로 읽기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또 단어들에 대한 폭넓은 활용법을 익히기 위해 예를 들어 ‘prepare(준비하다)’란 단어 하나만 외우는 대신 ‘prepare for something(~을 준비하다)’ ‘prepared by(~에 의해 준비된)’ 등 다양한 숙어를 함께 익히도록 노력하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국어로 쓰인 기사나 에세이를 영어로 번역하고 시간이 지난 뒤 수정해보는 방식으로 스스로 오류를 찾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역대학원생들의 경우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 CNN, BBC 같은 미디어를 영어공부 교재로 많이 사용한다. 오류가 비교적 적은 잘 쓰인 문장을 눈에 익히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소문난’영어 전문가들의 ‘writing 학습법’ 어드바이스
    “외국인 동료에게 첨삭 부탁해보세요”

    주한영국문화원 애덤 카이틀리 서울교대센터장

    휴 그랜트처럼 처진 눈과 미소가 매력적인 애덤 카이틀리 씨는 벌써 한국에 온 지 5년째다. 현재는 주한영국문화원 서울교대센터장을 역임하고 있다. 영국문화원은 ‘강남권’ 학생들을 위해 서울교대센터를 2008년 3월 개원했다. 이곳은 광화문 영국문화원보다 특히 직장인 수강생 비중이 높다. 그만큼 그는 ‘비즈니스 라이팅’ 욕구가 큰 학생들을 많이 봐왔다.

    “비즈니스 라이팅은 아카데믹 라이팅보다 쉽지요. 몇 가지 형식 안에서 반복해 쓰면 되니까요. 우선 10개 정도의 비즈니스 e메일을 분석해보세요.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파악한 뒤 쪼개고 붙이면서 자기만의

    e메일을 작성하세요. 중요한 건 ‘왜 그런 표현을 쓰느냐’가 아니라, ‘언제 어떻게 그런 표현이 쓰이느냐’입니다.”

    영작 공부를 위해서는 많이 읽어야 한다. 무엇을 읽어야 할까? 카이틀리 씨는 “직장인들에게 영작을 가르칠 때 지금 그들이 업무에서 쓰는 영어 자료를 가져오게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이 쓰는 보고서, 계약서, e메일 등에 바로 그들이 배워야 할 것들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영문 자료를 주의 깊게 읽고, 소리 내어 읽어보며 용어와 표현의 활용을 파악하는 것이 비즈니스 영작 실력 함양에 유용하다.

    카이틀리 씨는 첨삭의 중요성 또한 강조했다. 자신이 쓴 영작을 첨삭받기 위해서는 영어학원에 다니거나 온라인 첨삭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회사 동료나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부탁해보세요. 우리 같은 네이티브 스피커들은 한국인들의 잘못된 영어를 발견할 때 고쳐주고 싶지만, 무례해 보일까봐 꾹 참거든요. 네이티브 스피커에게 e메일을 보낼 때, ‘나는 영어를 배우고 싶다. 내가 쓴 글 중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달라. 더 좋은 표현을 알려주면 고맙겠다’고 해보세요. 분명 즐거운 마음으로 도와줄 겁니다.”

    아래는 카이틀리 씨가 추천한, 영작 공부에 도움이 되는 영국문화원의 웹페이지 자료.

    http://www.britishcouncil.org/professionals-lesson-downloads-business-writing-homepage.htm 중상위 수준 학생들을 위한 영작 학습 자료. 프린트할 수 있다.

    http://www.britishcouncil.org/professionals-work-cv_writing-intro.htm 이력서를 쓸 때 참고가 되는 조언들을 제시하는 자료.

    http://www.britishcouncil.org/professionals-study-writing-reports-intro.htm 영문 보고서 작성에 관련된 글과 듣기 자료.

    ‘소문난’영어 전문가들의 ‘writing 학습법’ 어드바이스
    “작문 스터디 통해 동료와 함께 공부하세요”

    김대균어학원 차형석 강사

    최근 ‘웃지마! 나 비즈영어책이야’(두앤비컨텐츠)를 펴낸 김대균어학원 차형석 강사는 삼성전자 프로젝트매니지먼트팀과 LG전자 대외협력팀에서 일했던 5년간 영어 쓰기와 관련된 한국인들의 공포와 좌절을 ‘원 없이’ 목격할 수 있었다고 전한다.

    “문법 때문에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의외로 많아요. 시제나 수를 잘 맞추지 못하는 사례가 많은데, 주문과 관련된 e메일 등 중요한 문서를 작성하는 경우라면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지요.”

    차 강사는 비즈니스와 관련된 영어 쓰기에서는 뜻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느 정도 ‘내공’이 쌓인 경우가 아니라면 유려한 만연체, 복문을 쓰는 대신 단문을 연결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쓰기 공부에 앞서 생각해야 할 것은 공부의 목적이다.

    “해외 바이어와 제품 관련 이야기를 나누는 등, 업무적으로 필요한 경우라면 시중에 나와 있는 비즈니스 작문 책들에서 필요한 문장을 발췌해 쓰는 방법으로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상황에 따라 자주 쓰이는 표현들이 있게 마련이거든요.”

    그러나 프레젠테이션 원고를 쓴다거나, 중요한 공식 문서를 작성하거나 유학 에세이를 준비하는 경우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일단 ‘장기전’이 될 것이라는 각오를 해야 한다는 것.

    문법 실력이 어느 정도 쌓인 뒤라면 샘플 글을 구해 읽고 똑같이 써보는 연습을 한다. 눈으로 읽고 마는 것과 글을 직접 쓰거나 자판으로 쳐보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차 강사는 “어느 정도 쓰기에 ‘감’이 온 다음 원어민 강사의 첨삭지도 서비스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작문이 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첨삭을 받아봐야 배울 수 있는 범위가 한정돼 있어 돈만 낭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작문 스터디를 조직해 함께 공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차 강사 본인도 스터디팀 멤버들과 한국어로 쓴 e메일을 영어로 옮겨오는 숙제를 내고, 함께 고치는 스터디를 한 적이 있다. “회화 스터디를 5명이 50분씩 한다고 가정하면 자신이 말하는 시간은 10분도 채 되지 않겠지요. 그러나 미리 작문을 해보고 스터디 시간에 만나서 잘된 점, 잘못된 점 등을 얘기하다 보면 50분 내내 자신에게 도움 되는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이 방법을 통해 영어 실력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소문난’영어 전문가들의 ‘writing 학습법’ 어드바이스
    “매일 영어로 일기 써보세요”

    제이씨링구아 오석봉 소장

    이화여대 언어교육원장을 역임한 제이씨링구아 오석봉 소장은 지난해 국내 MBA 과정에 진학하는 SKT 직원들의 영어 집중교육을 맡았다. 수강생들은 MBA 과정의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는 점을 고려해 스피킹에 집중된 교육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막상 겪어보면 라이팅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설득해 라이팅 수업시간을 늘렸고, 나중에 이 수업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오 소장은 한국인들이 영어 쓰기를 잘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기본이 되는 문법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문법 하나만은 자신 있다고 생각하는 한국인이 많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이지요. 특히 시제는 ‘지긋지긋하게’ 많이 틀리는 것 같아요. 올해부터 ‘GMAT 2.0’이라는 신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문법을 원리부터 가르치게 된 것도 이제 편법으로는 영어를 정복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한국인들이 시제에서 많은 실수를 범하는 이유에 대해 학교 교육을 통해 문법을 의미(meaning)가 아닌 형태(form)로 배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친한 외국인을 회사 앞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만났다고 가정해봅시다. ‘여기 자주 오세요?’라는 질문에 ‘Do you frequently come here?’라고 거창하게 쓸 게 아니라, 단순히 ‘Do you come here?’라고 써도 의미가 통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죠. 습관적인 행동을 나타낼 때도 현재 시제를 사용하는데 말이에요.”

    오 소장은 영어 라이팅 실력을 늘리는 첫 번째 실천 방안으로 영어 일기를 써볼 것을 추천했다. 처음에는 한 문장 쓰기가 버겁고, 쓸 소재가 없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그땐 “내겐 왜 흥미 있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가”라는 문장부터 영작해보라는 것.

    “아무리 공부해도 평평한 고원(plateau) 위를 걸어가는 것처럼 실력이 수평선을 그린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 그러다 어느 순간 문지방(threshold)을 넘어 한 단계 진보하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이 단계를 넘으면 말과 글을 좀더 자유롭게 표현하는 경지에 이르게 되는 것이지요.”

    그는 희망적인 조언도 잊지 않았다. “영어 라이팅이 어렵다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죠. 하지만 말하기보다 훨씬 빠른 시간 안에 실력을 늘릴 수 있는 것이 쓰기입니다. 지금부터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해보세요.”

    ‘소문난’영어 전문가들의 ‘writing 학습법’ 어드바이스
    “하루 한 문장씩 쓰고, 다음 날 보세요. 고칠 부분이 보일 거예요”

    YBM어학원 정은순 강사

    영어학원은 숱하게 많지만, 영작 강의는 흔치 않다. 대다수 영어 학습자들이 어려워서 포기하고, 당장 입사시험에 필요한 ‘말하기’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대로 말하려면 문법과 영작부터 익혀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아는 사람들은 영작 강의를 찾아온다.

    종로 YBM어학원의 영작 강의 ‘1% 문법으로 영작문 쉽게 끝내기’가 그중 하나다. 영어로 글 쓰고 말 잘하고 싶은 어학연수 준비생, 취업준비생, 그리고 직장인들이 주요 수강생. 심지어 영어권 유학생들까지 방학 때 귀국해 이 수업을 듣는다.

    “전화영어로 스피킹을 연습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요. 그런데 아는 말만 반복해 사용하기 때문에 회화 실력이 크게 늘지 않지요. 회화 실력을 늘리려면 문법을 정확히 익힌 뒤 스스로 영작해봐야 합니다.”

    ‘1% 문법…’을 강의하는 정은순 강사는 2005년 숙명여대에서 TESOL(외국인을 위한 영어교육) 자격을 취득한 경력 4년의 영어강사다. 그는 “하루 한 문장을 쓰는 것에서부터 영작 공부를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교수에게 잘못 나온 학점을 정정해달라거나, 인터넷에서 주문한 물건이 잘못 배달됐으니 교환해달라거나, 상사의 저녁 초대를 집안일 때문에 정중히 거절한다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내는 상황을 설정하고 직접 영어 문장을 써보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 날 그 e메일을 읽어보라는 게 두 번째 ‘미션’이다. 정 강사는 “어제는 알아차리지 못했던 실수가 보일 것”이라며 “다시 고쳐 쓰고, 다음 날 또 고쳐 쓰고 하면서 실력을 늘려나가라”고 주문했다. “요새 싸이월드 미니홈피나 블로그 많이 하잖아요. 거기에 비공개 폴더를 만들어서 영작 연습을 해보세요.”

    영작을 잘하는 첫 단계는 ‘주어’를 정확히 찾아내는 것이다. 우리말과 달리 영어에는 늘 주어가 있어야 한다. 정 강사는 “‘회의에 참석하지 못합니다’나 ‘초대 고마워’의 주어를 회의(meeting), 초대(invitation)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며 “둘 다 ‘나(I)’가 주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 다음 알맞은 동사를 찾고, 적합한 시제로 변형하고, 목적어 부사 등을 덧붙여나간다면 긴 문장도 쓸 수 있다. 그렇게 문장을 완성한 뒤에는 부정문과 의문문으로도 바꿔보자. 정 강사는 “정확한 발음보다 정확한 어순을 구사하는 게 영어 능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소문난’영어 전문가들의 ‘writing 학습법’ 어드바이스
    “주제별 연관 단어들을 함께 외우세요”

    EBS 라디오 초급영어회화 진행자 김정호 강사

    EBS 라디오 초급영어 진행, 한국사이버대학 강의 등을 통해 약 10년간 영어강사로 일한 김정호 강사는 미국 컬럼비아대학의 TESOL 과정을 마쳤다.

    “유학 시절을 떠올려보면 영어를 웬만큼 한다는 한국인 유학생들도 작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우리가 유독 영어 쓰기에 약한 것은 많이 써보지 않아서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는 한국인의 사고 구조와 글 전개방식이 미국인의 그것과 달라 한국인들이 각종 라이팅 시험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특정 주제에 관해 글을 쓰라고 하면 ‘전 세계적으로 요즘 …가 유행이다’는 거대 담론부터 꺼내는 경우가 많아요. 글을 평가하는 미국인들은 정확한 근거 없이 일반론적인 얘기를 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특정 미디어의 이름, 권위자 이름 등을 인용하는 것이 훨씬 설득력 있습니다.”

    그는 한국어로 미리 글을 쓴 뒤 영어로 옮기는 공부 방법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우리식 글쓰기와 미국식 글쓰기가 완전히 다른 데다 ‘모국어의 간섭’이 영어로 쓴 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

    “단순한 예로 ‘나는 아파서 학교에 못 갑니다’라는 문장을 보면, 메시지에 해당하는 ‘학교에 못 간다’는 팩트(fact)가 뒤에 등장하죠. 반대로 영어에서는 ‘I can’t go to school because I am sick’처럼 팩트가 먼저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고요. 같은 맥락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글쓰기에서도 결론을 마지막에 쓰려는 경향이 나타나요. 이는 원어민 관점에서는 ‘바람직한 글’이 아닙니다.”

    김 강사 역시 영자 신문, 소설, 경영서 등을 많이 읽어두라고 조언했다. 또 토익시험 안의 글쓰기 등 수험용으로 라이팅 공부를 하는 경우라면 분야별로 단어를 한 묶음으로 외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쓰기 시험 주제 중에 아동, 노동, 경제, 주식 등 자주 등장하는 것들이 있는데 이에 맞는 영어 단어들을 그룹별로 외워놓는 것이 도움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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