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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호주 간판 바이올리니스트로 떴다

  • 시드니=윤필립 통신원 phillipsyd@hanmail.net

한국인, 호주 간판 바이올리니스트로 떴다

한국인, 호주 간판 바이올리니스트로 떴다
36년 전 시드니 항구에 오페라하우스를 짓고, 바로 그 음악당이 국가의 아이콘이 될 정도로 음악을 사랑하는 호주에서 스타급 연주자가 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호주에서 출생한 한인 동포 2세 수지 박(26) 씨가 호주를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에로이카 트리오’의 바이올린 주자로 활동하는 박씨는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로부터 ‘천재적 재능(prodigiously talented)을 지닌 바이올리니스트’라는 격찬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EMI에서 출시한 음반 ‘미국 여정(An American journey)’은 빌보드 차트 클래식 부문 9위까지 올랐다. 이는 박씨가 ‘에로이카 트리오’에 합류하고 낸 첫 번째 음반이다.

지난해 12월20일 박씨는 휴가차 호주를 방문했다. 하지만 호주 음악계가 휴가라고 그를 가만둘 리 만무한 터. 결국 그는 휴가 일정을 바꿔 1월22일 시드니음악원에서 바이올린 독주회를 갖게 됐다. 박씨는 “2008년 빡빡한 연주 일정을 소화하느라 많이 지쳐 쉬고 싶었는데…”라면서도 독주회가 기쁜 듯 방긋 웃었다. 박씨는 또 시드니음악원 후배들을 위한 마스터클래스를 열고, 시드니에서 열리는 바이올린 콩쿠르의 심사도 맡을 예정이다.

박씨는 1974년 호주로 이민 온 박성복, 최영애 씨의 맏딸로 1981년 시드니에서 태어났다. 공장에서 재봉틀 일을 하던 어머니 최씨는 어린 딸을 제대로 보살필 수 없어 궁여지책으로 음악 테이프를 자주 틀어줬다. 그때 박씨의 음악적 재능이 발견됐다. 테이프로 들은 노래를 똑같이 따라 부른 것. 최씨는 어려운 살림에도 딸에게 생일선물로 바이올린을 사줬다. 그렇게 박씨는 3세6개월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다.

박씨의 수상 경력은 화려하다. 1996년 ‘ABC Young Performer’s Award’ 현악 부문 우승, 2002년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바이올린 경연대회 우승 등이 그것. 최대 하이라이트는 1998년 프랑스에서 열린 ‘예후디 메뉴인 바이올린 국제경연대회’에서 시니어 부문 1등을 차지한 것이다. 당시 그는 16세로 최연소 우승 기록까지 세웠다. 이 대회는 1983년 창설된 이후 국제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젊은 바이올리니스트의 등용문으로 평가받는다. 이 대회 우승 직후 호주예술청은 ‘수지 박 개선 공연’을 열었는데, 존 하워드 당시 총리 등 호주 저명인사들이 참석했다.



‘미국 여정’의 성공에 고무된 박씨는 현재 ‘호주 여정(An Australian journey)’을 구상 중이다. 훗날 ‘한국 여정(A Korean journey)’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시드니는 제가 태어나고 자라며 바이올리니스트로서의 꿈을 이룬 도시예요. 다양한 인종이 더불어 사는 미국도 좋아하지만, 호주와 비교할 수는 없죠. 또한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려요. 제 영혼과 육신에 한국인의 피가 흐르기 때문은 아닐까요. 이런 정신들을 바이올린 선율에 담아내고 싶어요.”



주간동아 2009.01.20 670호 (p94~94)

시드니=윤필립 통신원 phillipsy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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