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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개척 노신사의 손금 성형

‘내 인생의 황당과 감동 사이’

  • 이금연 CNP 차앤박 피부과 압구정점 수간호사

운명 개척 노신사의 손금 성형

경기가 나빠지면 점집이 활개를 친다고 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 속에 작은 희망이라도 찾아보겠다는 생각에서다. 맹신하는 것은 잘못이겠지만 이를 통해 안정을 찾는 이들이 많다는 점에서는 플라세보(위약) 효과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병원에서 약 10년간 근무해오면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 60대의 노신사가 혼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지 않아 그가 문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눈길이 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은은하게 멋을 내신 할아버지의 모습에 당연히 보톡스 상담을 하러 오셨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데, 할아버지는 내 앞에 서서 갑자기 손바닥을 쫙 펴 보였다.

“손금 시술을 받고 싶어요. 손금선을 수술로 바꿀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노신사의 사연은 애절했다. 큰 수술을 앞두고 있는데 짧은 생명선이 마음에 걸린다는 것이었다. 의료진 모두 잠시 주춤했지만 그가 큰 수술을 앞두고 자신감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과 그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손금 시술이 이뤄졌다.

이후 노신사는 좀더 건강해진 모습으로 다시 병원을 찾았다. ‘손금 덕을 본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운명 개척 노신사의 손금 성형
서양의 수상학에서 유래했다는 손금은 통계학에 기초를 둔 과학이란 설도 있지만, 그저 생활양식에 따라 자연스럽게 생긴 주름이라는 얘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신의 운이나 미래를 손금을 통해 점쳐보는 사례가 많다 보니 면접철이나 경제가 어려워질 때면 손금 시술에 대한 상담 건수가 늘어난다. ‘적극적으로 운명을 바꾸려는 이들’의 노력인 셈이다.

플라세보 효과는 ‘만족시키는’ 또는 ‘즐겁게 한다’는 뜻을 가진 라틴어 ‘placebo’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믿는 대로 이뤄진다고 생각하는 이 ‘긍정의 힘’이 기적을 만들어낼지도 모를 일이다. 그때 그 노신사는 지금도 건강하게 잘 살고 계실지 문득 안부가 궁금해진다.



주간동아 2008.12.16 665호 (p92~92)

이금연 CNP 차앤박 피부과 압구정점 수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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