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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마음 치료하는 ‘연극의 힘’

  •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아이들 마음 치료하는 ‘연극의 힘’

아이들 마음 치료하는 ‘연극의 힘’
“제 안에 전혀 다른 두 개의 제가 있는 것 같아요. 연극 연습을 할 때면 평소와 전혀 다른 제 모습을 보고 놀라는 분들이 많아요. 아이들이 놀리죠. 그분이 오셨다고.(웃음)”

경기상업고등학교(이하 경기상고) 보건교사인 이연심(41) 씨의 주무대는 학교 보건실이 아닌 연극무대다. 그는 약 대신 연극으로도 학생들을 치료한다.

지난 1990년 교편을 잡은 그는 줄곧 한국교사연극협회(이하 교극) 활동을 하면서 학교 연극반을 맡아 가르쳤다. 지난해 경기상고로 옮기기 전까지는 선린인터넷고등학교에서 10년간 연극반 지도교사로 “연극과 아이들에 미쳐”살았다. 그가 연극반을 맡은 첫해 선린인터넷고등학교는 청소년연극제에서 우승한 것을 비롯해 다양한 연극제에서 상을 받았다. 하지만 그를 더 기쁘게 한 것은 상보다 아이들의 변화된 모습이었다.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무기력한 모습의 아이들은 연극을 하면서부터 삶의 의욕을 찾고 점차 달라졌다.

“연극은 자신을 들여다보기 쉬운 도구죠. 내가 뭘 잘하는지, 잘못하는지 자신의 실체를 보게 돼요. 그렇게 확인함으로서 끝없이 추락하기도 하지만, 내 존재감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어요. 아이들은 그 과정이 쉬워요. 껍질을 까고 나오는 시간이 빠르고 훨씬 드라마틱하죠.”

“15년여 교직생활에서 얻은 경험을 통해 연극의 힘을 느꼈다”는 이씨는 극을 통한 심리치료에 관심이 많다. 그는 “대학재학 시절에는 연극 서클활동을 하며 전업연극인으로 방향을 틀까 고민도 했지만, ‘예술인은 많지만 연극을 통해 치료하는 교육자는 부족하다’는 생각에 보건교사가 됐다”고 말한다. 지난 2000년에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연극교육을 하고자” 동국대 연극영화학과 대학원에 진학하기도 했다.



학생들의 연극교육 외에도 그는 직접 자신이 무대에 오르고 연출을 맡는다. 그가 오랫동안 활동해오고 있는 교극은 현직교사들과 학생들의 연극 모임이다. 7월22~26일까지 무대에 올리는 ‘구운몽’의 연극버전 ‘구름 위에서 별을 꿈꾸다’는 그가 연출을 맡은 작품. 그는 “50대 이상 선배 교사들에게는 차마 화를 내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어린 제자들만 닦달하는 편”이라며 웃는다.

얼마 전에는 자신이 키운 제자들과 함께 극단 ‘연’을 만들기도 한 이씨는 “앞으로도 다양한 무대를 만들고, 또 오를 예정이다. 더불어 직업 연극인이 아닌 일반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연극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2008.07.15 644호 (p95~95)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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