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44

2008.07.15

되찾은 밤의 행복

  • 한지엽 한지엽비뇨기과 원장

    입력2008-07-07 15: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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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되찾은 밤의 행복

    일러스트레이션·박진영

    요즘 김 과장은 세상이 참 아름답다. 주위 사람들은 날씨가 기름값만큼이나 짜증나게 덥다지만, 김 과장은 뱃살이 줄어들어 더위를 한층 덜 느끼게 됐기 때문이다. 아내가 차려준 아침밥도 당당히 먹고, 애정 어린 도시락까지 챙겨 나온다. 이런 날씨에도 사흘에 한 번씩은 아내의 달력에 빨간 동그라미를 그린다.

    한 달 전만 해도 김 과장은 하루하루가 죽을 맛이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기력도 약해졌는지, 아내와 잠자리 한번 하고 나면 2~3일은 피로가 풀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아내의 요구를 계속 거절할 수도 없어, 어느 날 눈 딱 감고 거사를 감행하는데 페니스가 피식 하고 죽어버리는 게 아닌가. 처음에는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했지만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실패의 연속이었다. 대놓고 말은 안 하지만 천정부지로 뛰는 물가를 핑계 삼아 마누라의 바가지 긁는 소리도 점점 높아만 갔다.

    결국 그는 점심시간에 남성클리닉을 찾았고, 성기능 검사와 면담 후 간단한 처방을 받았다. 병원에서 준 처방이라곤 ‘비타민C를 함유한 영양제 복용과 자전거 타고 출퇴근하기’가 전부였다.

    그런데 자전거로 출퇴근하면서 그의 생활이 바뀌기 시작했다. 자전거를 타면 하체가 건강해질 뿐 아니라 회음부에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적당한 자극이 전해진다. 회음부 마사지는 피부에서 4cm 정도 깊이에 자리한 전립샘에 자극을 줘 남성을 강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섹스할 때 쾌감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남성의 섹스와 사정 행위는 부신피질 호르몬 분비, 뇌척수 반사, 자율신경 등의 영향을 받는다. 더위에 지치거나 에어컨 찬바람 때문에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기면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비타민C다. 비타민C는 더위 때문에 조절기능이 약해진 생리기능을 회복시키는 부신피질 호르몬의 원료가 되기 때문이다.



    발기부전 문제가 어느 한 가지 처방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사람마다 발기부전 정도가 다르듯, 치료법도 정도나 원인에 따라 맞춤식이 돼야 한다. 현대의학은 질환이 어떤 상태라 해도 그 해결책을 마련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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