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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작가 전쟁박물관서 부활 작전

이언 플레밍 탄생 100주년 기념, 런던서 ‘유어 아이즈 온리’ 전시회

  • 전원경 주간동아 객원기자 winniejeon@hotmail.com

007 작가 전쟁박물관서 부활 작전

007 작가 전쟁박물관서 부활 작전

최초의 007 영화인 ‘007 살인번호’(왼쪽)와 생전의 이언 플레밍.

“본드, 제임스 본드.” 매력적인 신사 스파이 ‘007 제임스 본드’의 작가 이언 플레밍(1908~1964)이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플레밍은 대학 졸업 후 ‘선데이 타임스’ 기자로 일하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해군 정보부에서 근무했다. 전쟁이 끝난 뒤 기자로 돌아온 플레밍은 ‘정보부 중령과 기자’라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첩보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가 1953년 출간한 소설 ‘카지노 로열’에 ‘007’이라는 암호로 통하는 비밀요원 제임스 본드가 최초로 등장한다.

런던에 있는 왕립 전쟁박물관(Imperial War Museum)은 최근 플레밍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 ‘포 유어 아이즈 온리(For Your Eyes Only)’를 시작했다. 이번 전시에는 이언 플레밍과 그의 ‘007’ 시리즈, 그리고 영화에 등장한 여러 제임스 본드의 흔적들이 다양하게 담겨 있다. 예를 들면 2차 대전 당시 플레밍이 입었던 군복 점퍼와 그가 애용했던 권총 357 매그넘 리볼버, 007 영화 중 ‘선더볼’(1965년)과 ‘골드 핑거’(1964년)에 등장한 차 애스턴 마틴 DB5 등등. 전시된 영화 소품 중에는 여배우 할리 베리가 ‘어나더데이’(2002년)에서 입었던 비키니 수영복도 있다.

소설과 영화 시리즈 속 제임스 본드의 본업은 영국 해군 중령이다. 이언 플레밍이 해군에서 복무할 당시의 계급도 중령이었다. 이처럼 007 소설에 등장하는 많은 설정과 장치들은 플레밍의 삶과 닮아 있다. 007 시리즈에는 플레밍의 전쟁 중 경험뿐 아니라 ‘선데이 타임스’ 외국 특파원으로 여러 나라를 취재하며 느낀 냉전시대의 알력과 긴장도 상당히 투영되어 있다. ‘더 타임스’는 “이번 전시는 플레밍이 전후 영국의 국제적 위상과 냉전이라는 소재를 천재적 상상력으로 소설 속에 녹여냈음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영화에 사용된 차량, 본드걸이 입었던 수영복도 있어

007 작가 전쟁박물관서 부활 작전

초대 007 역의 숀 코너리.

007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는 각종 기상천외한 신무기들이다. 소설이 발표되던 1950~60년대는 새로운 기계나 장치들이 속속 등장할 때였고, 플레밍은 이 같은 신제품들을 자신의 소설에 적절하게 응용했다. 예를 들어 ‘위기일발’(1963년)에서는 카폰이 장착된 차가 등장하는가 하면, 1962년작인 ‘살인번호’의 악당은 유색 콘택트렌즈를 사용해 변장하기도 한다.



007에 등장하는 신무기 중에는 소련 스파이들이 실제 소지했던 무기도 있었다. 1953년 소련 KGB의 거물 스파이인 니콜라이 크홀로프가 베를린에서 서방으로 망명한 사건이 일어났다. 크홀로프는 시가 케이스에 든 소형 권총, 총알 속에 독극물이 든 미니어처 리볼버 등을 휴대하고 있었다. 이 같은 무기들과 크홀로프의 망명, 크홀로프를 암살하려 한 KGB의 시도 등은 ‘위기일발’의 주요 모티프가 됐다. 또 007이 새로운 시리즈마다 애스턴 마틴, BMW 등 신형 차를 갈아타고 나온 것은 플레밍이 광적인 자동차 애호가였기 때문이다.

책과 영화로 만들어진 007 시리즈가 시대를 뛰어넘는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이처럼 실제 상황과 상상력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작품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생전의 플레밍도 “소설의 많은 플롯이 내 삶에서 왔다. 어떤 것들은 굉장히 기묘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 역시 사실에 기반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플레밍과 007의 매력을 재발견하게 해주는 이번 전시는 내년 3월1일까지 열린다.



주간동아 2008.07.15 644호 (p36~36)

전원경 주간동아 객원기자 winniejeo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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