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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ITARY

스웨덴 사브, KFX(한국형 전투기)사업 참여 ‘러브콜’

그리펜 NG 전투기 출고 때맞춰 한국에 제의 … AESA 레이더 탑재 전투능력 배가

  • 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hoon@donga.com

스웨덴 사브, KFX(한국형 전투기)사업 참여 ‘러브콜’

스웨덴 사브, KFX(한국형 전투기)사업 참여 ‘러브콜’

4월23일 스웨덴 남부 린쾨핑의 사브사 공장에서 열린 그리펜 NG 출고식. 기존의 그리펜 전투기를 6개국에 수출한 사브는 F-414 엔진을 한 개 장착한 이 전투기를 한국의 KFX 모델로 제시하려고 한다.

스웨덴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바이킹과 볼보 승용차, 그리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의 여제인 애니카 소렌스탐과 20세기를 풍미한 여배우 잉그리드 베리만의 모국이라는 것 정도다.

이러한 스웨덴에 전투기를 만드는 사브(SAAB)사가 있다. 사브는 Swedish Aircraft의 머리글자에 회사를 뜻하는 스웨덴어 AB를 더해 만들어졌다. 우리말로 하면 ‘스웨덴 항공기 제작회사’인데, 사브는 그리펜(Gripen) 전투기를 개발해 6개국에 수출했다.

전 세계 항공인 초청 출고식

현재 서방국가 중에서 전투기를 수출하는 나라는 미국 영국 프랑스 스웨덴 등 4개국이다. 그중 전투기의 핵심인 엔진 제작기술을 갖지 못한 나라는 스웨덴뿐이다. 사브의 대표 모델인 그리펜에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사의 F-404 엔진이 탑재돼 있다. (는 세 나라에서 생산하는 엔진을 활용하는 전투기를 정리한 것인데, 세 나라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엔진을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그리펜은 위는 독수리이고 아래는 사자인, 스웨덴 신화 속의 동물 이름이다. 1992년 사브가 귀날개로 번역되는 ‘카나드’와 거대한 ‘델타익(翼)’을 단 그리펜을 생산해 스웨덴 공군에 납품했을 때 세계는 주목했다. 당시만 해도 카나드와 델타익을 다는 것은 새로운 시도였기 때문이다. 그 후 다른 세 나라에서 만들어진 신형 전투기들도 대개 이 모양을 선택했다. 세계 최신 전투기의 ‘패션’을 선도했다는 점에서 사브는 선구자였던 셈이다.
스웨덴 사브, KFX(한국형 전투기)사업 참여 ‘러브콜’
4월23일 사브사가 전 세계 항공인을 초청해 새로 개발한 그리펜 NG(New Generation : 신세대) 출고식을 가졌다. 기존 그리펜은 1만8100파운드 추력을 가진 F-404 엔진을 탑재했으나, 그리펜 NG는 2만2000파운드 추력을 가진 F-414 엔진을 장착한다. 탑재된 무기의 양도 5000kg에서 6000kg으로 늘어났다. NG는 기존형보다 40% 정도 많은 연료를 싣도록 제작됐다. 탑재하는 연료가 많으면 작전반경도 넓어지는데, NG의 작전반경에 대해 사브 측은 “비밀이다”라며 함구했다.



기존형은 기계식 레이더를 탑재했지만 NG는 전자식 AESA 레이더를 장착한다. 기계식 레이더는 안테나가 빙빙 돌아가기 때문에, 안테나가 한 바퀴 돌아와야 먼저 발견한 물체를 다시 찾아낼 수 있다. 한 바퀴 돌아가는 동안에는 물체를 놓쳐야 하는 것이다. 반면 AESA 레이더는 플래시처럼 한 방향만 보는 모듈 1000여 개로 구성돼 있다. 모듈은 플래시 불빛처럼 좁은 범위만 일방적으로 살피므로 자기 영역에 들어온 물체는 놓치지 않는다. 그러다 목표물이 탐지영역 밖으로 이동하면, 옆에 있던 모듈이 받아서 추적하므로 이 레이더는 목표물의 움직임을 세밀히 추적할 수 있다.

한국이 그리펜 NG의 등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많다. 이 전투기는 한국이 독자 개발하겠다고 한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사업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정부는 2015년까지 8조~10조원을 들여 F-16 수준의 능력을 가진 전투기 KFX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하고 이를 성사시키기 위한 암중모색을 해왔다.

전투기에는 엔진이 한 개인 단발기와 두 개 장착한 쌍발기가 있다. F-16은 F-100(또는 F-110) 엔진을 한 개 탑재한 단발기이고, F-15는 이 엔진을 두 개 장착한 쌍발기다. 그리펜과 한국의 고등훈련기 T-50은 F-404 엔진을 한 개 탑재한 단발기이고, F-18은 이 엔진을 두 개 탑재한 쌍발기다.

스웨덴 사브, KFX(한국형 전투기)사업 참여 ‘러브콜’

▶미국의 F-16과 F-35 전투기에 탑재하는 엔진은 두 회사에서 제작한다. 프랫앤드휘트니에서 제작하는 엔진이 F-100과 F-135이고, GE에서 제작하는 엔진이 F-110과 F-136이다.

“사브 개발비 30% 부담” 약일까 독일까

쌍발기는 단발기보다 개발비용이 많이 드는데, 현재 한국 공군은 쌍발기에 스텔스 기능을 갖춘 KFX를 원하고 있다. 이 요구를 수용하면 KFX는 유로파이터나 라팔, F-18E/F급 이상이어야 한다. 이러한 전투기 개발에는 10조원 이상이 들어간다. 그리고 개발에 성공한다 해도 세계시장을 뚫는 것은 쉬워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적잖은 전문가들은 스텔스 성능을 갖춘 단발기로 KFX를 개발하자고 주장하는데, 이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엔진은 F-414와 F-100이다. 그러나 F-16을 제작하는 미국의 록히드마틴은 F-100 엔진을 이용한 스텔스 전투기 기술 제공에 부정적이다. 록히드마틴 측은 T-50에 F-414 엔진을 조합한 전투기 제작을 한국 측에 권유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F-404와 F-414 엔진을 이용해 전투기를 만든 경험이 있는 사브가 KFX 사업 참여를 제의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한국에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사브 측은 KFX 개발비의 30%를 부담하겠다고 먼저 제의했다.

한국은 F-16보다 성능이 처지는 F-5도 보유하고 있는데, 현재 F-5는 작전수명이 다해 빠르게 퇴역하고 있다. 이러한 F-5는 제3세계에도 많이 보급돼 있는데 이 F-5 역시 작전수명이 다해 퇴역하고 있다. 사브는 F-5를 잇는 후속 전투기로 그리펜 NG를 개발했다. 그리고 그 기술을 한국에 전수해주겠다는 것이다.

한국은 KFX를 개발해 퇴역하는 F-5를 잇고 세계시장에도 진출해야 한다. 그러나 세계 전투기 시장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스웨덴이 ‘체급별’로 나눠 장악하고 있다. 한국의 KFX 사업은 누구와 손잡고 무엇을 목표로 삼아야 하는가. KFX 사업을 향한 사브의 제의는 약일까 독일까. KFX의 진로를 앞에 둔 한국정부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주간동아 2008.05.13 635호 (p30~31)

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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