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27

2008.03.18

쿠바 카스트로 퇴임 커버 아주 시의적절한 기획

  • 하지현 건국대 의대 교수·신경정신과

    입력2008-03-12 14: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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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간동아’ 626호는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를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쿠바는 사회주의 국가 중에서 일반인에게 일종의 ‘로망’을 갖게 하는 유일한 나라다. 비운의 혁명가 체 게바라라는 걸출한 인물이 있어, 지금도 대한민국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그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거리를 활보한다. 그러나 현실의 쿠바를 49년간 지배해온 피델 카스트로를 빼고는 쿠바를 얘기할 수 없을 것이다. 피델 카스트로는 이번에 권력을 동생 라울 카스트로에게 넘기면서 공식적으로 정계 은퇴를 했다.

    쿠바의 경제상태, 사람들의 삶, 중국 및 기타 국가와의 관계설정, 비슷하면서도 다른 북한과의 차이에 대해 발빠르면서도 자세히 소개한 기사는 이번 호의 백미라 할 수 있다. 덧붙여 북한의 어려운 경제사정과 변화에 대한 로드맵까지 다룬 것은 쿠바가 먼 남쪽 나라의 얘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 이웃의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주는 기획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김해 봉하마을 귀향 풍경과 거기서 1박2일 동안 일어난 다양한 현장 이야기들도 흥미로웠다. ‘노사모’ 회원들이 노란 풍선을 달아 퇴임한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한 것이나, 홀가분해진 전임 대통령의 생생하고 솔직한 말들을 중계한 것은 다른 매체에선 볼 수 없었던 내용이다.

    재임기간 내내 언론과 대립각을 세웠던 노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로서는 당황스러워할 만한 수준의 호감을 드러내는 글이었던 것 같다. 지난 5년간의 업적 중 가장 잘한 것이 “당선된 것 자체”라는 말이나 가장 보람된 순간이 귀향해 환영받는 “지금 이 순간”이라는 말은 너무 솔직해서 탈이었던 그의 어법이 자유인이 된 순간 빛을 발하는 장면이었다. 그런 점에서 그는 대통령이라는 공적 무게를 지닌 외투를 벗고 점퍼 차림의 노무현 개인일 때 훨씬 더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쿠바 카스트로 퇴임 커버 아주 시의적절한 기획
    끝으로 ‘롱디커플(Long distance couple)’이란 단어가 생소했다. 그러나 국어사전에는 신어(新語)로 등재돼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낯선 신어를 소개하는 것도 시사주간지의 좋은 점인 것 같다.



    하지현 건국대 의대 교수·신경정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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