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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대 특파원의 중국 차세대 지도자 열전|⑮ 자오러지(趙樂際)

중앙정치국 위원 부동의 0순위

42세 때 전국 최연소 성장 발탁 … 산시성에서 환경과 개발의 조화 실험

  • 하종대 동아일보 베이징 특파원 orionha@donga.com

중앙정치국 위원 부동의 0순위

중앙정치국 위원 부동의 0순위
지난해 11월6일부터 최근까지 본보에 소개한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는 모두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거나 중앙서기처 서기 등 부총리급 이상의 중앙 영도자들이었다. 이들은 이미 중국 공산당 권력 핵심부에 진입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중앙의 부장과 지방의 성장급 이상 인사 중 차세대 지도자로 떠오르는 인물을 소개하려 한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열린 중국 공산당 제17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선출된 204명의 중앙위원들로, 5년 뒤에는 중앙 영도 그룹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인물들이다.

자오러지(趙樂際·51·사진) 산시(陝西)성 당서기 겸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주임은 지난해 10월 열린 17차 당 대회에서 중국 정치권력의 핵심인 중앙정치국 위원 후보로 집중 거론됐던 인물이다. 17차 당 대회에서는 중앙정치국 위원에 선출되지 못했지만 5년 뒤 열릴 18차 당 대회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47년간 칭하이에서 자라고 출세한 영원한 칭하이맨

그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이끄는 ‘퇀파이(團派·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 멤버 중 한 명이다. 1980년대 초 칭하이(靑海)성 상업청에서 공청단 서기를 지낸 바 있는 그는 후 주석의 공청단 직계로 서북방 공청단의 핵심(骨幹) 인물로 불린다.



현재는 산시성 당서기를 맡고 있지만 자오러지 서기는 실은 ‘영원한 칭하이 맨’이다. 칭하이의 성도 시닝(西寧)에서 태어나 베이징(北京)대학을 다닌 3년을 제외하고는 지난해 3월 산시성 당서기로 전보되기 전까지 47년을 칭하이성에서 살았다. 그는 칭하이성 이임식 자리에서 “오늘 이후 내가 어디 있든지 나는 항상 칭하이와 꿈에서도 연결돼 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칭하이성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의 사회경력 또한 칭하이 일색이다. 문화대혁명이 한창이던 1974년 9월 칭하이성 구이더(貴德)현 허둥(河東)향 궁바(貢巴)대대(大隊)에서 지식청년으로 일하기 시작한 그는 75년 7월 칭하이성 상업청 통신원을 거쳐 1977년 2월 베이징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칭하이성에서 지냈다. 대학 졸업 뒤에는 또다시 칭하이성의 성도 시닝으로 돌아와 80년 1월 성 상업청 정치처 간사, 84년 12월 칭하이성 우진쟈오뎬(五金交電) 화공공사 당위 서기, 86년 4월 성 상업청 부청장, 91년 2월 상업청 청장 등 대부분 칭하이성에서 경력을 쌓았다.

1993년 2월 성장 조리(助理)로 승진한 그는 94년 7월 부성장, 99년 8월 대리성장을 거쳐 2000년 1월 마침내 칭하이성의 최고 행정직인 성장을 거머쥐었다. 당시 전국 성장 가운데 최연소였다. 1987년 1월 만 42세에 랴오닝(遼寧) 성장에 임명된 리창춘(李長春) 정치국 상무위원은 실제는 만 42년 11개월로 그보다 1개월 늦다. 하지만 그의 승진 기록이 후 주석을 능가하는 것은 아니다. 후 주석은 성장을 지내지는 않았지만 만 42세가 되기 전 이미 부장·성장급인 공청단 중앙서기처 제1서기를 지냈고, 만 42년 5개월 만에 구이저우(貴州)성의 서기로 임명됐다. 40대의 나이로 중국 공산당 최고 정치권력 기구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상무위원이 된 것도 개혁개방 이후 처음이다.

칭하이성의 대리성장과 성장, 당서기를 거치는 8년간 그는 칭하이성의 발전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그가 성장으로 재직하던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칭하이성의 지역총생산(GRDP)은 263.12억 위안(약 3조4900억원)에서 641.05억 위안으로 2.4배나 늘었다.

하지만 그가 성장만을 중시한 것은 아니다. 그는 급속한 성장보다 지속적인 발전을 더 원했다.

“동부가 걸었던 길을 그대로 반복하지 말라.”

그는 칭하이성 간부들을 모아놓고 자주 이렇게 강조했다. 그가 원한 것은 초고속 성장보다 환경과 성장의 조화였다. 소득증대에 도움이 되더라도 공해산업은 최대한 억제했다. 대신 칭하이성의 천연지형을 이용한 수력발전과 소금, 관광업에 치중했다. 그는 2005년 7월 한국의 이수성 전 총리가 칭하이성을 방문했을 때 “환경을 보호하면서 경제를 발전시킨 한국의 경험을 배우고 싶다”고 말할 만큼 환경과 성장의 조화에 애착을 보였다.

사회경력 한정 탓 중앙무대서 역할 제한될 것 전망도

그래서인지 2000년 전국 31개 성 가운데 21위였던 칭하이성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06년 23위로 되레 떨어졌다. 2006년 현재 칭하이성의 1인당 GDP는 1475달러로 전국 평균의 72%에 그친다. 2006년 말 547만7000여 명의 주민 중 120만명은 여전히 절대빈곤선 아래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그는 서두르지 않았다. 전국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전국 정협) 회의가 열리던 2006년 3월 그는 기자들과 만났을 때 갑자기 ‘쾌락지수’ 얘기를 꺼냈다. “칭하이성은 소득도 적고 여러 가지 조건도 안 좋습니다. 하지만 마음은 항상 즐겁게 하려 합니다. 높은 고원에서 마음까지 유쾌하지 못하면 병을 얻기 쉽지요.” 그는 기자들에게 “칭하이성은 비록 경제적으로는 풍족하지 않지만 각 소수민족과 촌락, 가정이 모두 조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고 소개했다.

그가 이처럼 고속성장보다 환경보호를 더 중시한 것은, 칭하이성은 자원의 보고인 만큼 환경을 훼손하면서 경제를 발전시키지 않아도 발전 잠재력이 무한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칭하이성은 ‘중국의 물탱크’로 불릴 만큼 수자원이 풍부하고 매장 석유는 2억2000만t, 천연가스는 1575억㎥에 이른다. 중국의 지난해 석유 소비량은 3억4600만t이다.

하지만 그는 이제 산시성의 발전을 책임지고 있다. 산시성 시안(西安)은 그의 조적(祖籍·조상의 원적)이 있는 곳이다. 출생지가 칭하이성이라면 출신지는 산시성인 셈이다. 지난해 3월 산시성 당서기로 부임한 직후 가진 직원과의 상견례에서 “앞으로 전력을 다하겠다”며 출신지 발전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지방 당서기 중에서 표준 중국어인 푸퉁화(普通話)에 약한 유일한 사람이다. 사회경력 또한 칭하이성을 제외하고는 산시성 서기가 전부다. 후 주석과 같은 퇀파이지만 중앙 무대로 진출하기가 쉽지 않고, 중앙으로 진출하더라도 역할이 크게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오러지 프로필



·한족(漢族)

·1957년 3월생

·조적(祖籍)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칭하이(靑海)성 시닝(西寧)시 출생

1975년 7월 공산당 입당

1974~1975년 칭하이성 구이더(貴德)현 허둥(河東)향

궁바(貢巴)대대(大隊) 지식청년

1975~1977년 칭하이성 상업청 통신원

1977~1980년 베이징(北京)대학 철학과 전공

1980~1984년 칭하이성 상업청 정치처 간사

성 상업학교 교사, 교무과 부과장

칭하이성 상업청 정치처 부주임 겸 청 공청단 서기

1984~1986년 칭하이성 우진쟈오뎬(五金交電) 화공공사 당위 서기, 경리

1986~1991년 칭하이성 상업청 부청장, 당위 부서기

1991~1993년 칭하이성 상업청 청장, 당위 서기

1993~1994년 칭하이성 성장 조리(助理), 성 재정청 청장

1994~1997년 칭하이성 부성장

1997년 3~11월 칭하이성 부성장 겸 시닝시 당서기

1997~1999년 칭하이성 부서기, 시닝시 당서기

1999~2000년 칭하이성 부서기, 대리성장

2000~2003년 칭하이성 부서기, 성장

2003년 8~10월 칭하이성 당서기, 성장

2003~2004년 칭하이성 당서기

2004~2007년 칭하이성 당서기 겸 성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주임

2007년~현재 산시성 당서기

2008년~현재 산시성 당서기 겸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주임

제16, 17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중앙위원




주간동아 2008.02.26 624호 (p40~42)

하종대 동아일보 베이징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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