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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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우고… 따돌리고… 쏘고… 골맛 보기 결정적 기회

  • 축구 칼럼니스트 prague@naver.com

    입력2008-01-02 18: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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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띄우고… 따돌리고… 쏘고… 골맛 보기 결정적 기회

    데이비드 베컴이 코너킥을 감아올리고 있다.

    축구선수들은 90분 동안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뛰지만 득점은 기껏해야 두세 골이다. 골을 넣는 순간이 길어야 10여 초라면 나머지 89분 이상은 골을 넣기 위해 뛰어다니는 시간이다. 골이 점점 귀해지고 있다. 그렇기에 단 한 번의 기회를 골로 연결지을 수 있는 세트피스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진다. 킥 능력이 뛰어난 한두 선수에 의해 경기 흐름이 순식간에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월20일 안산 와~스타디움. 다음 날 열릴 바레인과의 올림픽 최종 예선전을 앞두고 박성화 감독은 선수들에게 세트피스 훈련을 시켰다. 무려 50여 차례나 계속된 세트피스 훈련에서는 전문 키커 김승용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박주영 기성용 서동현 등이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 선수들 외에도 수비수인 김창수가 크로스에 가담했고, 역시 수비라인의 김진규와 강민수가 헤딩 훈련에 뛰어들었다.

    세트피스 현대축구 주 득점루트 … 한국은 아직 걸음마

    세트피스는 공격진과 수비진이라는 이분법을 뛰어넘어 골에 대한 욕망과 그 능력이 검증된 선수가 오직 골을 터뜨리기 위해 일순간에 결합하는 전술이다. 정교한 킥을 자랑하는 김창수가 크로스에 가담하고 이따금 속 시원한 슛을 터뜨리는 김진규와 강민수가 공격에 가담할 때 미드필드 선수들이 후방을 책임지게 한다. 미드필더가 잠시 최후방을 맡는 것은, 다시 말해 슈팅력 뛰어난 수비수들이 일순간 공격에 가담하는 것은 현대축구에서 세트피스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역설적으로 말해준다.

    그러나 올림픽 대표팀의 세트피스 훈련은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다. 다섯 군데의 효과적인 위치에서 시도한 50여 차례의 세트피스, 그러나 온몸으로 막는 수비수도 없는 가운데 실시한 이 훈련에서 제대로 골 네트를 가른 슛은 단 한 차례. 크로스는 부정확했고 이를 정확하게 골 안으로 터뜨린 헤딩슛은 거의 없었다. 이 때문인지 다음 날 열린 바레인전에서 세트피스는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다. 전반에 한 차례의 프리킥이 수비수에게 가로막혔고 후반전 두 차례 코너킥은 골키퍼에게 차단당했다.



    한국축구의 특징은 투지와 체력. 전후반 90분을 왕성하게 뛰어다닌다. 하지만 정교한 기술이나 공간 파악 능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이 부분이 취약하면 코너킥이라는 결정적 기회를 살리기 어렵다. 정확한 크로스, 수비수를 따돌리는 심리전, 숨어 있는 2인치를 향한 슈팅 능력. 이 3박자가 1초도 안 되는 순간에 이뤄져야 하는데, 아직은 역부족이다.

    지난번 칼럼의 정답. 거친 태클로 유명한 잉글랜드 선수의 이름은 앨런 스미스다. 이번 호에도 문제가 있다. 이 선수는 세트피스의 제왕이다. 동료인 크라우치는 “그의 코너킥을 기다린다”고 했지만, 100번째 A매치를 앞둔 이 선수가 잉글랜드의 대표선수로 다시 뛸지는 의문이다. 이 선수의 이름을 딴 영화도 있다. ‘슈팅 라이크 어 ·#52059;·#52059;’이다. 정답은 다음 호 이 지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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