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3

2007.12.04

노인성 가려움증엔 ‘보습’이 효자

노년 인구 50% 이상이 앓아, 피부 지질 성분과 유사한 신형 보습제 각광

  • 김범준 중앙대 용산병원 피부과 교수

    입력2007-11-28 13: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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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성 가려움증엔 ‘보습’이 효자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노인 환자들이 늘고 있다. 노화로 인해 피부가 수분을 쉽게 잃는 데다 대기마저 건조해지면서 가려운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노인성 가려움증으로도 불리는 ‘노인성 소양증’은 70세 이상 노년인구의 50% 이상이 앓는 대표적인 피부질환이다.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노화에 따른 피부 각질층의 수분과 피지 분비량 감소, 피부를 지지하는 여러 구조물의 노후화, 피부 혈관계통의 약화 등이 주원인으로 추정된다. 최근 들어 아파트, 빌딩 같은 중앙 냉·난방형의 건조한 주거환경과 잦은 샤워나 목욕 습관으로 노인성 소양증을 겪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다.

    피지 분비가 적은 팔다리는 노인성 소양증이 가장 먼저 생기는 부위이며, 등을 손이나 효자손으로 자주 긁을 경우에도 가려움증이 심해진다. 온천이나 사우나를 자주 오래 하면 노인성 소양증이 악화되는데, 증상이 심한 경우 밤잠을 설치거나 긁은 상처 부위에 이차 세균감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때는 부신피질호르몬이 포함된 연고나 로션을 사용하거나, 증상에 따라 내복약을 투여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생활습관 개선과 보습 관리만 잘해도 노인성 소양증을 예방할 수 있다.

    노인성 소양증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피부에 수분과 지질 성분을 보충해 보습기능을 유지하는 것이다. 흔히 몸이 가렵고 건조할 때 보디로션이나 크림 등을 바르면 일시적으로 피부 보호막이 형성되는데, 보습제에 따라서는 유화제 성분이나 인공 방부제 등으로 오히려 피부의 장벽 기능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잦은 샤워, 뜨거운 목욕 피해야

    최근엔 우리 피부의 지질 성분과 유사한 성분으로 만들어져 피부 장벽의 회복과 재생을 돕는 코스메슈티컬 보습제가 각광받고 있다. 클리닉 전용 보습제는 주성분이 세라마이드, 지방산, 콜레스테롤과 유사한 피토스테롤 등 천연 성분으로 우리 몸의 피부와 흡사하게 이뤄져 있다. 피부에 사용했을 때 피부 지질과 동화돼 손상된 피부 지질막을 근본적으로 회복해 피부를 재생하는 기능을 하는데, 한국 스티펠의 피지오겔 크림 등이 대표적이다.

    보습 다음으로 주의할 것은 잦은 샤워와 뜨거운 목욕이다. 샤워를 지나치게 자주 하면 피부의 천연 보호막 구실을 하는 피지막이 소실되고 피부의 수분 함량이 줄어들므로 목욕물 온도는 미온이 적당하다. 목욕시간도 20분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최근엔 귀리나 전분, 콜로이드 등이 든 입욕제를 쓰기도 하는데, 이는 피부 보습기능 향상에 일정한 구실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샤워나 목욕 후에는 보습제나 수분 공급제를 3분 이내에 바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습기를 틀어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인공적인 습도 조절보다는 자연 환기가 더 효과적이다. 참숯이나 빨래를 이용한 습도 조절도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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