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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줄줄 새는 참여정부 血稅

정·관계 인사들 무더기 로비 의혹

검·경 내사보고서에 현직 공무원 10여명 등장 … 업체 폭리 조력 등 구체적 내용 담겨

  •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정·관계 인사들 무더기 로비 의혹

정·관계 인사들 무더기 로비 의혹

업계 관계자들은 통합무선망 관련 논란의 중심에 감사원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주간동아’는 국가통합지휘무선통신망(이하 통합무선망) 사업과 관련, 올해 초 검찰과 경찰이 작성한 내사보고서를 입수했다. 두 보고서는 모두 “통합무선망 사업에 많은 정·관계 인사들이 연루돼 있으며 로비 의혹도 짙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심지어 고위 공직자들의 실명과 로비 형태도 비교적 정확히 기술돼 있어 관심을 모은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주무부처인 소방방재청이 모토롤라를 독점 사업자로 선정, 엄청난 폭리를 취하도록 돕고 있으며, 비자금 조성과 로비 등을 모두 모토롤라의 국내 총판인 A사 등에 위임하고 있고 이들을 통해 목표 공략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 (고위 공직자) L, T씨 등이 사실상 업체 로비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보고서에 이름이 등장하는 공직자는 10여 명. 모두 경찰, 검찰, 청와대, 감사원 등에 몸담고 있는 현직 공무원이다. 과연 이들은 문건 내용처럼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는 일에 깊이 관여했을까. 보고서에는 이런 내용도 나온다.

“경찰청은 1100억원대의 장비가 납품되는 과정에서 금품 제공 등의 의혹이 제기됐지만 이틀 만에 무혐의 종결 … 경찰청 납품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다는 자체 제보도 묵살했다.”

로비 대상자·로비스트 실명 거론한 괴문서도 나돌아



취재 과정에서 만난 많은 통합무선망 관련 업계 인사들과 사정기관 관계자들은 보고서 내용에 하나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또 논란의 중심에 감사원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구지하철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부터 줄곧 감사원 측이 노골적으로 모토롤라 편을 들었다”는 것. 특히 대구지하철 화재 당시 감사에 참여했던 현 청와대 인사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그의 이름은 검찰과 경찰의 내사보고서에도 여러 차례 등장한다.

지난해 소방방재청이 실시한 시범사업의 실패와 관련해서도 업계에서는 로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공사를 끝낸 과천-안산선 지하철 구간에서 실시된 시범사업에서 무려 120여 군데의 불량이 확인됐지만, 시공사인 ㈜리노스(당시 AP테크·모토롤라의 국내 총판)가 여전히 독점 공급업체 지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 소방방재청은 시공사에 아무런 불이익도 주지 않았다. 업계에선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뭔가 든든한 백이 있지 않고서야 이런 일이 가능하겠나”라는 것.

최근 업계에는 일명 ‘로비 리스트’로 불리는 괴문서도 돌아다니고 있다. 사정기관에 접수된 각종 진정서의 핵심 내용을 모아놓은 것. 괴문서에는 TRS 사업과 관련된 로비 대상자와 로비스트가 모두 실명으로 거론돼 있다. 다음은 괴문서의 주요 내용.

“통합무선망 사업의 핵심 인물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B씨의 경우, 2003년 전국 지하철 감사 시에 무선통신 장비교체를 요구했으며, M사 대리점 직원을 대동해 TRS 시스템 도입을 강요하면서 영업행위를 도왔다. 또한 부산지하철 3호선 사업자를 교체하도록 부산교통공단을 협박했다. TRS 사업의 중심에 있는 L사 대표 C씨는 고위 공직에 있는 친형의 도움을 받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권의 한 실세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확인 결과 괴문서에 등장하는 관련자들의 이름과 역할은 검찰, 경찰의 내사보고서와 상당 부분 일치했다. TRS 사업이 과연 참여정부 부정비리의 대표적 사례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주간동아 613호 (p54~54)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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