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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드레스 입은 디즈니, 신데렐라 될까

캐릭터 산업 이어 부티크 시장 본격 진출…연 매출 500억 달러로 목표 상향

  • 전원경 작가 winniejeon@yahoo.co.kr

웨딩드레스 입은 디즈니, 신데렐라 될까

웨딩드레스 입은 디즈니, 신데렐라 될까

4월 뉴욕에서 열린 ‘브라이드 패션 위크’에 디즈니의 페어리 테일 웨딩라인 드레스들이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아이 키우는 집치고 신데렐라나 아리엘(애니메이션 ‘인어공주’의 주인공), 푸우, 미키마우스 등이 그려진 티셔츠나 배낭, 필통 등이 없는 집은 없을 듯싶다. 이러한 디즈니의 숱한 캐릭터들은 아이들에게는 귀여운 만화 속 주인공으로, 부모들에게는 부담 없는 가격으로 사랑받아왔다.

실제 미국과 유럽의 대도시에 자리한 디즈니 캐릭터 숍에는 2만원 미만 가격으로 살 수 있는 ‘디즈니표’ 옷과 신발, 인형 등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이 같은 캐릭터 상품의 판매로 디즈니가 올리는 한 해 매출은 260억 달러(약 23조9000억원). 2002년의 130억 달러 매출규모를 불과 5년 만에 2배로 끌어올린 것이다.

지난해 클래식 가구도 생산 시작

그러나 디즈니는 외형적 성장에 만족하지 않는 듯하다. 최근 ‘LA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디즈니는 어린이를 위한 캐릭터 산업을 성인 여성, 특히 부티크 시장으로 확대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미 디즈니는 2006년 1940년대풍의 클래식 가구를 생산하며 새로운 분야에 뛰어든 바 있다. 그리고 올해는 디자이너 크리스티 켈리를 기용해 시폰과 새틴으로 만든 기성복 웨딩드레스를 선보였다. 이들 웨딩드레스의 소매가는 1100~3500달러 선. 10~20달러에 불과한 디즈니 캐릭터 티셔츠보다 몇십 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디즈니의 ‘페어리 테일 웨딩라인(Fairy Tale Wedding Line)’에는 모두 34종류의 드레스가 출시돼 있다. 이 드레스들은 ‘미녀와 야수’의 벨, ‘신데렐라’의 신데렐라, ‘인어공주’의 아리엘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 여주인공들이 입었던 드레스 디자인을 조금 변형한 것이다. 말 그대로 결혼식 날 하루만이라도 ‘동화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웨딩드레스 라인을 책임지고 있는 크리스티 켈리는 각 주인공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여러 번 반복해 보았다고 한다. 그 결과 디즈니 여주인공들은 현대사회에 맞는 새로운 캐릭터로 재탄생했다.

“예를 들어 지적이고 독립심 강한 벨이 요즘 시대에 태어났다면 어떤 직업을 택했을까요? 아마 의사나 변호사 일을 했을 겁니다. 이런 식으로 기존 캐릭터를 새롭게 해석해 드레스 디자인에 반영하는 거죠.”

각 여주인공마다 네 벌에서 여섯 벌까지 다양한 디자인이 출시돼 있는 것도 눈에 띈다. 이는 똑같은 ‘아리엘의 웨딩드레스’라도 성당이나 야외 등 결혼식 장소에 따라 조금씩 디자인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디즈니의 웨딩드레스는 올 4월 뉴욕에서 열린 ‘브라이드 패션 위크’에서 첫선을 보여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와 같은 디즈니의 브랜드 전략은 2000년부터 차근차근 준비돼왔다. 같은 해 1월, 디즈니는 나이키의 마케팅 이사 출신인 앤디 무니를 스카우트해 디즈니의 소비자 생산본부장으로 앉혔다. 이후 무니는 아이들의 옷과 가방에나 어울린다고 생각되던 디즈니의 캐릭터를 성인의 세계로 끌어올리는 과감한 마케팅 전략을 시도했다. 시기도 적절했다. ‘라이온 킹’의 빅 히트로 디즈니의 캐릭터 상품들이 새롭게 각광받기 시작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웨딩드레스 입은 디즈니, 신데렐라 될까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의 여주인공 벨(왼쪽)과 벨의 드레스를 현대 감각에 맞춰 재탄생시킨 디즈니의 웨딩드레스.

2008년엔 향수·핸드백 신상품 출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위해 무니는 부티크 디자이너인 재키 브랜더를 초빙했다. 그리고 이들은 2000년 ‘디즈니 빈티지’라는 브랜드를 런칭했다. 디즈니 빈티지는 팅커벨이 새겨진 핫핑크의 캐시미어 스웨터나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탱크 톱 등을 내놓았다. 65~275달러의 소매가가 책정된 이 제품들은 니먼 마커스, 프레드 시걸 등의 백화점에서 팔려나갔다. 제니퍼 애니스턴이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같은 할리우드 셀레브리티들이 이 제품들을 즐겨 입은 것도 이 브랜드의 성공에 큰 몫을 했다. 또 2003년에는 이탈리아 브랜드 ‘돌체 앤 가바나’가 미키마우스가 새겨진 1300달러짜리 고급 티셔츠를 내놓기도 했다.

앞서 말했듯 현재 디즈니 캐릭터 산업의 매출규모는 연 260억 달러다. 이를 500억 달러까지 증가시키는 게 무니의 목표다. “어린 소비자들만으로 500억 달러 매출을 달성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디즈니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거듭나야 합니다. 디즈니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변신한다면 매출규모는 현재의 20배까지 확장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막 진출한 부티크 산업부문의 목표는 소박하다. 디즈니는 부티크 시장에서 가까운 시일 안에 연 3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즈니의 부티크 산업 진출에 대해 연관 업체들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디즈니의 웨딩드레스 시장 진출을 대단치 않게 평가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동화 속 주인공의 드레스를 웨딩드레스로는 응용할 수 있겠지만, 성인 여성들의 일상생활에는 어필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디즈니가 부티크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어른들이 어린 시절의 애니메이션에 향수를 느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은 아닙니다. 우리는 이 산업 진출을 위해 몇 년 전부터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소비 행태를 연구해왔습니다. 기존의 럭셔리 산업과 다른 상품을 원하는 고급 소비자들이 우리 브랜드의 고객이 될 것입니다.”

크리스티 켈리의 말이다. 디즈니는 2008년 안에 향수, 핸드백, 구두 등의 신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어린이 캐릭터 상품의 ‘절대지존’ 디즈니가 어른들에게도 돌풍을 몰고 올 수 있을까? 그 결과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주간동아 2007.08.14 598호 (p62~63)

전원경 작가 winniejeon@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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