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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이 전하는 영상, 보인다 보여!”

신비한 초능력 ‘사이코메트리’ … 소유자 얼굴·성격 등 투시, 범죄수사 이용

  • 박희준 현대생활레이키연구회 회장

“물건이 전하는 영상, 보인다 보여!”

소수 마니아 시청자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KBS 드라마 ‘마왕’에는 지금까지 한국 드라마에서 보지 못한 색다른 소재가 등장한다. 특정인의 소유물에 손을 대기만 해도 소유자의 정보를 읽어내는 초능력인 ‘사이코메트리’를 드라마의 주요 모티프로 삼은 것.

이 드라마의 주인공 서해인(신민아 분)은 사이코메트리 능력자로 의문의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데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다. 타로카드나 피 묻은 칼에 손을 올린 채 살인사건과 연관된 장면을 떠올리는 주인공의 모습은 그저 신비롭기만 하다.

“물건이 전하는 영상, 보인다 보여!”

사이코메트리를 소재로 삼아 화제가 된 드라마 ‘마왕’. ‘마왕’은 신민아(왼쪽 사진 가운데)가 극중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지닌 서해인 역을 맡았다(왼쪽). 같은 소재의 내용을 다룬 영화 ‘기프트’(가운데). 미국의 유명 사이코메트리인 노린 레니아.

그렇다면 한국에도 ‘마왕’의 주인공처럼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을까. 눈을 가린 채 카드를 읽어내는 투시력을 지닌 사람은 가끔 언론에 등장했지만, 아직 한국에서 사이코메트리 능력자가 대중에게 공개된 적은 없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여러 사이코메트리 능력자가 명성을 떨치고 있다.

사이코메트리 능력자는 누군가가 소지하고 있던 물건에 손을 대보기만 하면 그 소유자에 관한 모든 사항을 꿰뚫어볼 수 있다. 얼굴은 어떻게 생겼고, 성격은 어떠하며, 과거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까지 정확하게 알아낸다.

미국·유럽에선 종종 언론에 등장



실험 대상은 어떤 물건이건 상관없다. 반지나 시계, 잠시 걸쳤던 천조각도 괜찮다. 어떤 물건에나 소유자 특유의 파동(에너지)이 기록되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이전에 물건을 소유했던 사람들의 기록까지도 남는다.

언젠가 영국에서 다이아몬드 반지가 경매장에 나온 일이 있었다. 당시 경매장에 초청받은 한 사이코메트리 능력자는 그 반지를 자신의 손바닥에 올려놓은 뒤, 다섯 명의 전 소유자가 겪은 인생의 비극적인 사건들을 들려줬다. 반지에 얽힌 사연들을 이미 알고 있던 경매 관계자들은 사이코메트리 능력자의 정확한 예측에 깜짝 놀랐다.

사이코메트리 능력자들은 초능력 수사관이라는 이름으로 범죄 수사에 협조하기도 한다. 드라마 ‘마왕’에서 사이코메트리 능력자인 주인공이 그렇게 했듯이 말이다. 이들은 행방불명자가 남긴 물건에 손을 대고 파동을 감지해 소유자가 현재 어디에, 어떤 상태로 있는지를 이미지로 알아낸다.

미국에는 노린 레니아라는 유명한 사이코메트리 능력자가 있다. 노린 레니아는 1981년 레이건 대통령의 암살 미수 사건을 예견해 미국 전역에 알려진 바 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등 해외에서도 그의 명성이 자자하다.

그는 미국 내에서 벌어진 여러 범죄의 실마리를 풀었다. 노린이 해결한 레이시 피터슨 살인사건은 그의 명성을 드높인 사건 중 하나다. 임신부인 레이시가 태아와 함께 바닷가에서 사체로 발견된 이 사건은 범인이 남편으로 밝혀져 큰 충격을 던졌다.

“물건이 전하는 영상, 보인다 보여!”
2003년 1월 노린은 사건의 피해자인 레이시의 시어머니 재클린에게서 “며느리가 있는 곳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노린은 두 번에 걸쳐 레이시가 지니고 있던 물건들을 소포로 받은 뒤 ‘리딩’(사이코메트리 능력으로 정보 읽기)을 시작했다.

첫 번째 소포엔 레이시의 트레이닝복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이 옷은 세탁된 상태라 파동 정보가 별로 남아 있지 않았다. 두 번째 소포에 들어 있던 것은 레이시의 신발 한 짝. 노린이 그 신발을 집어드는 순간, 그는 레이시의 남편인 스콧 피터슨의 모습을 떠올렸다. 이어 그가 신발에 손을 올리고 집중하자 ‘바위, 다리, 울퉁불퉁한 길’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그는 리딩을 하면서 스콧이 아내 레이시와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를 질식사시킨 뒤 준비한 시멘트 닻을 달아 물속에 유기한 것도 알게 됐다.

노린은 이렇게 읽어낸 정보를 피터슨 집안에 알리지 않고 경찰에만 보고했다. 그가 보고한 정보를 바탕으로 경찰수사가 이뤄졌고, 2003년 4월 마침내 미국 샌프란시스코 해변에서 레이시의 시체가 발견됐다. 임신한 아내를 살해한 스콧은 구속됐고 2005년 법원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

보통사람들도 훈련하면 가능

노먼 루이스 행방불명 사건은 노린의 뛰어난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세계에 알린 또 다른 사건이다. 1994년 3월, 미국 플로리다주 윌리스턴에 사는 루이스(당시 76세)는 잠깐 트럭을 몰고 나갔다 오겠다며 집을 나간 뒤 소식이 두절됐다. 그는 귀중품을 전혀 들고 나가지 않았기에, 어떤 사건에 휘말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수사에 별다른 진전이 없이 1년이 지났다. 경찰의 수사에 불만을 느낀 가족은 노린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루이스가 자주 신었다는 신발과 지갑에 손을 올려놓은 노린은 여러 장면을 떠올렸다.

“집으로부터 동쪽에 큰 웅덩이가 있고 그 둘레에는 철, 벼랑, 무너지고 있는 벽돌, 선로와 다리가 보인다. 길을 벗어난 트럭이 굴러 떨어져 루이스가 사망한 것 같다.”

1995년 5월 노린이 준 정보를 바탕으로 현지 경찰은 윌리스턴 교외에 있는 석회 채석장에 대해 잠수 수사를 했다. 그 결과 채석장 바닥에 잠겨 있던 트럭에서 루이스의 사체가 발견됐다.

당시 사건의 책임자인 슬로터 경찰서장은 “노린의 정보 덕분에 루이스의 시체를 찾아낼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 사건으로 노린의 사이코메트리 능력이 확실히 입증된 셈이다.

미국의 또 다른 사이코메트리 능력자 제니는 아서 에슬린 교수가 1992년 8월 라흐바라대학에서 시행한 사이코메트리 실험에 참가했다. 제니는 전혀 알지 못하는 17명의 사람들에게 각각의 소지품을 받아 사이코메트리 리딩 실험을 했다. 160번의 시도 중 125번이나 적중하는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

이러한 사이코메트리 능력은 보통 사람도 획득할 수 있다. 다만 타고난 자질을 갖고 피나는 훈련을 한다면 말이다. 파동을 느끼는 감각이 예민하다면 자질을 타고났다고 볼 수 있다.

미국에는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기관이 몇 군데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 방법도 조금씩 진화해가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도 언제쯤 범죄수사에서 활약할 사이코메트리 능력자가 나타날지 궁금하다.



주간동아 2007.05.01 583호 (p52~53)

박희준 현대생활레이키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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