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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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증거 명백 … 日, 왜 억지냐”

독도연구보전협회 주관 ‘독도는 분노한다’ 대강연회 성황 … 3시간 동안 뜨거운 열기 속 진행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입력2005-03-24 12: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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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적 증거 명백 … 日, 왜 억지냐”

    3월12일 대강연회가 열린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강당.

    결국 일본 시마네(島根)현 의회가 3월16일 ‘다케시마의 날’ 제정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점점 커지던 우리 국민의 분노가 이제는 폭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과거 독도 문제에 관해 침묵하는 자세를 보였던 정부 또한 “일본과의 미래 지향적인 선린우호 관계는 유지하되, 주권 침해 행위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대일 독트린을 발표하는 등 강경한 의견을 표명했다.

    독도 갈등 폭발의 분수령이 된 이날에 앞선 3월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21층 강당에서 독도연구보전협회(회장 김학준 동아일보사 사장)가 주관하는 독도 대강연회 ‘일본 망언에 독도는 분노한다’가 열렸다. 청중의 대부분을 중·장년층이 차지한 가운데 초등학생과 대학생 등 젊은층도 눈에 띄었다. 독도 문제에 대한 다양한 세대의 뜨거운 관심을 그대로 강당으로 옮겨온 듯한 분위기였다.

    이날 강연회는 신용하 한양대 석좌교수와 김영구 여해연구소장의 강연으로 진행됐다.

    신용하 교수는 ‘역사적 맥락에서 보는 독도’ 강연을 통해 독도를 다룬 100여건의 역사적 문건 모두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입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국사기·세종실록지리지·신증동국여지승람뿐 아니라, 일본 사료에도 독도는 한국 영토로 표시돼 있다. 독도를 처음 기록한 일본 관찬 고문헌 은주시청합기(隱州視聽合記, 1667년), 일본 실학자 하야이 시헤이(林子平)의 삼국접양지도(三國接壤之圖, 1785년)는 독도가 조선 영토임을 분명히 표시하고 있다. 특히 1877년 메이지(明治) 정부 최고 국가기관인 태정관(太政官)은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 영토임이 명백하다며 ‘울릉도와 독도는 일본과 관계없다는 것을 마음에 익힐 것’이란 요지의 훈령을 내렸다.

    국제 기록도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입증한다. 1946년 1월 연합국 최고사령부는 독도를 한국에 반환하라는 군령(SCAPIN 제667호의 부속지도)을 발표했으며, 연합국의 ‘구일본 영토 처리에 관한 합의서’(1950) 또한 독도는 한국에 반환될 영토라고 명시하고 있다. 6·25전쟁 당시 유엔군이 한국 영공 방위를 위해 설정,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는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에도 독도가 한국 영토로 표시되어 있다.



    청중, 정부의 강경 대처 촉구

    그러나 ‘국제법적 맥락에서 보는 독도’를 강의한 김영구 소장은 “역사적 문헌이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명확하게 증명하고 있는데도 한국 정부가 계속 ‘무대응 정책’으로 일관한다면, 국제법상 독도 영유권을 상실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에 대응하지 않는다면 국제법상 ‘묵인’ 행위로 간주된다는 것. 김 소장은 “60년대 영국이 노르웨이와의 어업 분쟁을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져갔는데, 국제사법재판소는 영국이 그동안 노르웨이가 사용하는 해안 기선에 대해 묵인해왔기 때문에 이는 유효하다고 판결했다”면서 “정부는 무대응 정책을 하루바삐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역사적 증거 명백 … 日, 왜 억지냐”

    김학준 독도연구보전협회장(왼쪽), 신용하 교수.

    이날 강연회에서는 98년 타결된 한일어업협정에 대한 문제점도 거론됐다. 정부는 당시 독도를 중간수역으로 정하는 어업협정을 타결하면서 ‘국제법상 어업권과 영유권은 별개’라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김 소장은 “정부의 주장은 국제법상 보편적 법리가 아니며, 독도를 중간수역으로 정한 것은 우리나라의 독도 영유권 주장 논리를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또 “이 협정의 유효기간이 3년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나서서 이 협정을 파기해 독도 영유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강연회가 끝난 뒤에도 청중은 강당을 떠나지 않고 일본의 망언과 정부의 안일한 대처에 분노를 나타냈다. 이 강연회 소식을 알리는 동아일보 사고를 오려 온 민병만(67) 씨는 “한 치의 땅을 양보하면 결국 목숨까지 내놓게 되는 법”이라며 “지금이라도 정부는 일본의 말도 안 되는 행위에 강력히 대처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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